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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녀녕 May 09. 2024

소나무와 대나무의 번식 방법

나무 같은 사람들

[여름: 제5부]



본가에 작은 허름한 마당이 있는데 마당 한 귀퉁이에 작은 나무 한 그루를 심었으면 좋겠다던 아버지의 말이 생각이 났다. 나는 어떤 묘목을 고르면 좋을지 고민을 하다가 소나무와 대나무로 선택지를 좁힐 수 있었고 그 나무들이 갖고 있는 특징과 번식 방법을 찾아보았다.

소나무의 경우 씨앗으로 재배하기 쉽고 대량으로 생산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그런 소나무도 오랫동안 자신의 영역에서 누군가의 괴롭힘 없이 지내게 되면 더 이상 번식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러 사람들이 소나무 주변의 나무를 긁어내거나 뿌리를 굴삭기로 자극을 준다고 한다. 그 자극을 받은 소나무는 위기감을 느껴 순식간에 자손을 번식시킨다고 한다. 그에 반해 대나무는 어느 땅에서나 잘 자라는 나무인 만큼 생명력이 매우 강하다고 한다. 다시 말해 생명력이 매우 강하기에 대나무를 마냥 자라게 둔다면 나중에 감당이 안 될 만큼 뿌리가 번성하여 가정집도 망가뜨릴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그래도 가정집 마당에서 키우고 싶다고 한다면 심기 전 뿌리가 번식하지 못하도록 마당 중간에 시멘트를 부어 사전에 방지를 해야 한다고 한다. 관련 내용을 읽고 곰곰이 대나무를 떠올려 보았을 때 홀로 자란 대나무가 아닌 대나무숲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유가 그 이유였구나 싶었다.

 

 나무(목)는 열 십과 사람 인이 결합된 것으로 양팔을 벌리고 서있는 사람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하며 큰 나무를 닮았다고 하여 나무 목이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나무는 사람을 의인화한 상형문자인 만큼 사람과 많이 닮아 있으며 소나무와 대나무의 특징에서도 그 닮음을 찾을 수 있다.

 소나무처럼 우리 또한 현재 주어진 환경이 주는 안락함을 느끼게 되면 더 성장하지 않고 안주하게 될 수 있다. 하지만 주변 환경의 변화로 인해 위기감을 느끼게 될 때 우리는 다시금 자극을 받아 성장을 하게 된다. 그래서 변화로 인해 혼란스러움을 경험하게 될지라도 내가 또 성장을 하겠구나라고 받아들여보는 긍정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대나무의 강한 뿌리 번식 처럼 우리는 끊어내기 어려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에  압도당할 때가 있을 것이고 그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마당 중간에 시멘트를 붓는 것처럼 우리라는 존재가 흔들리기 전에 과도한 생각을 끊어낼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상생활에서 시멘트 붓기와 같은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땀이 흠뻑 젖을 정도로 달리기를 하거나 휴일에 등산을 가는 것이 나만의 시멘트 붓기이다. 이런 활동을 할 때면 갖고 있던 잡념이 사라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을 느끼곤 한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결국에 어떤 묘목을 사야 할지 고민을 하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할머니와 어린 시절에 살던 마당에 대나무가 많아서 좋았다고 했던 그 말이 자꾸 맘에 걸려 대나무를 구입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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