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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Dec 19. 2016

[대만의맛] 카네코한노스케 金子半之助

대만 텐동의 최고봉. 장인 정신으로 미각이 짜릿하게 튀겨지는 경험.

오늘은 대만 최고의 텐동 집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사실 텐동은 일본의 텐뿌라 동 天ぷら丼을 줄여서 텐동이라고 하는데요.
말그대로 일본 튀김 텐뿌라를 밥 위에 얹어 먹는 덮밥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카네코 한노스케는 일본에서도 유명한 텐동 집으로 사실 대만 오시는 분들 아니고 일본 놀러 가시는 분들도 꼭 가보시길 강추하는 텐동집입니다. 도쿄 니혼바시에 본점이 있는 유명 튀김집, 카네코 한노스케!

정말 개기일식만큼이나 흔치 않은 화창한 겨울 주말 오전, 불금의 피곤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일찌감치 타이페이 역으로 향했습니다.
왜냐구요? 잠시후면 알게 됩니다.

위치는 요기.

Kaneko Hannosuke

Taipei station, 2F, No. 3, Beiping West Road, Zhongzheng District

상세보기

참고로 여기 위치는 찍어드렸지만 주의하셔야 할 게, 타이페이 역은 대만에서도 가장 복잡한 역이기 때문에 비교적 단순한 다른 역 생각하고 용쓰시면 엄청 헤매게 됩니다. 

당황하지 마시고 일단 M5라고 적혀 있는 출구로 나오면 타이페이 역사의 남2문(南二門)으로 들어가시면 양 옆으로 계단이 보이는데 왼쪽 계단으로 올라가시면 됩니다. 

1차 미션을 클리어했다는 것을 아래 사진 오른쪽 현수막이 알려주네요.
적고 보니 무슨 RPG게임 길찾기 미션 같네요 ㅎㅎㅎ

그러나 한 관문을 넘었더니 다음 관문이 기다리고 있네요. 그야말로 첩첩산중입니다.
저 삐져나온 사람들이 바로 줄입니다;; ㄷㄷㄷ... 

그러나 이 정도면 다행입니다. 계단의 발자국이 알려주듯 심할 때는 계단 아래 쪽까지 행렬이 이어집니다ㅠ

다행히 구세주이자 대만 맛집 멘토, 가람님께서 먼저 와서 기다려주신 덕분에 30분 정도만(?) 기다리고 입장!
저희가 가람님이 11시반부터, 제가 12시에 조인하셨으니 1시간은 기다린 셈이네요... 저희가 입장할 즈음에는 이미 계단 아래까지..ㅠ
지난 주에는 10시 개점에 앞서 9시 40분(!)에 도착하면 그나마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고 하는데 이건 뭐 점심이 아니라 아침에 가깝겠네요 ㅎㅎㅎ

간판에서부터 느껴지는 포스~! +_+

줄 서서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주는데요. 내공 있는 맛집 답게 메뉴도 아주 간결합니다.
- 에도마에 텐동(좌측)은 우나기 (장어)
- 죠(상급) 텐동(가운데)은 시로기스 (보리멸이라고 하는 일본/한국/대만에만 서식한다는 흰색 물고기). 처음에 저는 일본어로 '아지'라고 하는 전갱이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요... (일본에는 '아지 후라이'가 또 유명)
- 텐동(우측)은 버섯

이렇게 생긴 물고기라네요. 뭔가 쏘가리 느낌도 나고 청정지역에만 살 거 같은 포스.

메뉴판에 나온 재료부터가 벌써 싱싱해 보이지 않나요?

줄 서서 기다리다가 한 컷~

카운터 자리에 앉으면 요리사들이 조리하는 장면을 직접 볼 수가 있는데 가끔 카메라를 갖다대면 포즈를 잡아주기도...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입 투 더 장
저희도 운 좋게 카운터 근처에 자리를 잡았네요.
정갈한 세팅.
차 위에 띄운 검은콩 두 알이 아주 앙증맞네요~

무한리필 반찬으로는,

생강 절임편과 절인 무 그리고 일본식 고추가루, 시치미 ('시치미 떼다'의 시치미가 아니라 일곱가지 맛이란 뜻의 ‘七味'

사실 굳이 카운터 자리가 아니더라도 타이페이 역사 메인 홀 전체가 보이기 때문에 어디에 앉아도 눈이 즐겁습니다~! +_+

음료가 미리 나왔네요~ 간만에 맛보는 카루피스~~~~

저희 반대쪽에서는 튀김옷 입히고 튀기는 작업을, 그리고 그 반대편에서는 완성된 튀김을 용기에 담아 잘 얹은 후 소스를 뿌려 프레젠테이션을 완성하는 작업을 합니다~

정성스레 튀김을 얹는 손길~

재미난 사실은 용기에 밥을 담을 때 저울로 재서 정확한 양의 밥을 담는다는 사실!!

소스를 뿌리는 손길 하나에서도 장인(?)의 내공이 느껴지네요...ㅎㅎㅎ
아마도 처음에는 설거지에서 시작해 그 다음에 밥을 푸고 그 다음이 소스 뿌리고 프레젠테이션, 그 다음이 튀김옷 입히고 튀기는 역할이라는 게 한 눈에도 보이더라구요 (나이를 보면 대략 짐작 가능)

한 가지 놀라운 것은 이들의 손놀림이 정말 군더더기 하나 없이 신속 깔끔하게 움직이더라는~
그리고 항상 일본 식당을 보면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건 항상 매장 분위기에 긴장감과 활력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이랏샤이마세~'나 '아리가또고자이마시따'의 선후창... 정말 이런 프로 정신이랄까 메뉴얼들이 현재의 일본 문화를 세계적 반열에 올리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새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대기 1시간만에 우와사(소문)의 텐동 알현...
이건 장어..
길다란 장어 위에 얹은 절인 유자채는 그야말로 튀김의 느낌함을 잡아주는 화룡점정..
역시계방향으로 반숙 달걀, 오징어튀김, 아스파라거스튀김, 새우튀김 그리고 김 튀김...

이건 보리멸 텐동...

그리고 이건 추가로 시킨 오징어 튀김~

먹는 방법은 먼저 해산물 튀김을 먹은 뒤에 계란을 톡 터뜨리면 이렇게 반숙 계란 노른자가 흘러나옵니다~
이걸 소스, 밥과 같이 잘 비며 먹으면 됩니다!

또 한 가지 신기한 점은 소스를 위에서 뿌렸는데 아래까지 아주 골고루 잘 스며들어 있다는 사실...
밥알도 너무 끈끈하지 않고 적당히 고슬고슬해서 소스와 잘 어우러지더라구요~ 밥알 씹히는 맛도 좋고~
(참고로 越光米 즉 코시히카리 코메 라는 일본에서도 유명한 쌀을 쓴다고 하더라구요~)

좀 먹다가 맛에 변화를 주기 위해 시치미도 좀 뿌려 봤습니다~

남자 한 명이 먹어도 배가 빵빵해질 정도로 정말 든든한 양이었습니다...
그래도 싹싹 비웠네요~!

가니까 관광객들도 꽤 와서 짐을 입구에 맡기고 와서 먹더라는..
대만에서 기가 막힌 텐동을 맛보시고 싶으시다면 붐비는 점심보다는 아침 일찍 오시는 걸 추천~ (여행에서 시간도 돈이므로~~)

정말 든든한 토욜 하루의 시작!
이 날의 날씨만큼이나 대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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