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훠궈의 용호쌍박 중 좌청룡 정도 되는 훠궈 강자
날씨가 선선해지면 단연 탕 요리를 많이 찾게되는데요~ 중화 탕 요리에 정점에는 당연 훠궈죠!
제가 훠궈집을 고를 때 중시하는 건 크게 네 가지가 있는데요.
첫번째는 육수
두번째는 고기의 질
세번째는 소스의 맛
네번째는 식당의 분위기
여기에 가격까지 착하면 더할 나위 없겠죠~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훠궈집은 제가 왼팔 오른팔 할만큼 아끼는 훠궈집입니다 ㅎㅎ
정말 포스팅을 하면서도 뭔가 값어치 있는 비밀을 공개하는 것만큼이나 감정이 북받쳐 오릅니다. 울컥 ㅠㅠ
그만큼 여러분도 아주 잘 우러나온 진국을 호호 불어 마셔 넘길 때처럼 겸허하게 본 포스팅을 읽어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램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장황해졌네요. 죄송 ㅎ)
쪄이궈는 타이페이 시내에 3군데가 있고 저는 그 중에서 2군데를 가봤는데 그냥 백퍼 信義점으로 오실 것을 강추합니다!
이유는 내부 분위기며 정돈 상태가 제일 양호한 것 같아서 입니다.
혹시 다른 점포도 궁금하시면 길림점에 대한 포스팅은 요기
這一鍋台北信義殿
2樓, No. 88, Section 4, Xinyi Road, Da’an District
제가 이번에 소개하려는 쪄이궈와 다음 번에 별도 포스팅을 하려는 울라궈 無老鍋는 대만 훠궈의 좌청룡 우백호 같은 존재들로, 기본 컨셉은 중국 부호가 살던 저택을 떠올리게 합니다.
점포를 지칭 하는 한자로 점포를 의미하는 店(점)이 아니라 궁전을 의미하는 殿(전)을 쓰는 점에서도 얼마나 '고급'이라는 컨셉에 신경을 쓰는 지 알 수 있죠!
이 날은 비가 추적추적 내려 쌀쌀한 토요일 저녁.
따끈하고 얼큰한 훠궈 국물이 땡기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타이페이101을 보기 좋은 위치 중 하나입니다. 뻥 뚫린 도로와 타이페이101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좋은 스팟!
제 포스팅 열심히 읽어 오신 분이라면 빌딩에 들어 온 라이팅에서도 사진이 찍힌 날이 무슨 요일인지 가늠이 가능하시겠죠?ㅎㅎ
드디어 찾았네요~!
아주 멋들어진 글씨체로 這一鍋 ('이 냄비' 정도의 뜻이겠네욯ㅎ)라고 적혀 있습니다.
얼마나 맛있으면 가게 이름이 The Pot일까요. 바로 이 그릇이라 이거죠. 궁극의 냄비. 궁극의 훠궈.
출입구 옆에 병마용 테라코타 워리어도 보입니다.
문도 아주 고급지네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렇게 예약을 받아 안내하는 데스크가 있습니다.
(근데 이 사진에 계신 분은 저희 일행...인데 컨셉샷 ㅎㅎㅎ 근데 너무나도 잘 어울리시네요 ㅎㅎㅎ)
식당은 2층에 있는데요. 올라가는 계단이 마치 주술의 주문을 적어 놓은 듯이 신비한 느낌입니다.
인터넷 인기 넘버원 훠궈집이라고 선전 중이네요... (뭐, 인정합니다 ㅎㅎ)
역시 예약을 안 한 분들은 대기자의 운명...
유명 훠궈집의 숙명입니다..
로비 한 켠을 지키고 있는 믹음직스런 테라코타 장수들...
리셉션 옆에는 청나라 시대 복장을 갈아 입고 사진 찍어볼 수 있는 이벤트 커스튬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ㅎㅎ
아마 대기시간이 길면 지루하니 이런 이벤트라도 하면서 시간을 떼우라는 배려(?)가 아닐까...ㅎㅎ
그곳을 지나 식당 안으로 들어가면 중국 특유의 원형 문양의 통로가 거미줄 같은 느낌으로 뚫려 있습니다.
식당홀 중앙에 있는 용 모양의 행잉 샹들리에(?)..
스케일이 어마어마하네요...ㄷㄷㄷ
어김없이 빨탕(매콤한 붉은 국물)과 빽탕(담백한 흰 국물) 혼합탕을 시키고~
국물은 떠 드셔보면 아시겠지만 너무 향신료 냄새가 강하지도 너무 맵지도 않아 딱 좋습니다.
훠궈의 제일 중요한 요소인 육수 요건 통과!
아... 저 창살과 중국스러운 등불... 참 고풍스럽고 좋네요.. 맘에 듭니다 이런 분위기~
일단 이 정도면 일품 훠궈집 네번째 요건 분위기는 통과!
제가 아까 말했던 맛있는 훠궈의 세번째 요소인 소스!
쪄이궈는 소스 종류도 다양해서 좋습니다~ 역시 통과!
전 제가 제일 좋아하는 간장+마늘소스+식초+고추/파 듬뿍 특제 소스를 만들어 갖고 옵니다.
왼쪽의 땅콩소스는 좀 짰습니다 ㅠ
물론 소스와 함께 잊지 말아야 할게 밥 공기겠죠~! (알아서 퍼오는 시스템입니다. 대신 무한리필 가능!)
자, 재료들이 속속 도착하고 탕도 펄펄 끓기 시작한 걸 보니 드디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훠궈 타임이네요!
애피타이저인 어묵 주물럭과 튀김 스틱 요우탸오 (油條)
이건 좀 더 귀여운 버젼의 요우탸오~
마지막으로 남은 게 바로 고기의 질인데요~
한 번 감상해 보시지요~
첫번째 주자는 소고기
두 번째 주자는 돼지고기
세 번째 주자는 (잘 시키지는 않지만) 오리고기
네 번째는 번외, 해산물1 새우
해산물2 오징어
뭐 말할 것도 없이 두번째 요건, 고기의 질도 패스 패스 패스~!!
그리고 이런 자리에 빠질 수 없는 대만의 대표 고량주, 진먼까오량 (金門高粱)
흰 색이 좀 더 고급진 버젼인데 둘 다 도수는 58도로 같습니다.
(*대만은 보통 식당에서 고량주를 시키면 비싸니 바깥 편의점에서 공수하는 편이 더 낫습니다. 신기하게도 코르키지 차지는 따로 받지 않으니 혹시 술을 곁들이고 싶으면 이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이건 입가심용으로 나오는 샤베트~ 복숭아맛인데 무슨 테스트튜브에 담겨 나오네요...귀엽게스리~
이건 정말 번외인데, 탕요리 드시고 진정한 한국인의 입가심으로 죽을 드시고 싶으신 분들은 흰색 탕에 두세 국자 분의 국물을 남기고 떠온 밥 두 공기 + 파를 넣고 쫄이기 시작하면 죽 완성!
이게 또 맛이 기가 막혔습니다. 온갖 고기+해산물 육수가 우러나온 국물에 끓였으니 안 맛있을 수가 있나요~ㅎㅎㅎ
뭔가 계란 하나가 아쉽긴 했지만 정말 기가 막힌 맛이었습니다! +_+
대만 등 중화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말 가족 외식 모습~
할아버지/할머니부터 3대가 오손도손 식사를 즐기는 모습은 정말 보기 좋네요~!^^
이걸로 저도 항상 묵혀 오던 훠궈집 포스팅을 하게 되어 홀가분하네요~
이번 겨울에 대만을 방문하셨다면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이 한 사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