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니가 보인 날

by 조아름

윤우가 태어난 지 111일째 되던 날

며칠 전부터 윤우의 입 아랫부분에 작고 하얀 무언가가 보여 처음엔 분유 찌꺼기가 묻은 건가 싶었다. 그런데 그날은 유난히 선명하게 보였고 입을 벌려 확인해 보니 그것은 단순한 잔여물이 아니었다.

바로 윤우의 첫니였다.



최근 들어 이유 없이 심하게 우는 날이 잦았고, 손을 입에 넣거나 침을 많이 흘리는 모습이 보였다. 며칠 전부터는 메롱을 자주 하던 윤우의 행동도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이 작은 아이가 생살을 뚫고 치아를 만들어내는 고통을 겪고 있었던 것이다. 마음이 아프면서도 참 기특하고, 뭉클했다.



앞으로 윤우는 이보다 더 큰 고난과 역경을 마주할 것이다. 그래서 오늘 이 첫 치아는 세상과 직면하는 첫 관문 같았다.



윤우를 뱃속에 품고 있을 때 나는 이렇게 기도했었다.

"파도를 만났을 때 주저하고 무너지는 아이가 아니라, 담대하게 그 물결을 마주하고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는 아이가 되게 해 주세요."



문득 50일 즈음에 겪었던 크룹이란 호흡기질환 진단으로 대학병원으로 전원 조치되어 일주일간 입원한 때가 떠올랐다. 몸보다 큰 환자복을 입고, 작은 팔과 다리에 주삿바늘을 꽂은 채 병실에 누워 있던 윤우는 아픈 와중에도 엄마를 향해 웃어주었다. 아가보다 더 울고 있던 엄마에게 위로와 큰 힘이 되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 윤우는 그런 아이이다.

자신의 아픔을 겪어 내면서도 웃으며 남에게 위로와 힘을 줄 수 있는 아이.



나는 오늘도 기도한다.
어떤 시련 앞에서도 웃으며 걸어갈 수 있는 아이가 되기를.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자립심과 주변을 돌아볼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로 자라나기를.



윤우의 첫니를 바라보며 엄마는 조용히 그러나 대담한 기도로 오늘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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