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육아휴직의 끝을 잡고 있는 나의 사랑이 더 이상

초라하지 않게 나를 위해 울지마 난 괜찮아(bgm. 이 밤의 끝을 잡고)

by 디앤디앤

이 날은 결혼을 하고 처음으로 정말 많이 운 날이다.


임신하고 아기를 낳아 기르면서 모든 사랑과 열정을 다 쏟아 부었다.

안도현 시인이 나에게도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말라고 하시면

저는 그래도 육아휴직 동안은 아기한테 핫했다고(?) 대꾸 정도는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어려서부터 작가가 꿈이던 나는 에세이를 좋아했고 써보고 싶었지만

그간 쓸 말이 없어 이렇게 세상에 공개할 글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를 낳으니 처음으로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생길 정도로

이 육아휴직 기간에 진심이였고 열정을 쏟아부었다.


이제 육아휴직 복귀까지 한달도 남지 않은 시간.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8시간은 출산 전처럼 회사를 다닐 수 있는거야?

하며 설레기까지 했었다.

회사 생활이 그리운 마음도 사실이긴 했으니까.


요즘은 정말 아이가 많이 커서 그래도 아이와 지루할 틈 없이

정말 함께 놀며 재밌게 지내고 있었다.

아이는 정말 애교도 많아지고 꽤 대화도 잘 통하고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이제는 신랑이 늦게와도 개의치 않게 될 정도였다.


그러다가 이 날 아이랑 책을 읽는데 그림책 가운데

구멍이 뚫린 책을 읽는 도중이였다.

그 구멍에 얼굴을 대고 여러 표정을 보여주며 읽는 식이였는데

그러다 아이한테 장난으로 내가 뽀뽀~하고 입을 내밀었다.


근데 아이가 정말 와서 내 입에 뽀뽀를 쪽 해주었다.

그 때 였다.

나도 모르게 마음 속 한 켠으로 살짝 밀어둔 내 진실된 감정이

북받쳐 오른 것이다.

아이와 둘이 있는데 펑펑 울기 시작했다.

한 번 터진 눈물은 도저히 멈추지 않았고 아이 앞에서

참 대책없이 울게 되었다.


정말 아기가 많이 컸는지 이제는 내가 우니 다소 당황(?)하는 듯 보이다가

같이 울기 시작했다. 내가 너무 오래 울어서 결국에는

아이가 먼저 그칠 정도였다.


사실 그간 복직이 다가오면서 아이에 대한 걱정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엄마 껌딱지인데 종일 나 없이 아기가 괜찮을까.

그렇다고 아기를 위해 내가 일을 그만둔다고 하면

그건 또 나 자신이 불쌍해서 오열할 판이였다.

나는 내가 일하는게 너무 좋은데다가 종일 함께 있는다고

막상 어린이집 선생님보다 더 잘 가르칠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세살까지는 아기한테 집중하고 싶은데 그걸 못하는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지금은 아무리 봐도 너무 아기가 어리니까 종일 떼어놓는다는게

한없이 미안하게만 느껴진다.


괜히 너무 슬퍼질까봐 담담하게 복직을 준비하려 외면한 감정이였는데

아기의 예쁜 짓을 보자 숨길 수 없는 진짜 감정이 튀어나와버렸다.

너무 아쉽다.

이렇게 예쁜 모습 이제 나는 평일에는 두세시간은 볼 수 있으려나.


지금은 종일 보니 아이가 어떻게 자라고 변하는지

오늘은 어떤 컨디션인지 등등 세세한 표정 변화까지 관찰하며

아이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근데 앞으로 회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아이한테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워킹맘들은 다들 어떻게 아이들을 기르고 있는건지.

나도 그저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다.

신랑에게 털어놓으니 언제나 그랬듯 내가 또 걱정에 너무 에너지를 쓴다고 한다.

사실 이런 걱정은 결혼 전에도 결혼하면 사랑이 변할까봐 무섭다고 하고

임신 전에는 출산이 무섭다고 하고

아이 낳고 나서는 잘키워낼 수 있을까 하고

근데 옆에서 본 신랑은 내가 누구보다 에너지 넘치게

심지어 본인 기대 이상으로 매우 잘한다고 한다.


그래, 그래도 아기도 많이 컸고 회사는 다니던 곳에 다시 적응을 하면 되는거고

걱정은 정말 시간 낭비이긴 하다.

가뜩이나 복직까지 얼마 안남았는데 나는 이 시간을 더

아이와 함께 즐겨야겠다.


울지마. 이 육아휴직의 끝은 내가 잡고 있을테니

넌 그렇게 언제나 웃으며 살아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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