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흔들림에 겸허해 지는 하루하루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대표 애니메이션 작인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성이 어떻게 움직일까 했었는데... 이런 방법이...
그런데 지구가 살아있음을 '움직이는 섬'을 통해 체감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한동안 조용한가 했더니 이틀 전인 2월 6일 밤 11:50경에 크게 한 건 터지고 말았네요...
바로 대만 화롄 인근 앞 바다에서 진도 6.4의 지진이 있었습니다.
사실 완전 갑자기 왔다기 보다는 몇 주 전부터 한 두 차례 작은 지진이 있었는데요..
그래도 심심치 않게 있어 왔던 지진이었던지라 뭐 그냥 그런가 보다...라고 했었는데 기어이...ㅠ
마침 저는 피곤해서 일찍 잠이 든 날이었는데요...
친구가 지진이다! 라고 문자를 보낸 것에 잠결에 '對啊~(그렇네~)'라고 답하고 잠이 든 것조차 기억에 없었는데,
다음 날 아침에 기사를 보고 깜짝 놀라 텔레비전을 켰더니...
아파트 한 동이 반쯤 기울어져 언제라도 무너질 지 모르는 상태...
아파트라고 하는데...
자기가 살던 집이 저렇게 넘어가는 순간은 정말 상상도 하기 끔찍하네요...
불행 중 다행으로 저렇게 넘어가다가 멈춰서 다행이지 그대로 넘어졌다면..ㅠ
한 호텔은 지지대가 무너지면서 3층이 그대로 1층으로 주저 앉았다고 합니다..
기묘한 점은 정확히 2년 전인 2016년 2월 6일에서 춘절을 앞두고 타이난에서 큰 지진이 있었다는 점...
2년 후에 산맥을 가로질러 이번엔 화롄에서...
대만의 국민 메신져라고 할 수 있는 라인 공식 계정을 통해서는,
발빠르게 화롄 지진 피해지역을 돕기 위한 기부금 모금이 시작되었네요.
2년 전 타이난 지진 당시에 처음 선보였었는데 대만 국민들의 많은 성원에 꽤나 많은 기부금을 모았다는 후문인데,
이번에도 많은 대만 사람들이 십시일반 (한국 금모으기 운동처럼) 모아서 잘 이겨내리라 믿습니다.
대만 친구한테 라인 통해 후원할 수 있는 거 알아? 라고 하니 바로 찾아보더니 1,000 대만달러(약 4만원)을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기부하는 걸 보며 새삼 '친절한' 대만인의 따뜻한 심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도 이에 질새라 기부에 동참해 보았습니다.
기본 200 대만달러 단위로 기부 가능하며 최고 99인 19,800 대만달러 (약 80만원)까지 라인페이를 통해 신용카드로 기부가 가능하더라구요. (신용 카드 기부라니.. 세상도 참 편해졌네요!)
가뜩이나 요즘 날씨도 춥고 비도 오는데 이번 지진으로 집을 잃은 분들이
대만 사람들의 따뜻한 기부와 도움으로 얼른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대만 사람들의 이런 인심 칭찬해!
그나저나 대지진 이후에도 며칠동안 200여 차례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데 몇 시간마다 흔들리다 보니 이제 지진이 없어도 땅이 흔들리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드네요... @@
다행히 타이페이는 피해가 없었지만 대만 전역 (특히 타이페이)에 오래된 건물들이 많은 걸 고려해보면 맘이 그리 쉽사리 놓을 수만도 없네요..
그래서 대만 정부도 이번 지진을 계기로 건물 재건축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하네요.
(현재는 건물에 살고 있는 모든 세대주의 동의를 받아야 재건축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사실 대만 부동산의 미스테리로 조만간 한 번 파 보고 싶은 분야이긴 합니다. 혹시 대만에 와서 "왜 이렇게 대만에는 오래된 건물이 많지?"라고 생각하셨다면 바로 이 이유 때문일 겁니다.)
여튼 화롄의 빠른 리커버리를 기원합니다~!
花蓮加油 (화롄 찌아요)~ 台灣加油(타이완 찌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