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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여행] 타이페이 양밍산 봄나들이

이미 봄기운이 만연한 타이페이 주말 나들이

by 딘닷

오키나와보다도 남쪽에 위치한 대만.
그래서인지 봄도 한국보다 일찍 오네요.
아직은 일교차가 좀 있는 편이지만 날 좋은 오후에는 기온이 25~6도를 웃돕니다.

한국은 보통 4월초중순에 벚꽃이 만개하는데,
대만은 벌써부터 벚꽃이 피기 시작했네요.

그래서 주말을 맞아 등산으로 찌뿌둥한 몸도 깨울 겸 동네 뒷동산(?)인 양밍산(陽明山)에 올라 봄꽃 구경 가보았습니다.
친구가 페북에 올린 꽃 사진을 보니 위치는 바로 비산암(碧山巖)!

內湖 碧山巖

114 대만 Taipei City, Neihu District, 碧山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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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암자 계단 입구.
한국의 벚꽃과는 다르게 흐드러지게 피었다기보단 송이송이 피고 색깔이 대부분 붉그스름하거나 핑크빛을 띄는 게 대만 벚꽃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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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나 일본의 벚꽃만큼 화려하고 웅장한 느낌은 아니지만 나름의 소박한 맛이 있네요.
그 자체로 '대만'스럽습니다~
뻐기듯 화려하게 피었다가 사그러들기보단 은은하고 순박한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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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이 꽤나 긴데 계속 오르다 보면 도교 암자가 하나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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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이 집에서 차를 타면 10분 거리에 있다는 사실...(저도 믿기지가 않네요 ㅎ)
제가 날씨가 거지 같은 타이페이를 그래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근처에 산해진미(山海珍味가 아닌 山海真美) 즉 산과 바다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맛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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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 사원 입구쪽에 위치한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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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입구..
한국 기와지붕과 중화 기와지붕의 차이라면 한국은 단청이 화려한 것과 대비해,
중화권은 지붕 위 장식들의 기교가 하늘을 찌를듯이 화려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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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암자의 백미는 바로 타이페이 시내의 전경이 한 눈에 바라보이는 전망대가 있다는 건데요.
이 사원 반대편 뷰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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쫘잔~
ㅠ 근데 오늘은 안개가 자욱히 껴서 시원~하게 보이지는 않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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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가 마치 '운해(雲海)'처럼 그윽한 정취를 자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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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기 빼곰히 솟은 타이페이101이 숨바꼭질이라도 하듯 안개 속에 숨어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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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이 향을 들고 참배하는 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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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께 바칠 헌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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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종교로서의 신앙이라기보다는 생활로서의 신앙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합니다.
유독 한국의 기독교(천주교+개신교)가 주일 미사/예배로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데 여긴 그냥 꼭 주말마다 사원 안 나가더라도 제사처럼 중요한 시기면 꼭 이렇게 참배를 드리곤 합니다.
일전에 소개했던 '춘절' '정월대보름' '귀신의 달'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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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뒷동산으로 오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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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메인 건물 (불교에선 보통 '대웅전'이라 하는데 도교 사원의 메인 빌딩은 뭐라고 하는지 몰겠네요;) 지붕은 기교의 끝을 보여줍니다.
용이며 사람이며 문양이며 그 디테일과 색채가 동네 사원치고는 꽤나 수려하네요.
세 명이라 그런지 처음엔 삼국지의 유비, 관우, 장비를 떠올렸네요. (그 중 한명은 정말 관우로 생각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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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원을 내려오면 白石湖吊橋라고 하는 흔들다리가 있습니다.
湖는 원래 호수라는 뜻인데 산에 위치한 湖는 진짜 호수를 가리키기보다는 골짜기를 의미하기도 하더라구요.
작년에 갔었던 竹子湖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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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리는 대만 3년 살면서 처음 건너보네요...
비산암은 한 번 가본 적이 있었는데 뒷 주차장에 이런 다리가 있는 건 모르고 그냥 지나침...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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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면 작은 마을이 있는데 주말을 맞아 벼룩시장 같이 농산물이나 이곳 특산품을 파는 가게들/노점상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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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는 앙증 맞은 하트 모양의 연못과 꽃섬이!! (대만대만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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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골목을 걸으면 무슨 동화 속 마을을 걷는 것과 같은 평온함이 느껴집니다.
캬~ 이게 바로 주말 아침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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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숲 옆에 아기자기한 까페가 하나 있어 들어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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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대만 가게의 모습이 참 정겹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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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게 아침을 즐기는 이 상팔자 강아지도 반갑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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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트인 골짜기를 배경을 지나치기가 아쉬워 나름 브런치(?)로 요기를 해 봅니다.
(배 채우기 위한 눈을 채우기 위한 마음의 양식이랄까?!)
모기만 없었으면 좀 더 여유 있게 있었을 것을 방충제를 안 뿌리고 와서 가려움에 쫓기듯 자리를 떠야 했던 게 유난히도 아쉬웠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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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설렁 걸어서 다시 다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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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센 등산 아니더라도 산 좋아하는 분들은 타이페이에 오시면 한 번 들러서 사원, 시내 파노라마 즐기고 가기 좋은 코스네요.
아마 대부분 관광하러 오시는 분은 절대로 알 수 없을 로컬스러운 주말 나들이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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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좋은 이유는 무엇이 됐든 위화감이 없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데 있지 않나 싶네요.
제 친구는 양밍산의 좀 더 깊은 곳에 갔는데 그 곳에도 제가 알지 못했던 비경들이 있었네요.

Qianshan Park

112 대만 Taipei City, Beitou District, 紗帽路116-15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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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번에 가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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