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불교 유적지 순례기 : 바라나시편
2018.10.10~2018.10.12
삶과 죽음의 경계가 이곳에 있을까?
바라나시라는 명칭은 이 곳이 겐지스강으로 흘러드는 바라나 강과 아시 강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두 강 모두 큰 하천이라고 부르기에는 적당치 않은 상태에 있다. 힌두교인들에게 있어서 바라나시는 지금도 하르드와르, 웃자인, 마투라, 아요다, 두와르카, 칸치푸람등과 비견되는 칠대영장에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이 곳에는 3만 이상의 바라문 승려가 살고 있으며 또 연간 백만명에 이르는 순례자들이 찾아든다.
불타의 세계, 나까무라 하지메
1. 제발 물 좀
알라하바드에서 바라나시로 가는 버스표는 133루피였다. 보팔에서부터 지금까지 이동하는 동안 먹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배가 너무 고팠다. 거기다 목은 더욱 말랐다. 물이라도 사고 싶었지만, 필요할 때 꼭 파는 사람은 버스에 올라오지 않았다. 출발 30분 후, 운전기사가 내 왼편에 앉은 승객에게 물심부름을 시켰다. 나도 같이 부탁드렸다. 얼른 뛰어가서 물을 사 오셨다. 지나가는 슈퍼를 볼 때마다 생각은 했었지만 시도할 엄두는 내지 못했었다. 내가 내리면 나를 두고 도망을 갈 것 같았다. 7시간 만에 먹은 찬물은 내 머리를 울렸다. 부르르 떨고 있으니, 나를 보고 승객들이 소리를 내며 웃었다. 버스기사도 나를 보고 씩 웃었다. 그의 이빨이 *구트카 때문에 붉게 물들어 있었다.
*구트카 : 인도의 씹는담배다. 슈퍼에 가면 불량식품처럼 매달려 있다. 바닥에 침을 많이 뱉으시는데, 구트카를 뱉기 위해서이다. 나도 씹어 봤는데, 턱이 나갈 것 같다. 맛도 더럽게 없다.
2. 돌을 왜 던지냐?
바라나시에는 6시 반쯤 도착했다. 도착하기 몇 분 전, 버스 기사가 나에게 호텔은 예약했니, 어디로 가니 이것저것 물었다. 자기가 릭샤와 호텔을 운영 중이란다. 나를 데리고 가서 수수료를 받을 생각인 것 같았다.
버스 터미널에 내리자마자 *릭샤왈라들이 몰려들었다. 2,500~400 루피까지 다양하게 외쳤다. 200 루피가 아니면 가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단호박처럼 뒤로 돌았다. 세 발자국째에 누군가 200을 불렀다.
판데이가트로 가는 도로가 꽉 차, 옆의 릭샤와 오토바이와 거의 맞닿아 있었다. 옆의 사람과 너무 가까워, 괜히 내 것을 훔쳐갈까 두려워 양손에 힘을 줬다.
릭샤에서 내려, 구글맵의 화살표가 가리키는 골목으로 들어갔다. 놀고 있던 아이들이 나에게 달려들었다. 수문장처럼 다짜고짜 돈을 달라며 손을 내밀었다. 주지 않으니 멀리서 떠나가는 나에게 돌을 던져댔다. 너무 아팠다. 아픔이 조금 가시자 짜증이 확 났다. 찌그러진 내 표정을 봤는지 조금 컸던 아이가 돌을 던진 아이에게 슬리퍼를 벗어던져줬다. 경쾌하게 회전하며 날아가 아이의 등짝을 갈겼다. 소들과 몇 번 마주치고 옴레스트 하우스에 도착했다.
*릭샤왈라 : 릭샤는 뚝뚝이라고 불리는 3륜 오토바이이다. 배틀그라운드에서 탈 수 있다. 왈라는 사람? 운전사라는 뜻인 것 같다. 너무 위험하다.
