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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ah Jun 11. 2024

나는 꽃잎처럼

벌써 잠자리가 난다

평화의 언덕에 서서

바람을 맞는다


등을 곧추 세우고

뻗은 팔 날 듯이

팽이 나는 꽃잎처럼

빙그르르 돌아, 철퍼덕


언제 나는 바람을 이렇게 맞았던가

맡긴 몸 나부끼며

꽃처럼 날았던가


평화의 문턱에 서서

한참을 서서

주저하던 숱한 밤들을

나는 기억한다


문 열고 들어가는 의지는

문 만든 그 마음에 없다.


잠자리 난다

때가 되어서

바람 타고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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