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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환 예비작가 Nov 27. 2023

살아야 할 권리

아직은 나에게 시간이 있다.

한줄기 

어둡던 내 방에 한줄기 빛이 새어 들어오는 곳이 있다.

방을 가로막고 있던 방 문틈 사이로 한줄기 빛이 새어 들어온다.

두려움과 목적을 잃어버리고 시간의 흐름마저 무감각하게 내 마음은 지쳐 있었다.

이미 지쳐버려 일어날 이유도 잊어버렸으며, 지금 힘없이 눈을 감고 지친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기 위해 지친 내 몸을 움츠리고 있을 때 나는 보지 못했다.

내 방 문틈으로 선명하게 비추는 한줄기 빛을 나는 보지 못했다.

그 빛을 보기 전까지는 난 지금에 멈춰진 시간으로 모든 것이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나에게 주어진 삶이 무슨 이유로 시작되었는지 말해주는 이들도 없이 나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 너무 무거운 무게로 내가 짊어진 짐이 날 지금 이 자리에 멈춰있게 한다.

나는 무슨 이유로 여기까지 왔는지 지나온 시간도 무의미하게 기억나지 않았고, 뒤를 돌아보는 것이 두려워 눈물만 흘린다.

이런 나는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무겁게 짊어진 짐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그것도 분명하지 못하다는 사실에 난 어떠한 결정도 할 수 없이 지금 시간에 멈춰진 시간에 머물고 싶다.


언제였는지 모르게 나는 쓰러졌다.

눈 감은 내 방에서 다시 눈을 뜨는 것이 두려웠다.

언제였는지,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지만 난 어두운 내 방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그 어둠 속에 머물고 있으며, 일어날 용기조차 없었다.

나는 무슨 이유에서 이곳에 움츠리고 있는지 분명한 이유를 나는 모른다.

그저 모든 것에 의미를 잃어버렸고, 지금까지 살아온 이유를 잃어버렸다.

어쩌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잃어버린 것이 맞을 것 같다.

내 방에 움츠리고 있는 내 모습을 다른 누가 보는 것이 두려워 어두운 내 방을 벗어나는 것이 두려웠다.

이런 난 무슨 이유로 삶이라는 시간 속에서 주변의 사람들 눈을 보는 것이 점점 두려워진다.

아무도 없는 곳에 머물고 있으면서도 누군가 계속 나를 보는 듯한 두려움에 눈을 뜰 수가 없었다.

가끔은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을 몰랐다.


빛을 따라 앞으로 나아간다.

한줄기 빛이 내 방 문틈 사이로 새어 들어올 때, 그 빛을 따라 방문을 열고 나가려 몸을 일으켜 세워본다.

문틈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빛줄기가 언제부터 비추고 있었는지 나는 보지 못했다.

잠시 눈을 뜨는 순간 나는 그 빛을 보았고, 그 빛이 들어오던 내 방문은 어디에 있는지 나에게 알려 주었다.

한줄기 빛이 새어 들어오는 저 방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저 방문을 여는 순간에 무엇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없어 문을 여는 것이 두려워진다.

움츠리고 있던 나는 무엇을 선택하지도 못하고 깊은 절망 끝에 머물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한 나를 발견한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붙잡는지 이유도 알지도 못하고 저 문 너머에 다른 이들이 나를 평가하듯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더욱 나를 움츠려 들게 만든다.

내가 항상 누군가를 평가했고, 누군가에게 항상 평가를 받아서 이제는 그런 평가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 같다.

내 어둡던 방으로 새어 들어오던 빛줄기를 따라 두렵지만 방문을 열어보려고 한다.

어쩌면 내가 찾고 싶은 답이 저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아직은 작지만 믿음을 갖고 용기 내어 열고 싶다.

언제까지 나를 움츠리게 만드는 두려움과 알 수 없는 삶의 이유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믿음을 가지고 싶다.

지금은 부족하고 나약한 나이지만 분명 저 문 뒤에는 있을 거라 생각하며 한줄기 빛을 따라가고 싶다.


나는 알아야 한다.

용기는 누군가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져야 한다.

두려움은 누군가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극복해야 한다.

나를 감싸고 있던 나약함과 두려움이 무엇 때문인지 분명하지 않는 이유를 찾아 자유로움으로 나아가야 한다.

어둡던 내 방을 비추던 한줄기 빛줄기가 새어 들어오던 방 문을 열 수 있는 것이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알아야 한다.

누군가의 도움도 아닌 나만이 그 문을 열어야 하고, 그 열린 문을 통해 내가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나는 알아야 한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이유를 찾아야 하고, 앞으로 살아가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

두려움을 극복해서 용기를 찾아야 하고, 나약한 내 마음을 찾아야 믿음을 가질 수 있다.

