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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화경 Dec 23. 2019

맨몸으로 이동시에 아이와 노는 방법

아이와 이동 중 놀거리가 아무것도 없다면?


보통 아이들과 이동을 할 때 엄마들은 먼 거리일 때는 장난감을 챙겨서 나간다. 하지만 매번 무언가를 챙긴다는 것은 힘들다. 이번에는 그냥 핸드폰을 쥐어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줄 때도 있지만 길게 주게 되면 오히려 엄마들이 이렇게 줘도 될까 하는 죄책감에 빠진다.


나는 아이가 초등 저학년 때까지 무언가를 가지고 다니지도 않았고, 핸드폰을 쥐어주지도 않았다. 대신 맨몸으로 아이와 놀았다. 단, 공공장소에서는 시끄럽지 않게 한다는 전제조건을 붙였다.


내가 말하는 놀이법들은 대부분 알고 있지만 잊고 있었던 게임들이고,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조용히만 말하면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읽다 보면 "아~ 이거"라고 생각이 나지만 막상 평소 때는 기억이 안 나서 활용하지 못했던 게임들이기도 하다.


아이들과 맨몸으로 노는 방법



1. 시장에 가면~ 게임



다들 잘 알 것이다. 두 명이서도 할 수 있고 세 명도 되고 인원수 제한이 없는 게임.

엄마 : 시장에 가면 딸기도 있고

아이 : 시장에 가면 딸기도 있고, 사과도 있고

엄마 : 시장에 가면 딸기도 있고, 사과도 있고, 배추도 있고

아이 : 시장에 가면 딸기도 있고, 사과도 있고, 배추도 있고, 신발도 있고


점점 개수가 늘어나며, 아이의 기억력과 집중력에도 매우 좋은 게임이다. 이걸 영어 단어로도 할 수 있다. 시장에 가면이라는 한정적인 것을 사용하지 말고 그냥 아는 영어 단어를 다 말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엄마 : apple

아이 : apple , tomato

엄마 : apple, tomato, cat

아이 : apple, tomato, cat, dog


아이가 영어 단어를 많이 알고 있다면 폭을 넓혀서 과일 종류만 말하기, 동물만 말하기. 이렇게 종류를 구분지어서 해도 된다.


2. "어느 손가락일까?" 게임


어렸을 때 많이 했던 "어느 손가락일까?"이다. 아이 목 뒤에 손가락 하나로 툭 건드리고 어느 손가락으로 건드렸는지 알아맞히는 게임이다. 엄마가 먼저 해주면 조금 뒤 아이도 엄마에게 해보겠다고 난리가 나는 게임이기도 하다.


3. 끝말잇기 게임


끝말 잊기는 누구나 다 아는 게임이다. 6~7세 정도면 할 수 있는데, 처음 할 때는 잘 못 할 수도 있지만 계속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엄마 : 엄마

아이 : 마술

엄마 : 술래잡기

아이 : 기러기


이것 또한 영어로 할 수 있다. 대신 알파벳 첫 글자를 알려주어야 하기 쉽다. 내가 유치원에서 7세 영어수업을 할 때 2학기에 많이 했던 게임이기도 하다. 7살이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첫 알파벳만 알려주면 어렵지 않게 했었다. 또한 이 게임은 파닉스도 재밌게 배울 수 있다.


엄마 : cat. 넌 t로 시작하는 걸 말하면 돼. '트트트'로 시작하는 소리야.

아이 : tiger.

엄마 : r로 끝났으니까 rabbit. 어... 또 t로 시작하는 거네. 우리 어디 갈 때 버스나 지하철 말고 또 뭘 탈 수 있지?

아이 : taxi.

엄마 : 맞아. i로 끝났으니까 엄마는 ice cream. 넌 m으로 시작하는 걸 말하면 돼. 동물 중에도 있어. '므므므'로 시작하는 소리야.  

아이 : momkey


이렇게 하다 보면 아이의 영어 단어 실력이 자연스레 늘게 될 것이다. 파닉스가 되어있는 아이라면 이렇게 설명을 할 필요 없이 한글 끝말잇기 하듯 술술 하면 된다.


4. 열 고개 게임

 

열 고개도 누구나 아는 게임이다. 하나의 답을 생각해 놓고 열 개의 질문 안에 정답을 맞히면 된다.


아이가 생각한 답 : 책


엄마 : 살아있습니까?

아이 : 아니오

엄마 : 우리 집에 있습니까?

아이 : 네

엄마 : 딸이 좋아하는 것입니까?

