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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ah Jun 04. 2024

화장

밤이 길면

낮도 길다


생각의 꼬리는

낮도 물어다

밤에게 바친다


그런 밤들을

긴긴밤들을

얼굴에 묻은 밤의 그림자를 지우려

화장을 한다


긴긴밤과 긴긴낮과 긴긴하루 끝에

붉은 입술로도 지울 수 없는

검은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다


어둠을 가릴 수 있는 것은 없다

빛을 드리우면

어둠은 짙어질 뿐


그 시간

벽에 선다

등을 받쳐줄

나의 그림자를 받아줄


나의 화장이 되어줄

당신 곁에서야

아침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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