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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랑씨 Feb 20. 2022

입술-7.1

일곱째 날, 7월 13일 금요일


 일곱째 날, 7월 13일 금요일


오전 7시, 귓가에 흘러들어오는 유연하고 부드러운 알람 소리가 나를 애무하듯이 깨운다. 어제의 선명하고 명확한 사진과 같던 사건들이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머릿속 뇌의 방들을 누린다. 어젯밤은 꿈을 꾼 것처럼 말이 되지 않았다, 계획적이지만 동시에 충동적인 모든 특이점이 한자리에 모여 뒤섞여 춤을 추는 아름다운 밤이었다.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채 실실 웃으며 발을 구르는 지금, 새하얗고 하늘색의 부유한 공간을 헤엄치며 날아다니는 기분이 들었다. 이 편안함과 몽글몽글한 감정을 잊기 싫었고, 곧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고통스러웠다.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아침 단장을 시작한다. 아침 단장을 위해 방에 들 어온 순간, 어느새 많이 진열된 입술들 덕분에 웃음을 멈추지 않는다. 그들은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서로의 아름다움을 뽐내기에 바쁘다, 하지만 각자의 아름다움을 존경하며,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려는 것이 보여 공동체가 느껴지며 서로의 결속을 확인할 수 있어, 그들의 감독된 도리로써, 보기 좋았다. 그들의 아름다움과 욕망은, 서로 원했고 공명을 통해 더 큰 에너지와 극명한 강조를 이뤄 냈다. 개인의 존재는 외부의 존재를 침범하지 않되, 외부의 존재와 함께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 외의 극적인 효과가 생기는 것이, 공동의 의미이자 내가 이들을 한자리에 모은 이유이다. 그들은 너무 외로웠고, 처절 한 싸움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현재, 나라는 존재의 구원자 덕분에, 이들은 선택받았고, 함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들끼리 뽐내고 서로 마음껏 자극할 수 있도록 방을 빠져나왔다.


 아침 일찍, 문자가 하나 와있었다. 오늘 저녁 콘서트에 관한 문자임을 확인하고 서둘러 오늘의 일정을 확인해본다. 그동안 너무 바쁘게 지내다 보니, 오늘 오후 19시, 파리 아레나에서 시작되는 롤링 스톤즈의 월드투어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오늘 그들이 나에게 불러주는 사랑의 노래 그리고 몸짓을 느낄 생각에 온몸에 전율이 돋기 시작하였다. 믹 재거와 키스 리처즈 듀오를 드디어 내 눈으로 볼 수 있다니, 그들의 기타 소리와 목소리 그리고 춤사위를 내 눈으로 볼 수 있다니, 이런 기적 같은 일을 평생 바라 왔지만, 매번운은나를 피해 갔다. 하지만 오늘 저녁, 공중에 떠있는 별과 행운들이 내 앞을 수놓을 것이다. 나는 그곳에 도착한 후, 나와 그들 사이의 사랑을 만끽하고 그들과 함께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형 이상 학적인 사랑을 공명할 수 있을 것임이 틀림없다. 확언한 뒤, 문자 속 표를 휴대전화기 속에 저장한 후, 옷을 갈아입고 문밖을 나선다.


 오늘은 날이 흐리다, 먹구름에 가로막힌 햇빛은 나와의 인사를 다음으로 미루었다. 햇빛이 없는 하루는, 여름임에도, 공기는 차가우며 무겁고 바람은 공포 서럽게 불어온다. 세상은 지금 당장에라도 멸망할 듯 이 바람을 생산해내며, 우리가 그동안 구현해낸 모든 것을 쓸고 지나갈 것처럼 우리를 협박한다. 나무들 은 울상을 지으며 흔들거리며, 꽃들은 악착같이 피워낸 꽃잎을 지키기 위해 죽기 살기로 노력한다. 그들 의 우울함과 용감함에 손뼉을 치며, 지하철을 탄다. 지하철 안에서는 어젯밤의 일 때문에 부족했던 수면을 조금이나마 보충한다. 꾸벅꾸벅 자리에 앉아 졸음을 거부하지 못한 20분 뒤, 역에 도착하였고 계단에 올라선다. 빌어먹을 회사 앞에 도착하였고, 자리에 갔을 때는, 이미 많은 동료가 도착해 있었다. 그들은 나에게 어제 조퇴에 대한 안부를 물었고, 걱정했다며 쓸모없는 위로를 건네준다. 그들에게 움직일 리 없는 안면의 근육을 억지로 가동해 쓴웃음을 건네며 감사함을 표한다. 그 후, 그들은 다시 모여, 파리에서 발생하는 미친놈 연쇄살인마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머리를 부수고 입술을 잘라가는 절대 악의 사이코패스를 욕하고 무시한다. 그들의 현재 자신들의 상태와 모습 그리고 존재에 대한 무가치를 인지할 수도 없음에도, 내가 한 행동에 대한 비난과 질책을 듣고 있자니 코웃음이 나왔다. 내가 무엇인가 모자라 있는 상태에서 그들이 나를 비난하면 화가 나며, 그들의 비난에 반론하고 싶으며, 기분이 나쁘겠지만, 나는 그 들의 생각 이상으로 높은 존재이기에, 그저, 무지하기에 할 수 있는 비난이라 생각한다. 그들의 비난은 그저 나에게, 무의미함을 이야기한다. 어제 그들의 비난에 식은땀이 나고, 도덕적인 움직임이 포착 되었던 나의 모습이 너무나 부끄럽고 창피하다. 어찌, 이들의 이야기에 창피할 수 있었을까. 내 머리를 한 대 쥐어박는다. 쓴웃음을 지은 채, 물티슈를 꺼내, 자리를 정리하고, 평소와 같이, 글쓰기를 시작한다. 아 참, 더 이상은 기사를 보지 않는다, 이미 무수한 기사가 쏟아져나왔고심 지어 나의 주위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기 에, 이 정도면 충분하다.