누군가의 평가에 마음이 상처받지 않아야 하며, 누군가를 쉽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

분명 저 문 뒤에 내가 찾고 싶은 해답이 없을 수 있지만, 지금 머물고 있는 어두운 내 방 안에서는 그 어떤 해답도 용기도 믿음도 없다는 것을 나는 알아야 한다.

지금보다는 좀 더 용기가 생길 수 있고, 내가 존재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이 저 문 너머에 있다는 것을 나는 믿어야 하고, 스스로 확신을 갖고 알아야 한다.


내가 산다는 것은?

태어나서 사는 것이 아니라 태어났기 때문에 사는 것이다.

이유가 있어서 태어난 것이 아니고, 태어났기 때문에 살아가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내가 태어난 이유를 찾는 것처럼 나는 다른 사람들의 장점 단점을 찾아 평가하려 하지 말아야 했다.

난 이유가 있어서 태어난 것이 아니고, 태어났기 때문에 이유가 있는 것이다.

다른 이들의 삶에 평가를 하지 말고, 내 삶의 이유와 권리를 찾아야 했다.

내가 다른 이들의 삶을 평가하고 있었기에, 아무도 관심도 없는 내 삶에 나 스스로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받기 위해 나를 버리고 삶이라는 껍데기에 포장하고 있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쓸 것이 아니고 나를 돌봐야 했다.

나는 나를 스스로 버리지 않아야 했고, 누군가의 평가에 만족할 결과를 따라야 할 이유가 없었다.

난 삶이라는 이유를 스스로 증명하며, 나 스스로에게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아 줘야 했다.

이유도 없이 삶이라는 것에 내가 태어나 사는 것이 아니라, 태어났기 때문에 삶이라는 이유가 나에게 주어진 것이라는 것을 나는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했다.

누구나 이유가 있어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나도 이유가 있어 태어난 것이 분명 아니다.

이렇게 태어났기에 그 이유를 찾아야 했고,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야 했다.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찾아야 한다는 것을 나는 알아야 했다.

누군가의 평가에 길들여져 그 평가를 충족할 결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이유로 그것들을 증명해야 해야 했다.

증명하는 삶이 아니라 삶이라는 이유를 찾아 그것을 이루며, 그 이루어진 것들이 나를 증명하도록 했어야 했다.


아직은 살아야 한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아직도 나를 위해 따뜻한 밥 한 끼 준비해서 화려하지 않지만, 나를 위한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 있어 나는 살아야 한다.

결코 포기하지 않고 용기를 가지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는 나를 보면 하루의 힘듦을 잊게 해 주며, 반갑게 맞이해 주는 이들이 있어 나는 아직 살아야 한다.

내가 힘없이 주저앉아 있을 때 말없이 손잡아 주며, 어깨를 내어주는 이가 있어 살아야 한다.

내가 어둠 속에 숨어들 때 작은 소리로 나를 불러주는 이가 있어 아직은 살아야 한다.

무엇도 바라지 않고 요구하지 않으며, 온전히 지금의 나를 바라봐 주는 이들이 있어 살아야 한다.

그 누구도 나에게 소리 지르고 강요하지 않고, 무리하게 요구하지 않으며, 그저 조용히 나에게 손 내밀어 주고 어깨를 내어주는 이들이 있어 그들을 위해 살아야 할 권리를 찾아야 한다.

삶이라는 권리는 누군가 나에게 주는 것이 아니고, 내가 만들고 다듬어야 하는 것이며, 그것이 내가 살아야 할 이유이다.

삶은 이유가 있어 태어난 것이 아닌 것처럼 권리도 이유가 있어 주어진 것이 아니다.

나 스스로 살아야 한다는 단단한 의지가 있어야 하며, 그것을 잊어버리지 않아야 한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살아야 할 권리를 찾아야 한다.

그 권리는 나의 것이며, 나만이 그 권리를 가질 자격이 있다.

그 권리를 지키는 것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나의 단단한 마음과 이유로 태어난 것이 아닌 태어났기에 이유를 가진 것이라는 나만의 권리를 나는 알아야 한다.

시간을 포기하면 권리도 포기되며, 삶이라는 것이 그 순간에 멈춰진 것이며, 누구도 나의 삶의 권리를 가져가지 못하고 나만이 그것을 포기하는 것이다.

누군가에 평가에 시선을 뺏기지 말고, 시간을 허비하지 말아라.

그 시간을 내 마음을 위해 허락하며, 태어났기에 삶의 이유로 삶이라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

그것이 살아야 할 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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