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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바람 Aug 18. 2023

불안

참 거지 같아

불면은 나의 동반자. 불안은 단짝친구. 오늘도 원인 모를 불안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참 거지 같다. 분명 무언가 원인이 있을 텐데, 이러는 이유가 있을 텐데 이젠 이유 모를 형태만남아 나를 잠식시킨다. 이렇게 잠식되면 또 아무런 의욕이 없어진다. 내 몸에 어떤 검은 물체가 붙어 내 몸을 바닥으로 끌어내린다. 그럼 나는 헤집고 나오려 해도 벗어날 수 없다.

 그럼 또 자괴감이 들어. 난 왜 이러지. 그만하고 싶다. 다 그냥 버리고 싶다. 차라리 죽을까. 그러다 또 번뜩 정신이 든다.

불안하다. 미칠 듯이 불안하다. 이내 몸이 떨린다. 떨리기 시작하면 이제 숨이 가빠진다. 그럼 눈물이 난다. 눈물은 왜 나는지 모른다. 그리고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 죽을 것 같다. 이게 불안발작이다.

약을 찾는다. 취침 전 수면제. 불안할 땐 진정제. 늘 가방에 있다. 진정제는 핸드폰 같은 존재다. 그걸 삼키기 위해선 물이 필요하니 물병도 꼭 챙겨야 한다. 이리 말하니 병약한 사람 같다. 난 강인하고 싶은데, 약해지기 싫다.

근데 날 수도 없이 약해지게 만든다. 온몸을 끌어내 이 검은 감각을 떼내고 싶지만 그저 숨만 쉬며 연명한다. 아 물론 검른것들은 비유적 표현이다. 실제라면 내 병명은 달라지겠지. 아무리 생각해도 거지 같다. 왜 내가 이런 순간을 견뎌야 해. 이제 눈이 감기려 한다. 그러면 불면은 약으로 인해 종료된다. 근데 4시간을 겨우자는데 이제 불면이 종료된 게 맞을까. 언제  깊게 질 은 잠을 잘 수 있을까. 괴롭다. 고통스럽다. 힘들다. 딱 죽고 싶다. 다 놓고 싶다. 그러다가 다시 아무런 생각과 감정이 없어진다. 약효가 든다. 오늘은 참 늦었다. 늘 변수가 많으니 그러려니 한다. 공황만 안 왔으면 .

슬슬 잠이 온다. 눈이 감기려 한다. 그럼 이건 꿈인 걸까. 아니 현실이다. 현실인 줄 알면 종종 꿈이다. 꿈인 줄 알면 현실이다. 경계는 모호하다. 이제 몽롱하다. 그럼 자야 한다. 내일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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