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음대에는 마에스트로 김이라 불리는 전설적인 교수가 있었다. 그의 제자들은 졸업 후 어김없이 세계적인 음악가로 성장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하거나, 카네기홀에서 독주회를 열고,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맺는 등 화려한 이력을 쌓았다. 그러나 그 성공의 이면에는 미스터리가 있었다.
매년 마에스트로 김은 졸업을 앞둔 학생 중 단 한 명만을 선택해 자신의 고풍스러운 저택에서 일주일간 '특별 지도'를 했다. 그 일주일이 지나면, 선택된 학생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변했다. 기술적으로는 완벽했지만, 눈빛에는 묘한 공허함이 깃들었다.
"저 사람들, 뭔가 이상하지 않아?"
3학년 민지가 속삭였다.
"그러게. 마에스트로의 '비법'이 뭔지 너무 궁금해."
진우가 대답했다.
호기심 많은 학생 세 명. 민지와 상우와 정필은 마침내 계획을 세웠다. 올해의 선택된 학생 유진이 마에스트로의 저택에서 특별 지도를 받는 마지막 밤, 그들은 저택에 몰래 잠입했다. 고풍스러운 벽돌 저택은 도시 외곽의 숲속에 자리했다. 창문으로 새어 나오는 희미한 빛을 따라, 그들은 지하실로 이어지는 창문을 발견했다.
"들려? 쇼팽의 발라드 4번이야. 하지만 뭔가... 다른데." 민지가 속삭였다.
창문을 통해 들여다보니, 지하실은 예상과 달리 첨단 장비로 가득했다. 유진은 그랜드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하고 있었고, 마에스트로 김은 그 옆에 서 있었다. 그러나 이상한 것은 마에스트로의 그림자였다. 그것은 인간의 형상이 아니었다.
"이제 거의 다 왔다, 유진. 네 연주는 완벽해졌어. 이제 마지막 단계만 남았다."
마에스트로의 목소리가 이전과 달리 기계적으로 들렸다.
마에스트로는 지휘봉을 공중에 들어올렸다. 그러자 방 한가운데 빛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점차 형상을 이루었다. 그것은... 인간의 모습을 한 무언가였다. 하지만 그 피부는 비정상적으로 창백했고, 너무 가늘고 긴 손가락을 가지고 있었다.
"이 아이를 데려가도 좋다."
마에스트로가 말했다.
"그 대가로 약속대로 나에게 시간을 더 주시오."
"아니..."
유진이 피아노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몸이 굳어 움직일 수 없었다.
빛의 존재는 유진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마치 물이 스펀지에 스며들듯, 유진의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 유진의 눈에서 빛이 번쩍였다가 사라졌다.
잠시 후, 유진은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았다. 연주하기 시작한 곡은 더 이상 쇼팽이 아니었다.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선율이 흘러나왔다.
창가에 숨어있던 세 학생은 공포에 질려 도망쳤다. 다음 날, 그들은 학장에게 달려갔지만, 누구도 그들의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마에스트로 김과 유진이 지금 내 사무실에 있는데,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니?"
학장이 의아해했다.
세 학생은 사무실로 들어갔다. 유진이 그곳에 서 있었다. 겉보기에는 똑같았지만, 그의 눈은... 달랐다. 마치 깊은 우주의 별들이 그 안에서 반짝이는 것 같았다.
"안녕, 친구들. 특별 지도는 정말 놀라웠어. 이제 세상을 향한 내 음악 여정이 기대돼."
유진, 아니 유진의 몸에 있는 그것이 말했다.
그 후로도 A음대에서는 매년 한 명의 학생이 마에스트로의 특별 지도를 받았고, 그들은 모두 세계적인 음악가가 되었다. 그리고 매년, 민지, 상우, 정필은 그 '음악가들'의 공연을 볼 때마다 그들의 눈에서 반짝이는 별들을 보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들의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어쩌면 그것은 음악에 대한 질투심에서 비롯된 망상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