글쓰기를 통하여 내면을 비워 내는 작업을 시작한다. 오른쪽 눈썹을 중지로 쓰다듬으며 칼럼을 통해 세 상을 바라본다. 내 주위의 슬퍼하는 낮은 자들, 그들을 바라보며 웃음을 지닌 가진 자들, 그들을 관망 하는 자들, 낮은 자들을 도우려 하는 자들, 가진자에 빌붙는 자들, 가진 자에 자신을 투영하는 낮은자들 등 그들을 나의 시선으로 비판하고 사람들에게 이들의 추악한 면을 부끄러울 정도로 직관적으로 서술한다. 나의 칼럼 속, 나는이세상이 너무나 싫다. 온갖 것들은 위선적이며, 멍청하기 짝이 없고, 이상주의자 들을 거짓말쟁이와 멍청이로 치부한다. 썩어빠진 냄새나는 보수주의자들은 나의 등장 때문에, 항상 머 리를 보호하고 다녀야 할 것이다. 나는 그들의 머리를 철퇴로 내려찍을 것이며, 그들의 이미 썩어있는 시체를 끌고 이상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인간은 이상을 향해 나아가야만 하는 존재이며, 비록 현실이 녹록 지 않더라도, 기존의 것을 전복시키길 노력하고, 이상을 위해 현재를 파괴할 줄 알아야 한다. 나의 글쓰기는 이상, 인간과 사회의 존재를 잊어버리고, 신경 쓰지 않는 보수주의자들과 문외한들을 자극하며 그 들을 나의 이상 속으로 초대한다. 나의 이상 속, 모든 이들은 서로 위하고, 서로의 욕망을 표출하며, 모두가 아름다울 준비를 마친다. 그들은 동일체인 동시에 복합체인 상태에 이른다. 나는 모두를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어있으며,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가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갈 것을 선언한다.


 글을 정리하는 와중, 동료가 점심을 먹자며 어깨를 감싼다. 점심 제의를 승낙하고 어깨에 묻은 더러움을 털어낸다. 쌀쌀한 점심, 국물이 있는 요리를 먹기로 선택했고, 근처 쌀국수를 판매하는 레스토랑으로 다 같이 걸어갔다. 쌀국수를 시켜, 추위에 지치고 빗소리와 닮은 면을 먹으며 마음의 안정을 취한다. 오늘의 메뉴 선택은, 오래간만에 찾아온 합리적인 선택이었고, 음식에 대한 욕구는 입을 즐겁게 해 주었다. 음식에 집중한 덕분에, 다른 이들의 들을 필요 없는 헛소리와 입맛이 떨어지는, 음식을 먹는 입술의 움직임을 보지 않아도 됨에 감사함을 느꼈다. 계산한 후, 그들과 헤어지며, 카페에서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을 구축한다. 알롱제 한잔과 설탕 4개를 주문한 후, 오른쪽 눈썹을 중지로 쓰다듬으며 창밖을 바라본다. 오색 찬란한 빛을 내며 창문을 타고 흐르는 빗방울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빗방울은 항구에 도착한 선원과 같이 창문을 쓰다듬고 껴안는다. 그들의 사랑과 소리를 즐기며 커피를 마신다. 한 모금 넘어감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느끼지만, 이처럼 경제적이며 효과적인 일이 있으랴. 잠시 온 세상이 반짝 였다. 제우스가 천둥을 떨어트렸다. 나를 비난하는 자들과 아름다움과 신에 대한 사랑을 알지 못하는 고 약한 인간들에게 던지는 형벌임이 분명하다. 신들의 신, 나는 그를 위해 아프로디테와 함께 열심히 축제를 준비하고 있음을 알고 있기에, 그는 나를 보호해주며, 나에게 반하는 자들을 형벌로 다스린다. 얼마나 든든한 아군이며 의지할 진리인가. 제우스의 든든한 지원과 보호를 등에 업고, 여유롭고 달콤하게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즐기는 것에 영롱한 저너머의 세계를 경험한다.


 일터로 복귀한다. 노동을 시작한다. 정리를 끝내지 못한 칼럼을 정리한다. 칼럼 속의 나는 맹수와 같이 포악하지만, 포유류임을 잊지 않고 가족을 돌보는 따뜻한 모습을 하고 있다. 내가 낳은 칼럼을 보며 오타를 정리하고, 불필요한 문장을 삭제하며, 강조하고 싶은 문장들을 정리한다.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다시 한번 천천히 읽어보며, 고칠 곳을 찾고, 어색한 문장들을 다시 손보며, 변증법에 따라, 정반합을 점검 한다. 수많은 검토를 마친 후, 칼럼을 기고하고 오늘의 업무를 마무리한다. 오늘은 금요일, 15시 퇴근이 가 능한 노동의 유연제에 박수를 보낸다. 15시가 된 지금, 자리를 정리하고, 주위의 동료에게 주말을 잘 보 내라는 식의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재빠르게 회사를 빠져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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