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코치
한 손님이 매장에 들어오셨다. 순간, 자연스럽게 복장을 스캔했다.
올리브색 백팩, 연한 아이보리 반팔, 카키색 바지, 연두색 신발, 진녹색 시계 스트랩.
속으로 ‘그린, 접수!’
손님이 물건을 둘러보시길래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혹시 초록 계열 좋아하세요?”
손님은 살짝 웃으며 “네...”라고 답했다.
그래서 예쁜 기하학무늬가 들어간 초록색 물건을 추천드렸다.
“이 상품 어떠세요?”
“예쁘네요~!, 그거 주세요 “
손님마다 물건을 사는 기준은 제각각이다. 어떤 사람은 디자인만 보고 바로 사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실용성과 합리성을 끝까지 따져본다.
처음엔 안 살 것 같았던 분이 매대 앞을 서성이셨는데, 제품의 실용성을 설명드리자 바로 구매하셨다.
친구는 일할 때 진상손님이 오면 짜증 난다고 했는데, 나는 그냥 쳐다보고 관찰하는 편이다. 진상 때문에 내 감정이 영향받지 않게 한다.
‘왜 저렇게 말하고, 행동하게 되었을까’ 일차적으로 일단 궁금한 마음이 든다. 누군가와 같이 오게 되면 그 사람들도 보게 된다. 부모든, 친구든, 연인이든. 비슷하다.
또, 나는 저런 행동을 하지 않도록 더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한 매장에서는 한 직원에게만 계속 불만이 들어온다고 했다. 표정과 응대가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산 옷을 전부 환불하고 돌아간 일도 있었다고.
사람의 마음은, 표정과 말투 하나로도 쉽게 오고 간다.
지갑이 열렸다 닫혔다 한다.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들 수는 없지만, 이왕 하는 일이라면 밝은 에너지를 주고받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그리고 미소를 지으면 나부터 좋아진다.
애 셋넷?
한 영상에서 자녀 세명의 다복한 가정이 나왔다. 나는 예전부터 아기는 많이 낳고 싶었다. 세명... 네 명....(?) 아들 딸 골고루. 내가 삼 남매라 그 영향도 많이 받았다. 지금 이 시대에 이렇게 낳고 싶은 사람 극히 드물 것 같긴 하다.
엄마의 부탁
엄마가 할아버지의 책을 써달라고 부탁하셨다. 할아버지와의 대화를 떠올리면 삶을 천천히 정리해 가시는 모습이 보인다. 물건을 태우시고, 오래된 일기나 목회록도 없애시고 계신다.
앞에서는 담담한 척 하지만 그 모습을 볼 때면 나도 모르게 슬퍼진다. 나 역시 할아버지가 안 계신 세상을 마음 한구석에서 조용히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너무 슬프지 않게. 그렇지만, 그 시간이 아주 아주 천천히 왔으면 좋겠다.
책 집필 이야기를 꺼냈더니 할아버지는 “요즘은 농사만 지으니 머리를 안 써서...” 하셨지만, 오랜만에 무엇인가 할 일이 생기셔서 좋아하시는 것 같다.
러브.. Bug
잠들기 전, 방 안에서 러브버그 한 쌍을 발견했다.
... 설마?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니, 형광등 덮개 안에서 무언가 꿈틀거린다. 러브버그인지 모기인지 정체는 모르겠지만, 몸이 근질거릴 만큼 소름이 돋았다.
벌레를 무서워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 수가 많아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결국, 녀석들 때문에 새벽 세 시까지 방 안을 동동거리며 돌아다녔고, 한숨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저번에는 실수로 초파리를 먹었고, 오늘은 러브버그들과 밤을 새웠다...
한국의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한 번만 더
운동하다가 너무 힘들 때 “한 번 더”를 해내야 진짜 근육이 자극된다고 한다.
런닝을 끝내고 지쳐서 복근 운동을 할까 말까 계속 망설이다가, 그냥 영상을 틀고 시작해 버렸다. 끝내고 나니, 역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한 번 더’ 행동하는 습관이 쌓이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