3. 옴레스트 하우스
한국인들이 많이 머무는 숙소는 빤데이*가트 쪽에 몰려 있었다. 이 가트에 철수 씨와 선재 씨가 운영 중인 보트도 있었다. 굳이 이곳으로 간 것도, 맘 편히 쉬고 싶었던 게 컸다. 나와 같은 피부색, 같은 말을 하는 사람 옆에 있고 싶었다. 도미토리도 운영 중이었지만, 내가 갔을 때는 이미 차 있었다. 선풍기가 있는 싱글 룸을 이용했는데 가격은 300루피이었다. 매니저가 붉은 해병대 옷을 입고 있었다. 다행히 한국 분들이 꽤 많았다.
*가트 : 강이나 호수가의 계단 형태의 구조물
4. 버니까페
생각해 보니 한 끼도 먹지 않았다. 가트로 가는 길에 위치한 버니카페에서 돈까스, 돼지김치볶음밥 세트를 먹었다. 인도에 와서 처음 먹어보는 돼지고기였다. 배가 너무 고프기도 했고, 오랜만에 먹는 김치 덕분이었는지 정말 맛있게 먹었다. 배가 부르니 행복했다. 힘들고 우울했는데, 먹는 것만으로도 기분전환이 됐다. 가격은 300루피 정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국 분들도 많이 오시는 것 같았다. 사장님은 한국어와 일본어도 모두 잘하셨다. 한국어 메뉴판도 있다.
5. 수안 씨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통해 수안 씨를 만났다. 수안 씨도 알라하바드를 통해서 이곳으로 왔다고 했다. 여행을 시작한 지는 약 9개월의 고수 여행가셨다. 인도는 2번째, 바라나시도 2번째라고 하셨다. 세계여행 중이라고 하셨는데 정확히 어디를 다녀오신지는 묻지 못했다. 다음 목적지는 네팔이라고 하셨다. 취미는 기타를 치시는 것이라고 하셨다.
수안 씨가 없었다면 바라나시를 제대로 보지 못했을 것이다. 바라나시에 있는 동안은 수안 씨 뒤를 쫓아다니며, 라씨, 뿌자, 보트, 화장터를 모두 큰 수고 없이 찾을 수 있었다. 다른 채팅방은 모르겠지만 인도네팔 채팅방의 경우 활발하게 활동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도움을 구하고 동행을 구하기 수월했다.
수안 씨와 첫날 만나 짧게 이야기를 나눴다. 내일 아침 같이 일출을 보기로 하고 방으로 올라갔다.
6. 꽃집
인도에는 꽃을 파는 꽃집이 많다. 가게로 된 곳보다는 길거리에서 파는 꽃집이 많다. 이곳에서 꽃들은 사람들에게 보단 신들에게 바쳐지는 것 같다. 신들의 기쁨을 위해 사원과 강에 뿌려진다. 우리나라에도 꽃집이 많다. 특별한 날이 아니면, 보통은 가게에서 꽃을 살 수 있다. 그리고 보통 우리나라의 꽃은 신들이 아닌 사람들에게 간다. 두 꽃이 다른 꽃일까?
두 꽃 모두 결국엔 같은 곳으로 향하지 않을까. 인도의 꽃은 보이자 않는 신들에게 가지만, 결국 다시 사람들에게 돌아온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들을 아름다움에 바쳐 아름다움을 얻길 바란다.
좋은 것을 바쳐야, 좋은 것이 돌아온다는 걸까? 나와 신의 관계가 기브엔 테이크라면, 치사빵구다.
7. 오도모스 범벅
일출을 보기로 약속한 시간은 5시 45분이다. 얼른 잠을 자야 하는데, 피곤한 탓인지 발이 너무 뜨거웠다. 이리저리 뒤척였다. 결국은 물 양동이에 발을 담그고 나서야 잠을 잤다. 잠을 자다가 축축한 이물감에 잠에서 깼다. 뭐지;; 만져보니 냄새가 오도모스 냄새였다. 나의 잠꼬대로 한 움큼이 침낭 위에 짜져 있었다. 온몸을 오도모스에 바르고 나서야 다시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날 아침, 잠결에 이를 닦고 있었는데 거품은 나지 않고 입안이 서서히 마비되고 있었다. 뭔가 이상해 치약을 보니, 오도모스였다. 오도모스 대용량은 거의 치약과 비슷했다. 덕분에 입안 보습도 하고 다른 효과를 알아냈다. 모기 기피제이기도 하지만, 이미 물린 곳에 발라주면 이내 가려워지지 않았다. 오도모스는 적은 것이 15루피 큰 것이 30루피 정도 하였다. 얼얼해진 입을 물로 헹구고 일 층으로 내려갔다.
