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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Mar 29. 2017

[타이페이 맛집] 100년 역사의 우육탕면 - 금춘발

한 세기를 버틴 맛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일본하면 우동, 라멘, 소바가 있겠고
한국하면 국시나 (인스턴트) 라면이 있겠고...
대만하면 역시 우육면이 떠오르시겠죠.

라면에도 여러 종류가 있듯이,
우육면도 흔히 한국 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

크게 우육면은 1) 국물이 빨간 홍샤오(紅燒)와 2) 국물이 맑은 칭뚠(清燉)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한국 분들이 흔히 접한 것은 빨간 국물의 홍샤오~

오늘 소개할 집은 그런 면에서 한국 분들께는 익숙지 않은 우육면일듯!
미라마 쇼핑몰 건너편에 위치한 금춘발 우육면!

대만 칭뚠 우육면에 한국의 도가니탕이 합쳐져 묘하면서도 강력한 조합을 가진 집인데요.
집에서도 비교적 가깝고 한국 도가니탕이랄까 고깃국의 든든함을 느낄 수 있어 한국의 맛이 그리워 질 때쯤 이따금씩 가곤 하는데 어느덧 수십번은 온 듯 하네요 ㅎㅎ

딱히 아껴둔 건 아닌데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포스팅합니다~

미라마 건너편에 이렇게 빨간 간판을 하고 있는 집을 하나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구글 맵 상으론 여기!

金春發牛肉店

No. 833號, Beian Road, Zhongshan District

상세보기

발음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윤발이 괜히 떠오른다는...
그렇지만 맛의 역사로는 과히 주윤발의 형님 포스가 느껴지는 곳입니다.

춘발이 형님 국물 맛 좀 볼까 하고 성냥 하나 물고 가게로 들어섭니다.

보통은 주인 아주머니가 가게를 지키는데 오늘 2년만에 거의 처음(!)으로 주인장 아저씨 포착!! ㄷㄷㄷ
근데 등돌아 서 계시네요 ㅎㅎㅎㅎ

이 집에 들어서자마자 볼 수 있는 으리으리한 간판..
마치 무슨 도장에라도 온 듯한 느낌인데요...

오른쪽에 창업 83주년 기념이라고 되어 있고 이 패를 수여한 게 (왼쪽에 나와 있듯) 중화민국 89년 6월...
올해가 민국 106년이니 이것도 벌써 17년전의 일이네요(!!)
(*참고로 대만은 신해혁명 후 중화민국이 탄생한 1911년을 기점으로 공식년수를 계산합니다. 마치 일본이 일왕을 기준으로 헤이세이 27년 또는 단기 4350년 뭐 이렇게 세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즉 올해가 딱 100년째 되는 해네요...헐~
그에 걸맞게 아래에 '백년노점'이라고 적혀있네요 (근데 간판 수여 받았을 때는 엄밀히 말하면 아녔을 텐데 =_=+ ㅎㅎㅎ 괜히 딴지 걸어봅니다 ㅎㅎ 여기서 '백년'은 산술적 백년이라기보단 '오래된'이란 뜻이 강할테니~)

심지어 타이페이 시장으로부터 증패까지 받았습니다~
진짜 칭뚠 우육면에 있어선 자타공인 유서 깊은 가게 맞는 듯 합니다~ㅎㅎ

계산서를 받고 바로 주문 들어갑니다~
아직 외국인들한테는 비교적 덜 알려진 곳임에도 불구하고 영어 메뉴판을 가지고 있더군요~ 
(외국인 티 확 내시면 아마 갖다 줄 겁니다 ㅎㅎ)

저는 주저 없이 21번 반도가니 반살코기 탕면을 시킵니다. 
별표가 쳐져 있는 것에도 보시다시피 이게 여기 주력 메뉴입니다. 
그리고 면만 먹기에는 살짝 아쉬워 밥심을 위해 백반도 하나 추가!
(얼마전까지 180원이었는데 그새 10원이 인상됐네요 ㅠㅠ)

(수 차례 방문하면서 찍었던 사진들을 혼합해 같이 올렸으니 감안하시고 보시길~)

두둥!
드디어 메뉴 도착~

곱게 썰어져 나온 소고기 살과 도가니...-ㅠ-
일단 면부터 후루룩~~

면과 살코기를 해치운 후 밥을 말아먹어주는 센스!!
그릇에도 붉은 글씨로 포스 있게 박혀 있는 금.춘.발. 백.년.노.점!

원하시는 분은 카운터에서 생강채와 파를 얹어드실 수도 있다는 점 참고!

위에 보이는 생강채와 파, 그리고 조금 매콤함을 더하기 위해 고추도 따로 달라고 해봅니다 (고추는 공짜~)

진형이 갖추어졌군요~호호호
알록달록~

오늘 저녁은 비교적 간단히 혼자서 떼웠는데,
일행과 같이 오면 이렇게 수육도 시켜드실 수 있습니다~

야들야들한 살점에 적당한 비율로 썰려 나오는 부들부들 지방~

생강과 고추를 얹어 간장+식초 소스에 찍어서... 
아~~ *0* 한점 하시렵니까~

우육면에 화룡점정으로 얹어 본 새빨간 고추~

화창한 날의 주말에도 와서 한 사발~

매번 올 때마다 마무리는 이렇게 깔끔히....ㅎㅎㅎ -ㅅ-

한국에서 놀러온 지인들도 몇 번 데리고 왔는데,
입맛에 맞는지 감탄을 연발하고 가시네요~

'역사'와 함께 켜켜이 쌓여진 내공으로 진하게 우려낸 우육면 한 사발 하고 싶으신 분,
홍샤오 우육면이 식상하다고 느껴 새로운 걸 찾는 분들은 꼭 한 번 들러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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