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르면 맛보기 힘든 맛과 멋의 포인트를 말하려는 듯한 레스토랑 바
비오는 금요일밤.
친구의 인스타가 계기가 되어 가보게 된 레이지 포인트.
네이후에도 이런 근사한 곳이 있을 거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는데...
왜냐하면 네이후, 그 중에서도 시후西湖와 강쳰港墘 지역은 IT회사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라 저녁이 되면 유동인구가 확 주는 비즈니스 구역이기 때문!
아시는 분은 아시지만 대만은 한국과는 달리 퇴근하면 대부분이 집에 가서 가족들과 식사를 하는 곳이라
비즈니스 지역이어도 야근하기 위해 근처에서 저녁식사를 하거나 퇴근 후에 술 한 잔 하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심지어 '24시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편의점마저 10~11시가 넘으면 문을 닫는다죠...)
그치만 요즘 이곳에도 하나둘씩 '힙'한 식당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하나가 예전에 소개해드린 DOUBLE RED란 식당..
그리고 오늘 소개해 드릴 LAZY POINT!
만약 '게을러져도 될만한 시점 (예를 들면, 금밤 같은?!)에 와서 즐기기 좋은 곳'이라는 의도로 지은 이름이라면 기가 막힌 작명이네요~!!ㅎㅎ
위치는 도심과는 다소 떨어져 있는 여기.
LAZY POINT
11493 대만 Taipei City, Neihu District, 洲子街78號
외관부터 범상치 않은 포스~~
얼핏 보면 식당이라기보다는 꽃집 내지는 찻집 같네요.
문을 열고 들어가도 식당이라기보다는 트렌디한 샐러드 가게 내지는 홀푸드 매장에 온 것 같습니다.
아마도 1층은 점심에 간단하게 디저트 즐기는 구역인듯?!
본격적인 다이닝 플레이스는 2층에!
천장에 달아놓은 가지와 이파리들이 좀 정신 없긴 하지만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점만은 확실!
시간대에 따라 서빙하는 메뉴들이 다른데..
10시 이후부터는 안주 위주인 모양인듯~
주말엔 브런치 레스토랑으로 탈바꿈!
메뉴의 종류는 그리 다양하지 않지만
원래 음식을 제대로 하는 식당일수록 전문분야에 집중하는 법이지요~
(그래야 운영 비용도 절감하고 말이죠~)
전반적인 분위기는 스페인, 이태리 등 지중해풍 음식에 대만의 풍미를 가미한 요리들이 대부분이라고 보시면 될듯~
뭘 먹어야 될 지 망설여질 때 제가 자주 구사하는 필살기는 '점원에게 추천 받기' 입니다.
메뉴를 추천 받을 때 점원이 얼마나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주느냐를 보면 이 또한 그 식당의 품격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지요~
점원은 각 요리들에 대해 상당히 잘 알고 있었고 저에게는 하단 좌측 사진의 계절 한정 마주섬에서 잡은 홍합 요리를 추천해 주었습니다.
손님이 비교적 적은 매일 오후5~8시 사이는 해피아워도 하네요 (와인 1+1)
마찬가지로 드링크를 시킬 때도 점원의 추천을 받거나 아니면
메뉴판 중에 그 집의 '시그니쳐' 메뉴를 고르는 편입니다. 그 집만의 독특함을 찾고 싶어서라고나 할까?
그런 메뉴가 여럿일 때는 이름이 재밌어 보이는 녀석으루다가~ㅎㅎㅎ
애피타이저로 시킨 칵테일~
마주섬에서 잡은 홍합 요리
빵과 같이 곁들여 먹는데 빵이 고작 3개밖에 안 나오는 건 아쉽... (추가하려면 돈을 내야 함)
올리브, 마늘, 바질 등을 얹어서 풍미가 그만이었다는~
이제까진 보통 홍합이 크면 덜 쫄깃쫄깃하다는 인상이었는데,
이 마주산 홍합은 크기도 어마어마한데 엄청 쫄깃해서 깜놀~
껍데기는 또 얼마나 거대하던지...
나전칠기는 보통 전복 껍데기로 만드는데 이 껍데기 써도 뭔가 될 듯한 느낌 ㅎㅎㅎ
이건 메인 요리 중 하나인 포크챱...
사진은 은근 바짝 익힌 거 같은데 저걸 썰어서 먹어보면 속살은 말랑쫄깃...
전반적으로 이 집 요리는 재료도 엄선하고 조리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듯!
돼지고기의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어 대만족!
요리에 곁들여 칵테일을 한 잔 시켜봤는데
뭘 시켜야 할 지 잘 모를 때는 직원에게 물어보면 손님의 입맛에 맞춰 직접 칵테일을 주조해주기도 합니다.
뭔가 적극적으로 '오마카세(주방장 또는 바텐더에게 메뉴를 믿고 맡기는 것)'를 권하는 걸 보니 실력에 자신 좀 있는듯?!ㅎㅎ
그래서 시켜봤더니 눈까지 즐겁더라는~
대만에서 나는 과일과 술을 쓴 후에 불로 그을려 스모키한 맛을 더 한 칵테일
불에 그을린 통나무 조각도 인상적이네요~
화장실 세수대도 물이 위에서 쏟아지는 독특한 컨셉...
다만 너무 세게 틀면 물이 폭포처럼 콸콸 쏟아져서 튀므로 주의!!
여기서 끝이 아니라능!
3층에는 노천 바가!!
어느 한 공간도 지루하지 않게 꾸며놓은 인테리어
중간에 원형 바가 있는 점도 다른 여느 바와 다른 이 집만의 특징!
비가 오지 않을 때에는 지붕을 열어 노천 바가 된다능~
지붕을 내리면 이런 느낌~
여긴 테이블석...
흡연 하시는 분들은 밖에 따로 나갈 필요 없이 자리에서 필 수도 있어서 좋을듯~
자리를 잡고 앉으니 열심히 쉐킷쉐킷 중인 바텐더님
이번에는 메뉴에 '시그니쳐'로 소개된 칵테일 하나를 시켜보려 했는데
이번에도 바텐더 분께서 그것보단 자기가 즉흥으로 만들어준 칵테일을 마셔보는 게 어떠냐며 적극 권하시더라는;;
(자신감 쩔...)
2층에서 식사할 때 마셔본 칵테일이 마음에 들어 이번에도 바텐더님께 맡겨봤습니다.
결과물
사람들도 하나 둘 차기 시작하네요~
칵테일에 들어가는 각종 재료들~
술도 깰 겸 마무리는 과일티~
큰 기대는 없었지만 매우 만족스러웠던 저녁과 술 한 잔!
시내로부터 좀 떨어져있긴 하지만 충분히 시간 내서 가 볼만한 레이지 포인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