8. 일출
수안 씨는 아직 잠을 자는 듯했다. 알라하바드에서 이틀을 머물렀으니, 거기서 분명 고생했을 것이다. 문을 두드리길 포기하고 밖으로 향했다. 밖은 아직 6시가 되지 않았음에도 밝았다. 가트 쪽으로 내려가니 여기저기서 보트를 타라고 나를 불렀다.
안개로 일출은 볼 수 없었다. 보트를 타도 별것이 없을 것 같아, 가트에 앉아 해가 뜨는 것을 봤다. 잠시 동안 안개 위로 해가 떴지만 다시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 매니저의 말이 맞았다. 어차피 보이지 않으니 늦게 나오는 것이 정답이었다.
9. 가트에 앉아서
가트를 따라 걸었다. 소의 시체가 강변에 걸쳐 있었다. 개들은 죽은 소 옆을 얼쩡거렸다. 조금 더 걸으니, 목욕을 하시는 분들이 나온다. 몇 년 전에 이곳에 들어갔던 한국 청년이 죽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병균 때문이 아니라, 몸이 극도로 피곤한 상태에서 들어가서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였다. 법적으로 인도에서 죽은 사람은 인도 밖으로 나가지 못해, 이곳에서 장례를 치렀다고 한다.
혹시나 물이라도 튈까 봐 도무지 가까이 가고 싶은 생각도 안 들었다. 이곳을 기원으로 하는 병원균도 엄청나다고 하는데, 도대체 저 사람들은 어떻게 멀쩡한 것일까.
10. 믿음에 관하여
더럽기만 한 물이, 무엇이 성스러운 것일까? 무엇이 그토록 갠지스 강을 성스럽게 만드는 것일까?
나는 이 강물이 성스럽고 깨끗하다는 것을 믿지 못한다. 아마 단지 그 차이일 것이다. 물을 떠 와서 성분 조사를 하여 어떤 병균들이 들어 있는지를 보여주더라도, 이곳 사람들에게 겐지스 강의 신성함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나의 신성함은 아마 병균 수와 관련이 있나 보다. 내가 생각하는 신성한 물에는 병균 따윈 있을 수 없으니까 말이다. 내 생각대로면, 진정한 성수는 3차 증류수에 가까울 것이다.
내 머리는 믿기 위해서 이해가 필요하다고 자꾸 우겼다. 그러면서도 힘이 빠지면 이해하는 것을 가장 먼저 버리면서 말이다. 나는 믿지 않기 위해서 이해하려고 하고 있었다.
네이버에서 연재하는 양영순 작가의 덴마라는 웹툰에서 나온 대사를 옮겨 적어 왔다. 꼭 강해지고 싶다는 인물에게, 그게 진심이냐고 묻는 말에 괜히 찔려서 다시 적어보며, 믿는다는 말과 정말 믿는 것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진심으로 이 상황에서 벗어나길 원합니까?
저를 찾는 대부분의 하이퍼들은 많은 돈을 버는 게 목표예요. 돈, 절대적으로 여겨지는 그들의 명백한 동기죠.
훈련 초기의 그들은 그 누구보다도 열성적으로 일합니다. 훈련의 강도가 오를수록 더 열심을 내는데도, 반드시 끝가지 남을 것처럼 보여요.
하지만 훈련이 극한에 이르면, 정말 거짓말처럼 대부분이 떨어져 나가도 오히려 처음에 불안했던 친구들이 극한의 단계에서 놀라운 뒷심을 내죠.
모든 훈련을 견뎌낸 약 10%, 중도 포기한 친구들과는 다르게 이 친구들의 공통점은 돈 이외의 뚜렷한 자기 소망이 있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지로 씨는 이 지긋지긋한 슬럼가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했죠? 좋은 소망이에요. 하지만 사람들은 종종 현실의 괴리를 덮으려 자신까지 속이는 경우가 있잖아요?
