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의 해산물 사랑, 둘째의 고기 사랑

나는 둘 다 좋은데;;;

by 소정



우리 두 딸은 닮은 점 찾는 게 정말 어렵다.

첫째는 무채색의 티셔츠와 바지를 즐겨 입는다면

둘째는 분홍색처럼 울긋불긋한 레이스 달린 치마를 좋아한다.

첫째는 달리기, 줄넘기, 롱보드 타기 등 동적인 놀이를 좋아하는데

둘쨰는 인형놀이, 보드게임, 역할놀이 등 정적인 놀이를 즐겨한다.

또,

큰 딸은 자기 속마음을 1도 이야기하지 않는데

작은 딸은 속마음을 있는 여과 없이 말한다.

(속마음을 전혀 말하지 않는 것도 걱정되지만 있는 족족 말하는 것도 은근히 곤란하다.)


'우리 딸들이 맞나?'싶을 정도로

두 딸의 성향은 정반대이다.


두 딸은 먹는 것도 전혀 다른데,

첫째는 해산물파, 둘째는 고기 파이다.

"큰 딸! 새우, 꽃게가 왜 좋아?"

"흐음... 맛있으니까요!"

"작은 딸! 고기가 왜 좋아?"

"그냥!"

큰딸은 해산물, 작은딸은 고기를 왜 좋아하는지 물어보았지만 납득할만한 대답은 듣지 못했다.

미루어 짐작컨데,

큰 아이는 새우, 조개, 게처럼 해산물 특유의 고소함과 담백함을 좋아한다면

막내는 고기를 씹을 때의 식감과 구수함을 좋아하는 것 같다.

(막내는 자장면을 먹은 후 자장면에 들어 있는 고기를 입에 넣고 껌을 씹듯이 씹으면서 집에 돌아올 정도로 고기에 진심이다.)


두 딸의 음식 취향을 존중하고 이해한다.

허나 여기에 큰 문제점이 있다.


해산물을 좋아하는 첫째는

새우는 새우 몸통만 먹고 게는 등 껍질과 집게발은 먹지 않는다.

그리고 미더덕이나 굴은 좋아하지 않는다.

둘째는 고기 중에 살코기만 먹는다.


그러다 보니 식사를 하면 곤란한 경우가 종종 생긴다.

해산물을 먹으면 새우 머리, 게 등껍질, 집게발, 미더덕 등만 남게 되고

삼겹살을 먹을 때는 비계와 오도독뼈가 붙인 부위는 한 곳에 탑처럼 쌓이게 된다.


자! 그럼 아이들이 먹기 싫다고 남긴 이 부위들은 누구의 것일까?

예상하듯이 다 내 몫이다.

'어두일미'를 마음속으로 외치며 새우 머리를 쪽쪽 빨아먹고

게 등껍질을 숟가락으로 싹싹 퍼서 밥에 위에 얹어 먹고 미더덕의 따뜻한 바다향을 느끼며 음미한다.

삼겹살에 붙어 있던 비계를 바짝 구워 쌈장에 찍어 먹기도 하고 오도독뼈를 꼭꼭 씹어 먹으며

내 치아의 안위를 확인하기도 한다.

혹시나 나를 짠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새우 머리, 게 등껍질, 미더덕, 비계, 오도독뼈도 잘만 먹으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절대로 내가 새우와 게 몸통이나 삼겹살의 살코기를 먹지 못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다만... 굳이 누군가 나에게 고소한 게살이나 담백한 살코기도 먹고 싶지 않냐고

물어본다면 GOD의 노래 한 구절을 불러주고 싶다.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아니야! 어머니도 짜장면을 좋아하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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