아이 : 아니오

엄마 : 먹는 것입니까?

아이 : 아니오

.

엄마와 아이가 서로 열 고개를 번갈아가며 할 수 있다.


5. 손가락 흔들기 게임


등 뒤로 다섯 손가락 중 원하는 개수만 손가락을 펼치고 아이 앞에서 손가락을 빠르게 오른쪽, 왼쪽으로 흔든다. 아이는 흔들리는 손가락을 보며 손가락이 몇 개 펴져있는지 맞추면 된다. 엄마가 빠르게 움직이면 아이는 의외로 잘 못 맞춘다. 아이의 집중력에 좋은 게임이다.


6. 눈싸움 게임


누가 누가 눈을 오래 감지 않는가? 학창 시절 눈물을 흘리면서도 눈을 감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적이 있던 게임이다.


7. 이빨 보이지 않기 게임


유튜브 방송에서도 여러 번 나왔던 게임이다. 말을 할 때 이빨이 보이지 않게 말을 하는 것이다. 단 손으로 가리면 안 된다. 상대방의 이빨을 보이게 하기 위해 웃음을 유도하여 게임에서 이길 수 있다.


8. 웃음 참기 게임



이빨 보이지 않기 게임과 비슷하나 이 게임은 이빨이 보여도 되고 대신 웃지만 않으면  된다. 다양한 유머로 웃기면 이길 수 있다.


9. 묵찌빠 게임


가위바위보를 해서 바로 이기는 게임이 아니라 응용해서 길게 할 수 있는 게임이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손을 변경할 수 있는 주도권을 가진다.


묵찌빠의 승패에 있어 기본 조건은  이긴 사람이 내미는 손 모양과 진 사람의 손 모양이 같은지 다른지에 있다. 묵묵 찌라고 말했을 때 상대방이 같은 찌를 내면 내가 이기는 것이고 묵묵 찌라고 했을 때 상대방이 묵을 낸다면 상대방에게 주도권이 넘어간다. 그리고 상대방이 빠를 내면 내가 계속 주도권을 가지게 된다. 즉 같은 손 모양이 나오면 죽고, 다른 손 모양이면 살고 주도권이 어디로 가는지만 변경된다. 영상으로도 찾아보면 많이 나와있는 것으로 아니 이해가 안 되면 찾아보길 권한다.


이것 또한 영어로 할 수 있다. 7살 유치원 영어 수업시간에도 해 보았을 때 몇 번 해보니 아이들이 잘 따라 했다.  (Rock,  Paper, Scissors,- 처음에는 아이가 이겼을 때 Rock으로 이겼다면 Rock을 언급해주면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는다. 그럼 아이는 Rock Rock Paper 이렇게 말을 한다.)


10. 스토리 만들기 게임


한 문장씩 이야기를 이어 만드는 게임이다. 정말 엉뚱한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고 재밌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


엄마 : 산 골짜기 숲에 예쁜 집이 있었어.

아이 : 그 집에 한 소녀가 살고 있었어.

엄마 : 그런데 갑자기 그 집에 큰 곰이 찾아온 거야.

아이 : 소녀는 곰이랑 놀려고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어.

엄마 : 곰이 집으로 들어가려고 얼굴을 넣었는데 어찌나 얼굴이 큰지, 얼굴이 문에 끼인 거야.

아이 : 어~ 어떡해 엄마.~~~

엄마 : 그 뒤에 이야기를 네가 잘 만들면 되지.

아이 : 음... 아이는 있는 힘껏 곰 얼굴을 다시 밀었어.

엄마 : 그래도 곰은 꼼작도 안 했지.

아이 : 안돼. 곰 얼굴 빼줘.~~

엄마 : 하하하. 그건 네가 빼봐. ㅋㅋㅋ

아이 : 아이는 곰에게 다시 해보자고 하고 밀었더니 얼굴이 빠졌어. 휴~~~ 빼줬다.

엄마 : 아이는 곰과 집 밖에서 놀기로 했어.

.

.

이렇게 이야기를 만들다 보면 아이의 창의력이 쑥쑥 커진다.


이 정도면 장난감이나 핸드폰 없이도 재미있게 놀 수 있다. 대신 부모가 함께 놀아줘야 한다는 것. 하지만 이렇게 놀면 옛날 생각도 나고 재미있다. 아무런 도구 없이도 맨몸으로 놀 수 있는 방법. 근거리, 장거리 여행 시 적용해보거나 집에서도 심심할 때 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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