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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Mar 18. 2018

[대만 타이중 나들이] 타이중의 청계천, 루촨 綠川

눈과 입이 모두 즐거울 수 있는 일석이조 장소 대공개!

정말 백만년만에 타이페이에 화창한 날씨의 주말이!!
머뭇거릴 새도 없이 바로 짐을 싸서 타이페이 기차역으로 향했습니다~

대만은 한국보다 따뜻하기 때문에 봄꽃 시즌도 일찍 시작되죠.
그래서 겸사겸사 꽃구경도 하고 올해 대만 등불축제가 열리는 짜이(嘉義)로 고고씽!

대만사람들도 날이 왔구나 싶었는지
기차역도 사람들로 바글바글~

일단 향할 곳은 타이중!

매번 우리나라의 KTX에 해당하는 대만 고속철 '까오티에(高鐵, High Speed Rail)'를 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참 자리도 넓고 쾌적해 좋습니다 ㅎㅎㅎ (사진은 생략)

열차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
언제나 병풍처럼 보이는 저 아득한 산등성이는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타이페이 외곽... 아마 신베이(新北) 어디 쯤이었던듯...

여기는 먀오리(苗栗)...
분지처럼 산 사이에 마을이 위치해 있는 게 타이페이랑 비슷하네요.

들뜬 마음에 셀카도 한 장~ㅎㅎㅎ

먀오리 역...

예전에 대만에 대해 소개하는 글을 적으면서, 대만에 주로 사는 사람 유형(?)에 대해 잠시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켜쟈런'(客家人 한글식으로 읽으면 '객가인'.. 발음 잘 해야 합니다...)입니다.

이들은 화류계의 유태인처럼 여기저기를 떠돌며 중국 대륙의 민남지방에 주로 정착해 살았는데,
일부는 전쟁을 피해 대만 섬으로 넘어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본성인들보다는 늦게 오는 바람에 주로 평야보다는 산간 지방에 밀려나 살게 되었는데,
먀오리에 객가인이 많이 산다고 합니다.

그래서 객가인의 독특한 주거 형태인 '투로우(土樓)'로 지은 건물이 보이네요..

'투로우'는 UFO처럼 생긴 복합주거건물로, 옛날에는 한 일족이 다 여기 모여서 살았다고 합니다.
원형 경기장 같기도 한데... 말하자면 '고대의 아파트' 같기도 하네요.
얼마 전에 '신서유기'에서 강호동 일행이 갔던 걸 본 적이 있었는데 저도 꼭 한 번 가보고 싶네요.
대만에서 전통 형태의 '투로우'는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중국의 복건 지방 (샤먼 일대)에 이런 부락들이 꽤 있다고 하네요.

정말 그 옛날에 이런 거대하고 정교한 건물을 어떻게 지었을까요~
2층 건물조차 없던 한국 건축양식에 비하면 정말 웅장하네요... (그것도 관청 건물이 아닌 민가가 이 정도 규모라니!!)

암튼 잠깐동안의 '투로우'에 대한 상념에서 벗어나 계속해서 타이중으로 이동해 봅니다..

저쪽은 공업지대인지 공장 굴뚝이 여럿 보이네요..

타이중에 도착하기 전 친구 페북에서 발견한 타이중 시외버스터미널 사진...
이게 60-70년대 사진이라는 거 같은데... 상당히 깔끔하게 잘 정돈된 듯한 거리가 인상적이네요...

도착하자마자 바로 허기 진 배를 채우러 친구가 추천한 일식 맛집으로~!
여긴 딱히 엄청난 기대도 안 했는데 가성비는 거의 대만 최고라 할 정도로 착한 가격에 엄청난 맛을 자랑하는 무시무시한 곳이었습니다.

여느 일식 해산물 덮밥집 같지만 작은 디테일에 신경 쓴 부분에서 확연하게 느껴지는 맛의 조화랄까. 미묘하게 맛깔진 구석이 있었네요~

이건 대만산 꼴뚜기에 가츠오부시, 생강, 간장식초를 버무린 일종의 샐러드 같은 건데 ‘오늘의 메뉴’로 나와있길래 대만 꼴뚜기 맛보려고 시켰는데...

감칠맛 나는 소스와 꼴뚜기의 신선한 식감 그리고 일말의 비린내 마저 없애주는 생강과 가츠오부시 향의 조화가 기가 막히더군요...

별 생각 없이 갔다가 혀를 내두르고 나온 일격(!)의 일식당... 이번 여행 일진이 아주 좋네요~~^^
뜻밖의 수확!

그리고 바로 근처 과일가게에서 신선하게 짠 대만풍 오렌지 柳橙 주스...
이게 한 병에 35 대만달러. 한화 1000원 인데 그렇게 시지도 않고 새콤달콤한 게 또 천상의 맛!!!!
흔히 대만에선 오렌지스러운 것이 두 개가 있는데 우리가 아는 오렌지는 橘子(주즈) 그 외에 柳橙(료청)이 있다. 

료청은 대만에서 재배되는 오렌지류 과일인데 색이 주황색보다는 좀 덜 익은 듯한 푸르스름한 녹색을 띤다. (사실 나도 정확한 차이는 잘 모르겠으나 과일 가게 분께서 다르다고 그러심...ㅎ)
개인적으로 그냥 과일째 먹으면 그닥인데 이렇게 쥬스로 짜마시면 오렌지보다 더 달고 청량감이 있어 최고!!

