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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마주섬 여행(5)] 마주거신상, 철보

마주섬을 지켜주는 바다의 수호신과 냉전 최전선의 긴장감이 서린 철의 요새

by 딘닷

마주섬에서 첫 아침이 밝았습니다.
2박2일의 타이트한 일정인만큼 원래는 나름 일찍 (늦어도 한 8시쯤) 일어나서
좀 여유롭게 섬을 둘러 볼 생각이었으나...

그만 늦잠을 자고 말았다는 ㅠ
케빈님도 간만에 푹 자라고 그냥 두는 바람에 ㅎㅎ
어정쩡하게 9시에 깨서 짐 정리해서 체크 아웃하고 바로 오늘 일정 시작!!

다행히도 날씨는 화창하고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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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묵었던 민박집..
저 집을 7만원에 통째로 빌렸다능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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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쪽 끄트머리에 있는 진샤마을에서 시작해서
저 동그라미가 쳐져 있는 주요 관광명소들을 오토바이로 돌아보기로...

각 장소에 대해서는 차례대로 목차별로 설명 드리도록 할게요~
1. 진샤마을 (津沙部落) - 출발!
2. 마주거신상 (媽祖巨神像)
3. 철보 (鐵堡)
4. 대한거점 (大漢據點)
5. 승리산장 (勝利山莊)
6. 88갱도 (八八坑道)
7. 푸아오항 (福澳港) - 오토바이 반납 후 북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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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거신상 (媽祖巨神像)

마강 천후궁 근처에 위치한 마주거신상까지는 섬 서쪽 해안선을 따라 나 있는 도로를 달렸습니다.
도로라고 해도 전 편에서 잠깐 말씀드렸던 것처럼 마주섬은 평평한 섬이 아니라 산이 많아
이렇게 산에 나 있는 좁은 1차선 도로를 따라 가야 합니다.

저 멀리 55거점(실제로 저 위에서 찍은 사진은 여기 클릭)의 야외 데크가 빼꼼히 나와 있네요~
움푹 파인 만 왼쪽에 진샤마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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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마로 보니 55거점과 진샤마을이 한 눈에 들어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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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위해 열일(?) 중인 작가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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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 불빛 하나 없을 땐 무시무시하기만 했던 길도
햇빛이 비춰주니 너무도 러블리한 길이었다능~ㅎㅎ
(케빈님은 무슨 강도 같이 나왔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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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빼꼼히 튀어나와 있는 석상이 바로 천후의 거신상
천후신은 중국 신화에서 바다를 관장하는 여신인데요.
그리스 신화의 '포세이돈' 같은 역할이라고 하면 좀 이해하기 쉬울까요?
그래서 바닷가가 있는 곳은 어김없이 이 천후궁이 있고
4면이 모두 바다로 둘러쌓인 대만에서는 어딜 가나 쉽게 볼 수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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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지그시 내려다 보는 듯한 천후거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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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목도 축이고 신선 놀음 좀 할 겸
승천(셩톈) 공원이라는 곳의 고즈넉한 정자에서 숨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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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고맙게도 표지판에 설명이 자세하게 한글로도 적혀 있어서 자세한 설명은 한 번 읽어보시길~
송나라 건축 양식을 따라 1990년대에 지어졌고 바로 앞에는 자그마한 댐과 저수지가 있네요.
주변이 어두워서 밤에 별과 밤을 바라보기 좋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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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나름 댐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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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이 가둬둔 물로 생긴 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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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이 댐을 건넜을 때랑은 분위기 사뭇 다르네요...
그 때는 으스스 귀곡산장 느낌이었는데 말이죠~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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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들어왔는데 여기가 승천공원의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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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섬은 반공전선의 최전방이었던만큼 이런 선전문구가 곳곳에...
'실천삼민주의'
참고로 삼민주의는 손문(쑨원)이 외쳤던 민주, 민권, 민생
케네디가 말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연설의 뿌리도 결국 같은 거였을까요?
이런 걸 굳이 없애기 보다는 역사의 일부로 남겨둠으로써 마주섬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문화가 된 것 같아 저는 개인적으로 좋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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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거신상 아랫부분에 도착!
저쪽에는 군함으로 추정되는 배가 정박되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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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축물은 마주섬의 다른 건축물과는 다르게 좀 '모던'한 느낌이랄까?
궁전에나 있을법한 용 문장이 새겨진 가파른 계단(저걸 언제 다 오르나 =_=;)을 오르기 전에
'노아의 방주'를 떠올리는 커다란 배를 형상화한 지붕 겸 데크를 아래서 올려다 보면
그 스케일의 웅장함에 압도됩니다.
(이런 조그만 동네에 저런 건축물을 만들어 놓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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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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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올라오기 시작한 곳이 까마득하게 보이네요~
멋진 경치를 배경에, 멋진 포즈의 케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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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섬의 스케일 치고는 다소 과하게 웅장한 감이 있는 스케일
그래도 섬의 군사적인 배경을 생각해보면 군함을 연상시키는 컨셉으로 얼추 잘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계단 위까지 올라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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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뷰가 펼쳐집니다.
사방의 전경이 보이도록 탁 트이게 개방형으로 설계한 센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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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의 아랫부분 위로 올라 갑판(?) 위로 올라오면,
인자한 모습의 천후상의 스케일에 압도!!@@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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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있는 사람과 비교해보면 그 높이가 20~30m는 족히 되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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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섬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도 끄덕 없는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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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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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펼쳐진 갑판(?) 위
정말 여기 설계한 분... 센스 하나는 갑이신듯!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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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판의 난간에는 교토의 청수사처럼 이렇게 각종 메세지를 적은 패들이 주렁주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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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신상 앞 덱에서 바라본 주위 전경들...
저기 보이는 게 바로 '마강천후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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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멀리 떨어져서 바라본 거신상...
그 옆에는 갑판 아래쪽으로도 채광이 비쳐질 수 있도록 유리창을 뚫어놓은 센스에 또 감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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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후상 주위는 이런 요괴(?)들이 지키고 있었는데,
보통 절 가면 보이는 4대천왕 같은 느낌의 수호신 같은 역할이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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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닛코에 있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묘이자 사찰인 도쇼구에 가면 눈, 귀, 입을 가린 원숭이가 있는데
바로 요고.
듣는 것, 말하는 것, 보는 것을 조심하라는 내용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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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섬의 요괴들은 여신을 지키기 위한 목적이므로
망을 잘 보고, 잘 듣는 컨셉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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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님과 요괴는 눈싸움 중?!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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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마강 천후궁'(지도 9시방향)을 보고 다시 서해안 길을 따라
출발지였던 진샤마을(지도 8시방향)을 거쳐 다음 행선지인 '철보'(지도 7시방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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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샤마을 앞 행정구역 표지 비석
롄쟝셴 난간샹 진샤춘
련강현(우리나라 '도'에 해당하는 행정단위) 남간향 ('군' 정도 되려나요?) 진사촌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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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보 (鐵堡)

