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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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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ah Oct 23. 2023

목도리


근심 없는 얼굴을

지나친 적 없이 살았는데

어느새 잃고서

빈자리를 서성인다


보드라웠음을

지켜 주었음을

왜 바람은 이토록 거센지


상실을 떼어내며

없는 자리를 매만진다

긁적이는 아쉼을 뒤로 하고


사라진 것을

뒤로한 것을

그리고 잊어야 할 것을 생각하며

옷을 여민다


겨울은 이렇게

한 해 잃은 것들을

헤아리며 맞는다


얻고자 한 것이

무색할 만큼

잃은 자리에 남은

밝은 자욱은

겨울의 얼굴을 그린다


한 해간 생경해진

얼굴이여,

다시 짜면 된다

늘 그렇듯,

다시 올, 자랄 것들을 그리면 된다

늘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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