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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Feb 04. 2018

[외노자의 일상] 타이페이 겨울

역시 이불 밖은 위험한건가

그동안은 대만에서 살면서 가 본 여행지, 맛집, 까페, 술집에 대해서
그리고 종종 대만 사회 또는 문화에 대해서 끄적거려 봤는데
막상 '저'의 소소한 일상에 대해서 공유해 본 적은 많이 없는 것 같아 이번에는 그냥 일기 형식의 글을 올려볼까 합니다.

한국도 한파로 인천 앞바다가 얼었느니,
#추위실화임 이런 해쉬태그들이 많이 옅보였던 것 같습니다.

몇 년간 대만에서 살아오면서 느낀 것은 한국이 추워지면 며칠 간격을 두고 대만도 함께 추워진다는 사실.
그래서 한국이 추워졌다고 하면 '젠장... 이쪽도 곧 추워지겠군,..'이라고 마음 속으로 대비 태세에 들어갑니다.
올 겨울은 한류(韓流)가 아니라 한류(寒流, 중국어로 '한파')가 대만을 덮쳤네요...ㅠ

지지난주까지만 해도 1월이라고는 해도 믿기지 않을 최고기온 25도를 기록하기도 했었는데..
지난 한 주는 일주일 내내 비가 오고 썰렁한, 그야말로 '을씨년'스러운 한 주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오키나와보다 아래 있는 대만이 추워봤자 얼마나 춥겠느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그런 분들은 이 글을 참조해 주시길 ㅎㅎ

간단히 말하면 대만은 나름 '남국'이다 보니, 따로 실내 난방시설이 없습니다.
게다가 타이페이의 경우엔 겨우내 비가 오다 보니 춥고 습합니다.
즉슨, 정말 추위가 뼛속까지 파고드는 듯한 아주 음침하고 기분 나쁜 추위죠...
한국은 적어도 난방 잘 되는 실내에 들어가면 따뜻한데 대만은 집으로 도피한들 따뜻한 곳은 이불 속 밖에 없습니다 ㅠ

다만 이불 속으로 들어가도 이불 밖으로 튀어나온 머리를 어찌할 방도가 없습니다..ㅠㅠ
어제 머리를 잘랐는데... (저는 이 표현이 가끔 섬뜩합니다...머리카락이 아니라 '머리'를 잘랐다니!!)
뭔가 온 몸의 열기가 머리를 통해 빠져나간건지 아침에는 몸에 열이 좀 나기 시작해서 잠을 설쳤네요...
오늘 밤은 비니라도 쓰고 자야겠습니다...

한국 겨울의 살을 에는듯한 추위, 그리고 눈,코,입을 바싹 마르게 하는 미칠듯한 건조함이 싫었는데..
대만 와서도 이 습한 추위 불평을 하고 있는 걸 보면, 인간(이라고 쓰고 '저'라고 읽겠음)은 참 간사한 존재 같다는 생각 ㅎㅎ

저는 원래 몸이 찬 데다가 좀 마른 편이어서 그런지 추운 것보다는 더운 게 차라리 낫다는...
얼른 날이 따뜻해 졌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이 지긋지긋한 타이페이 겨울비도 그치고 해 좀 떴으면...
주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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