마주섬을 여행하면서 가장 편하고 고마웠던 게 바로 이 표지판!
비록 영어, 일어, 중국어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그래도 모국어만큼 편한 게 있겠습니까!
거의 오지도 않는 극소수의 한국 관광객을 위해 이리도 친절히 한국어 안내표지판을 만들어준 관광청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
설명을 너무 잘 해놓아서 가이드북이 따로 필요 없더라구요~! 감동!!

고마우니까 스티커 하나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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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 보시면 설명이 잘 나와 있지만,
해안 경비를 위해 만든 '갱도식 보루' 즉 요새라고 보시면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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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보는 전날밤 푸른눈물을 보기 위해 왔던 곳이기도 한데요...
밤에는 불빛이 하나도 없어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지만 푸른눈물이 보이면 대략 이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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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오면 이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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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얼굴 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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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가파른 계단을 내려 가면 암초섬을 이렇게 다리로 연결하여 접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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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라도 오거나 밀물 때 거친 파도라도 치면 정말 (특히 밤에) 무시무시할듯..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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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님, 무슨 해적의 요새라도 지키는 보초병 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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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따라 들어가 보실까요~~~?!
북해갱도에 이은 남섬의 주요 핫 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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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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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안내판에도 적혀 있었지만, 철보는 '갱도' 형식으로 긴 터널을 중심으로 양 옆에 근무병들이 머물던 숙소시설이 있고
그 위는 간단한 체력단련시설 및 경비/보초 진지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건 물 보관함.
아마도 식수까지는 모르겠고, 샤워 등을 위해 저장해놓은 용수일듯?!
(이걸 또 사병들이 일일이 길어왔을 생각을 하니...눙물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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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화장실 (작은 거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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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 무슨 수족관이랄까 수용소 같은 느낌...
굉장히 습해서 물기가 많더라구요...
이런 곳에서 복무했을 당시의 군인들의 노고가 사무치게 와닿더라구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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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통제실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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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병들 침소....
그 땐 침낭 같은 걸로 좀 더 아늑(?)했을진 모르겠지만 지금 보면 그냥 수용소와 다를 게 없어 보일 정도로 열악하더군요...
가림막도 없고 그냥 맨 시멘트...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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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안쪽에 있었던 큰 일 보는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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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공간을 지나 갱도를 계속 따라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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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도 실전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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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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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에는 진지 위쪽으로 올라갈 수 있는 통로가 위로 나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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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멍을 통해 격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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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이런 빛도 잘 안 들어오는 공간에서 바다를 보며 경비를 서고 있으면 어떤 기분일까요?
다시 한번 숙연해지는 순간입니다...
냉전의 적나라한 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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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도 위쪽에서 섬을 바라 본 모습은 이런 모습
그나마 화단 같은 게 있어서 좀 덜 삭막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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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쪽을 바라 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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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옆으로 마을이 보이네요~
중국과 첨예하게 대치 중이던 시절에는 이쪽으로 인민군들이 자주 출몰해서 군견까지 배치하였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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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로 돌아가 경계를 섰다면 진지 안에 들어가 이런 식으로 적의 동태를 살폈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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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진은 좀 밝게 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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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인상 깊었던 철보 투어...
이런 역사 유적지를 입장료도 받지 않고 이렇게 잘 관리하고 있는 건,
대만 관광의 매력 중에 하나죠~ (사실 대만에 역사 유적지가 거의 없긴 하지만 그나마 있는 곳도 입장료를 받지 않는 곳이 많다는~)
물론 그 정도로 관광화가 안 된 섬이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요~
실제로 마주섬에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 곳은 북해갱도가 유일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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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한거점이라는 또 하나의 거대한 진지를 보러 이동~!!
(이건 가는 길에 찍힌 실제 군부대 게이트... 어떤 건물을 찍다가 헌병한테 사진 찍지 말라고 주의 받음... 어딘가 숨어서 매의 눈으로 보고 있었더라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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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거점은 철보처럼 총으로 지키던 거점이 아닌 거대한 포로 지키는 진지...
과연 어떤 곳일지 다음 편 기대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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