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레고가 모여 예술 작품이 되다
타이페이는 도시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예술과 접할 수 있는데요.
아시아라는 지역적 특성과 그 도시 규모에 비하면 그 저변도 꽤 넓은 것 같습니다.
<관련 글>
- 타이페이 당대 예술관 (MOCA)
- 타이페이 시립 미술관
특히 '화산1914창의문화원구'는 일제치하이던 1914년에 만들어진 술 공장으로 당시 쓰였던 창고 등 공단 건물들을
허물지 않고 현대식으로 재해석해 예술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공간 중 하나 입니다.
화산1914 창의문화원구
No. 1, Section 1, Bade Road, Zhongzheng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0
단순히 타이페이뿐만 아니라 대만 전역에 근대식 건물들은 이런식으로 아직도 활용하고 있고,
아마도 이는 일본과 일본문화에 대한 반감이 적은 대만의 정서가 한몫하기 때문에 한국과 비교적 차이를 보인다는 얘기는
지난 포스팅에서도 한 바 있을 겁니다.
오랜만에 교양인(?)으로서 문화 산책도 할 겸 화산1914에서 전시회를 하나 보기로 하였습니다~
원래는 폴 스미스 전시를 보려다가 친구 추천으로 레고 브릭으로 만든 작품으로 유명한 Nathan Sawaya의 대만 전시회를 보기로...
오히려 흐려서 덜 더웠던 (그치만 여전히 습했던) 토요일 오후..
전시회 포스터에 무섭게 레고 인간이 머리를 저렇게 들어보이며 마치
"너 내 전시회 안 보면 난 존재가치가 없으니 죽어야 돼~~~!!" 라고 위협적으로 외치기라도 하는듯 말이죠....-_-;;;
전시장 입구
매표소
가격은 생각했던 것보다 비싸네요;;; 290 대만달러 (한화 약 1만원...)
그래도 예술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겠죠??ㅎㅎ
전시장 내부에선 사진을 자유롭게 찍을 수 있더라구요~
(단 작가의 저작권 존중을 위해 감상은 하시되 사진 불펌은 삼가주시기 바래요~)
아티스트의 시그니쳐
왜 아래에 거울을 뒀을까요?
큰 사과와 작은 사과는 각각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토크쇼 호스트와 게스트라고 하는데... 뭔가 얼굴이 픽셀로 구성돼 있으니 전 좀 섬뜩했다는...
다들 한번쯤 이 이미지는 보신 적 있을듯...
이 아티스트의 시그니쳐 작품.
내 속을 끄집어 내 보여주고 싶다~~!!
(근데 막상 열어보니 겉이랑 똑같은 것들이 터져나올 뿐?! 뭔가 이러면 좀 김 셀 거 같은데 말이죠~ 내 속은 겉보기와는 다르다!! 뭐 이런 메세지가 좀 더 울림이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려는 울부짖음을 온 몸을 표현해 본 게 아닐까 싶네요~
각 색상의 해골은 어떤 다른 의미가 있는 걸까요?
분위기는 좀 다르지만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연상시키는 작품
빙글빙글 회전하는 작품~ @@
미켈란젤로의 피에타가 따뜻하게 보듬는 분위기라면
이 작품은 뭔가 절규하는 쪽에 가깝겠네요...
음표일까요? 아니면 멋들어지게 기른 말총머리라도 되는걸까요?ㅎㅎㅎ
고독, 고뇌가 돋보였던 섹션...
대부분의 전시회가 그렇겠지만 조명의 위치 하나하나에도 의미가 있다고 하네요...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에서도 작가가 의도한 메세지가 있다고 하는데...
팔로 밀어서 먼저 넘어지는 사람이 지는 게임이라도 하는 걸까요?ㅎㅎㅎ
화산1914원창문화원구 입구 포스터에서 날 위협하던 바로 그 녀석...ㅎㅎㅎ
공포영화에나 나올법한...
