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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선 Jul 02. 2023

기획팀 직장인의 덕목, 미움받을 용기

INFP의 직장생활 극복기 6

어쩌다 보니 기획자의 삶을 살고 있는 나. 오늘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인, 미움받을 용기에 대해 얘기해 보겠다.


감수성 풍부하고 마음이 여린 INFP. 나는 모두가 나를 좋아하면 좋겠다는 욕망이 있었다. 그런데 홍보대행사의 기획자로 일하면서, 이러한 욕망은 포기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기획자는 중간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는 광고주와 제작팀의 입장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것 참 쉽지가 않다. 모두가 원하는 한 가지 정답이 있다면 모르겠으나. 대부분의 경우, 각자의 입장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광고주는 영상 편집본을 최대한 빨리 받아보고 싶어 한다. 그런데 영상팀은 이미 일정이 가득 차있는 상황이다. 그러면 기획자로서 당연히 광고주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마음이 더 가는 것은 같은 회사 사람이다. 안 그래도 매일 야근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우리 것도 빨리 해달라고 하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이때 고려할 것은 광고주와의 의견 조율이다. 하지만 영상팀이 원하는 일정에 맞추기는 쉽지 않다. 이제 서로 끝과 끝에 위치한 이들의 입장 차이를 줄여야 할 때다. 양 측에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어쩔 수 없이 미움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보다 더 끔찍한 상황이 있다. 기존에 조율을 마친 건이 있었는데, 갑자기 광고주가 말을 바꿀 때다. 그러면 파워 을인 홍보 대행사의 기획자로서, 그들의 요청을 거부할 수가 없다. 이제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영상팀에게 소식을 전해야 한다. 그들이 왜 갑자기 이러는지 모르겠다, 등의 광고주 험담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풀어주려 노력해 본다. 이해를 해주는 경우도 있으나, 그러지 않는 경우도 많다.


입사 후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이런 상황은 피하고 싶다. 언제쯤 남들의 미움에 관대해질 수 있을까.


이 때문에 나는 여전히 탈 대행사 혹은 퇴사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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