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대박보다는 일상
서은국의 <행복의 기원>에서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했습니다. 한 번의 대박보다는 일상의 작은 즐거움들이 더 많을수록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한다고 합니다.
이런 면에서 그림을 그리면 수많은 작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소재를 찾을 때부터 완성작을 감상할 때까지 전 과정에서 말이지요.
그림을 그리다 보면 보이는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일상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어요. 인물화를 그릴 때는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의 모습이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한껏 멋을 내고 경쾌하게 걷는 사람들, 친구들과 재잘거리며 걷는 소녀들, 볼이 빨갛게 물든 통통한 아이. 이들과 마주치며 걷는 그 길과 시간이 빛나는 장면으로 남습니다. 흰 도화지에 처음 연필선을 그을 때의 망설임이나 설렘, 반복되는 연필선과 붓질에 빠져들 때의 평화로움은 참 기분 좋은 감정입니다. 물론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지만 대체로 실망감보다는 성취감을 더 많이 느꼈습니다. 잘 그렸든 못 그렸든 그 과정을 충분히 즐긴다면 결과물은 부차적인 문제니까요.
알고 있는 자는 좋아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못 따라간다고 하잖아요. 그리는 과정 하나하나가 모두 즐거운 경험이 된다면 행복은 멀리 있지 않겠지요. 그림을 그리며 자잘 자잘한 기쁨과 즐거움의 힘을 믿어보렵니다.
자잘 자잘한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