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 없는 얼굴을
지나친 적 없이 살았는데
어느새 잃고서
빈자리를 서성인다
보드라웠음을
지켜 주었음을
왜 바람은 이토록 거센지
상실을 떼어내며
없는 자리를 매만진다
긁적이는 아쉼을 뒤로 하고
사라진 것을
뒤로한 것을
그리고 잊어야 할 것을 생각하며
옷을 여민다
겨울은 이렇게
한 해 잃은 것들을
헤아리며 맞는다
얻고자 한 것이
무색할 만큼
잃은 자리에 남은
밝은 자욱은
겨울의 얼굴을 그린다
한 해간 생경해진
얼굴이여,
다시 짜면 된다
늘 그렇듯,
다시 올, 자랄 것들을 그리면 된다
늘 그렇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