야시장 같은 곳을 가면 이렇게 팔기도 한다..

근데 이런 것보단 역시 과일전문점에서 먹는 게 왠지 더 맛있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
(아... 세 병에 100이었는데 한 병 산 게 아쉽...)
떼깔 봐라...+_+

이렇게 입이 호강하고도 디저트 먹으러~ 슈웅~~

2010년말 타이중이 '직할시'가 되었지만 그 전에는 현(縣)이었고 일본 식민지 시절에는 '주(州)'였던 적이 있었다고 하네요.
근대 일본 양식으로 1918년 처음 지어져 증축을 거듭해 1938년 현재 모습으로 완성이 되었다고 하네요.
원래는 호텔로 개조한다는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박물관으로 변모했다고..

저건 무슨 타워일까요~
편의점의 OK 사인과 파란 하늘이 잘 맞아떨어지네요~
오늘 날씨는 OK!

길을 걷다가 이런 엉뚱한(?) 구인광고도...
억만장자가 신부를 찾고 있으니 연락 달라고...
근데 돈 그렇게 많은데 이런 거리 한 구석에 다소 조잡해 보이는 방(?)을 붙여서 신부를 찾다니...

충격적인 건, 이걸 본 한 대만친구가... 
자기도 이걸 보고 호기심에 한 번 전화해보니 60대 후반 할아버지였다고..
근데 자기는 아니고 자기 친구가 관심있다고 하니까 왜 본인이 아닌데 장난 전화 걸었냐고 화 내셨다는군요;; 
참 세상엔 별의별 방법으로 신부를 찾고 거기에 전화 걸어보는 사람이 실제 있군요...라는 생각을 하며 ㅎㅎ

계속 걷습니다.
대만 대부분 도시도 일본의 영향을 받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수도 맨홀뚜껑이나 도로에 이런 심볼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녹천'이란 곳에 도착!

지난 번에 왔었을 때만 해도 공사중이어서 이렇게 깔끔한 인상은 없었는데..
날씨 빨인진 모르겠지만 산뜻해졌네요!! +_+

일단 주 목적은 후식이기 때문에 예전에도 소개한 바 있는 궁원 안과로~ (자세한 내용은 여기)

이 특이하게 생긴 건물 1층에는 유명한 국수(麵線)집이 있어 맛 볼까 했지만 배가 빵빵해서 패스~ㅠ

청계천보단 조금 아담한 느낌이지만 나름의 매력을 뿜어내는 녹천~

모든 사진은 기본 날씨 빨 받는 날이네요~ㅎㅎㅎ

날 좋아서 그런지 길게 늘어선 줄...

이게 궁원 안과용 메뉴

이건 2호점인 제4신용합작사 (은행 버전의 아이스크림집) 메뉴

뭘 골라도 맛이 다 찰지니 마음이 끌리는 녀석들로 고르시면 될 듯~!
참고로 초콜렛은 참 카카오 함량을 엄청 세분화해서 팔더군요... 그만큼 자신이 있는 모양!

제가 고른 건, 80% 스모키 우간다 초콜렛, 패션후르츠+유자+화이트 초콜릿 요거트~

거기에 왕관 콘 추가하면 과자 2개 추가가 가능한데,
저는 오리지널 파인애플 (土鳳梨라고 하는 품종 개량을 거치지 않은 자연산 토박이 파인애플로 달지 않고 새콤한 게 특징)과 개량한 달달한 파인애플 두 개로 시켜서 맛을 비교해 보기로!

비쥬얼만으로도 압도하는 자태!

이렇게 날씨 좋은 날에는 가게 안이 아니라 바깥에서 먹는 게 답~
입으로는 아이스크림의 맛을, 눈으로는 주변의 경치를 음미하며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

냇가 주변에 심어 놓은 저 인조 민들레가 특히 주변 경치와 잘 어우러져 이쁘네요~

오른쪽 나무에 핀 주황색 꽃은 타이중시를 대표하는 꽃이라고...
졸업 시즌이 되면 목화와 같은 솜털이 날리는데 이걸 보고 타이중 사람들은 '눈'이라고 한다는 재미난 이야기도!

궁원 안과 방면..

밤에 불이 켜지는 지는 모르겠지만, 불 켜지면 은은하고 멋질듯!

처음 왔을 땐 몰랐는데, 차도 파네요~
한 잔 시켜봤습니다~ 맛은 굿!
이야~ 무려 1927년이니 90년이나 됐네요...
주소가 일본스러운 건 덤... (뭐 이름이 미야하라 안과이니...ㅎㅎ)

기념 사진 한 장 박고~

참고로 저 다리는 '중산녹교'라 불리네요.

청계천이 생기고 나서 광화문 일대가 참 좋아졌었는데
타이중도 이 일대가 녹천이 잘 정비되고 나니 더 정감 가고 좋네요~

불켜진 밤에도 꼭 한 번 와보고 싶네요~

그렇게 풍성(?)했던 타이중 점심 나들이를 마치고 이제 짜이로~~
잠깐이었지만 대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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