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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이렇게 살지 않나요?
02화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by
소정
Sep 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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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드라마에 나오는 단골 대사다.
이 말을 내가 첫째에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첫째가 태어나고 나도 아내도 부모가 처음이었기에
모든 게 낯설고 두려웠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를 안다가 떨어뜨리면 어떡하나 노심초사였고
목을 가누지 못하는 딸을 안고 있자면 목이 부러질까 봐 항상 긴장하느라 팔에 쥐가 나기 일수였다.
세탁기로 빨래하면 남은 세제가 아토피를 일으킬까 봐 돌이 될 때까지 손빨래를 했었고
배에 엎드려 자는 걸 좋아하는 딸을 위해 3시간이고 4시간이고 내 배 위에 아이를 뉘어놓고 있었다.
태어났을 때부터 예민한 기질인 아이라 2-3년 동안 새벽에 깨서 3-4시간을 울어재끼는 데,
아이를 안고, 업고 밤새 어르고 달래며 자장가를 불러주다 보면 동이 터버렸다.
유치원 다닐 때까지 호흡기의 문제가 있어 서울 큰 병원을 오고 가며
아빠가 건강하지 않아 우리 딸도 이런 몹쓸 병에 걸렸나 자책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지금은 어느 누구보다 건강하다!)
육아에 지친 어느 날, 너무 힘들어 가출을 했었다.
아내와 아이가 걱정돼 1시간도 못 버티고 들어왔다.(아내는 가출한지도 몰랐다.)
둘째에게는 미안할 만큼 첫째에게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현재 질풍노도의 시기인 초6인 첫째는
입에서 나오는 말의 반 이상은 "싫어.", "귀찮아.", "짜증 나", "안 해"다.
"큰 딸, 아빠랑 배드민턴 칠까?"
"귀찮아."
"해인아 아빠랑 자전거 탈까?"
"음... 타고 싶은데... 귀찮아."
"딸~ 과자 사줄까?"
"싫어."
"야~ 왜 다 싫고, 귀찮고 그래. 아빠가 너 어릴 때 밤새 안아서 재우고,
옷도 다 손으로 빨아 입히고,
내가
너를 얼마나 애지중지 키웠는데~"
딸의 대답,
"흠... 그건 내가 아기일 때라 기억나지 않아요~"
'빠직!!'
서운함과 울컥함을 담아 딸에게 외쳤다.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사실... 마음속으로 크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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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ch Book
다들 이렇게 살지 않나요?
01
아랍남자 같잖아!
02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03
내 거인 듯 내 거 아닌 내 거 같은 생일선물
04
뭘 쳐다봐!
05
나는 딸의 단축번호 1번이 될 수 없는가?
다들 이렇게 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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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바람길 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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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공간과 풍경을 그리고 글을 담습니다. 여행드로잉에세이 <우리가족은 바람길 여행을 떠났다 >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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