거울 및 조명의 적절한 배치로 그림자 마저 작품화시키고자 한 작가의 의도가 아주 잘 투영된 작품이네요~
재밌는 점,
이 인간은 만들어지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조각들로 사라져 가고 있는 걸까요?
관람객의 심리 상태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작품!
마찬가지로 뚫려버린 가슴이 조명과 그림자에 의해 그 빈 공간에 대한 상실감, 공허함이 극대화되는듯~
어멋, 어딜 만져?!
작품을 투명한 패널 위에 만들어서 물 위에 반사된 듯한 착시 현상으로 정말 물 위를 헤엄치는 듯한 효과를 주었네요~!!
스고이~
그러나 위가 아닌 옆에서 보면 바로 들통남 ㅎㅎㅎ
여긴 세계의 유명 예술 작품 또는 유물/유적들을 레고 블록으로 재현...
뭉크의 <절규>
나름 입체감을 주어 사람이 튀어나온 것 같아 원작보다 좀 더 오싹한 느낌;;
오른쪽이 원작 (노르웨이 국립박물관 소장)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뉴욕 현대미술관 MoMA 소장)
얀 판 에이크의 <아르놀피니의 초상화>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앤디 워홀
각종 이집트 유물
스핑크스
프랑스 파리 노틀담 대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
이게 다 레고 블록이라니...!!
그리스 유물들...
다비드 상
전시회장 천장을 찍어봤어요...
리노베이션으로 세련되게 단장한 플로어랑은 대비되는 세월의 떼가 잔뜩 묻어 있는 외벽..
칠레 이스터섬에 있다는 고인돌, 모아이
지난 사토카레 편에서도 나왔던 <카나가와의 파도>
많은 이에게 친숙한 "사랑의 비너스~~"
저 뒤에 있는 아저씨와 소녀의 머리가 왠지 비슷해 보이네요 ㅎㅎㅎㅎ
이제 중국 코너... 병마용
이젠 원시시대로까지!! 티라노사우로스... 스케일도 공룡답네요...
(생각해보니 시대를 점점 거슬러 올라가는 거 같기도?!)
빨간 동그라미 동자,
노란 세모 무사,
파란 네모 맨...
누가누가 제일 매력 있나요??ㅎㅎ
깡 마른 게 뭔가 닮은 구석이 있는듯?!ㅎㅎㅎ
전시가 끝난 줄 알았는데 바깥 복도 아래 표지판이 있는 걸 보니 아직 전시장을 다 본 게 아닌가 봅니다..
알고보니 이 전시장의 2층 중앙에서는 다른 전시회가 진행 중...
마치 영화 다 보고 크레딧 올라가길래 영화관 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영화 에필로그가 나오는 것처럼
'구경 다 했다~~ 끝~~~' 하고 나왔는데 '아직 안 끝났지롱~' 하면서 전시가 계속되는...;;;
이어진 전시의 테마가 뭔진 모르겠지만...
필기구랑 그걸 이용하는 손과 팔이 중심이었네요...;;;
내려가면 기념품 샵...
기념 사진 촬영 스팟
들어가지 말라고 해놓은 게 행여나 누가 저기 앉아버리면 의자 으스러질듯...
레고 벽돌 모양의 무생물 블록은 아니지만 어쨌든 레고에서 '생물'로 등장하는 블록을 이용해 만든
캐릭터 콜라보 키체인.. 스타워즈, DC, 마블 등 다양하네요..
천천히 둘러보니 1시간 남짓 걸린듯?!
앞에는 폴 스미스 전시... 보려고 했는데 사진 찍고 난 이후 결국 못 가서 끝나버림 ㅠㅠ
전시 구경 내내 서 있었더니 배가 출출해서 저녁 먹으러 가는 길에 발견한
담쟁이로 뒤덮인 건물 두 동이 인상적이네요~
예술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행 기간에 맞춰 화산1914에서 진행되는 전시회 일정 참고하시는 것도 좋을듯!
- 타이페이 예술 공연/전시 정보: https://www.travel.taipei/ko/exhib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