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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딛우 Feb 16. 2024

제주에는 홍매화가 벌써 피었단다

저마다의 시기가 있음을 몸소 보여주는 유일한 존재

제주는 벌써 홍매화가 피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어느 곳에는 벌써 성큼, 성질 급한 봄이 미리 나선 모양이다.


춥다 춥다 하며 겨울을 보내다가도,

꽃 소식이 들려오니 '벌써 봄이야?' 싶다.


뻔한 말이긴 한데, 이런 소식을 들을 때면 난 늘.

무릇 각자의 꽃을 피우는 시기는 저마다 다르다는 말이 떠오른다.


언젠가 꽤나 하루를 버티는 것조차 버거웠던 나에게

그 말은, 조금이나마 두 발 딛고 좀 더 서 있을 수 있는 힘을 주었으니.

홍매화는 아니지만 지난봄에 찍었던 꽃이 예뻐서,,:)



여기저기 수없이 피고 지는 그들은 저마다의 시기가 있음을 몸소 보여주는 유일한 존재이지 않을까.


그렇기에 길가의 한 줌 꽃이며, 풀들은 인간인 나보다 얼마나 악착같고 어엿하며 지혜로울 거인 같은 존재일지.


구구절절 말 한마디 없이 묵묵하기까지 하다.

그저 저마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오롯이

'자, 내가 해낸 것들을 보기나 해.'라며 보여주는 게 다일뿐인.


그들을 보며 감탄하는 게 겨우 일 뿐인 나는 그에 비하면

여전히 턱없이 나약할지도.

 

고작 한 줌의  꽃이며 나무며, 하다못해 풀이라도

사방에 둘러싸여 있는 그것들을 보고 번번이 위안을 받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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