지로 씨의 소망이 힘을 가지려면, 본인의 밑바닥으로부터 답이 나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묻죠.
지로씨...당신은 정말 진심으로 지금의 이 상황에서 벗어나길 원합니까?
웹툰 덴마, 양영순
* 퀑이라는 초능력자가 있는 세계관. 퀑은 마약을 하면 초능력에 영향을 받음. 지로는 마약중독자이고, 자신의 능력을 개발시켜줄 딜러와 대화하고 있는 장면
11. 믿는 마음의 근거
가트에 앉아 다시 보고 있는 만화 속의 대사가 나를 찔렀다. 만화 주제에 말이다. 밑바닥에서 나온 답만이 진심이다. 내가 말하는 이 믿는 마음은 진심일까? 혹시 나를 속이고 있지 않을까? 이 여행에서 나오는 생각과 말들이 온전히 진심일까? 아니면 그런 척하고 싶은 것일까.
생각해보니 나는 나를 잘 속여 왔다. 과학자가 되어야 한다는 나의 꿈은 정말로 꽃과 나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나를 속여 왔다. 단지 나는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있었을 뿐이었다. 그편이 유리하기 때문에.
남들과는 다른 특별함을 가지기 위해서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머리가 좋은 친구들하고 실험실 안에서 경쟁해봤자 이길 수 없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친구들이 그 분야에 관심이 없었다는 것도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대학원을 때려치울 때 그렇게 힘들었나 보다. 이미 충분히 힘들었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나의 특별함을 포기하기 더 두려웠다. 내가 만든 나의 개성 속에 갇혀 있었다. 나의 개성을 믿기 위해, 나는 끊임없이 나를 이해시키고 설득해야 했다.
진심이기 위해서는 나를 속이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계속 주의해야 한다.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가 모른다는 것을 계속 기억해야 한다. 모른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나를 속이지 않고 진심일 수 있다.
12. 바라나시 *짜이
짧은 산책을 마치고, 숙소 근처의 길거리를 돌아다녔다. 좁은 골목길 사이로 많은 사람이 움직이고 있었다. 찻집이 있어 짜이 한잔을 시켰다. 지역마다 짜이 맛이 미묘하게 달랐는데, 이곳에서는 짜이에 모두 생강을 넣는 것 같았다.
맛이 없진 않았지만, 나는 생강이 싫었다. 아우랑가바드, 장미식당 앞에서 먹던 짜이가 아직까진 최고였다. 다시 골목길 탐방을 돌다가, 화로에 짜이를 끓이는 곳을 발견했다. 화로에 하는 것이 더 맛있어 보여 나도 아저씨들 사이에 앉아 짜이 한잔을 시켰다. 이번에는 생강 맛에 불 맛이 더 해졌다. 그다지 맛이 있진 않았다.
보통 짜이 작은 컵 한 잔의 가격이 그 지역 시세를 반영하는 듯했다. 5루피에서~10루피 사이였는데, 맛은 값에 비례하지는 않았다.
*짜이: 우유와 홍차를 끓여서 만든 차이다. 길거리에서 많이 판다.
13. 강아지
수안 씨에게 연락이 와서, 아침을 같이 먹었다. 미안하다며 아침을 사주셨다. 수안 씨는 기차표 예매를 위해 기차역으로 가신다고 했다. 나도 시장 구경을 가려고 같이 길을 나섰다. 삼거리에서 헤어지며 다섯 시 정도에 만나 일몰 보트를 타기로 하였다.
바라나시의 시장은 이제까지 봤던 시장 중에 가장 컸다. 그리고 유독 군인들과 경찰들이 많았다. 그 이유는 힌두교 성지이기 때문에 파키스탄으로부터의 테러 위협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 같았다.
붐비는 시장의 골목길로 들어가 보니, 새끼 강아지가 길 위에 있었다. 내 주먹보다도 작은 이 강아지는 부모를 잃은 것처럼 보였다. 서 있는 것도 버거운지 걸을 때마다 몸을 부르르 떤다. 한눈에 보기에도 연약하고 작은 강아지는 그들의 습성대로 땅에 코를 박고 음식을 찾고 있었다.
음식을 찾아 상인들에게 접근해도 이내 발길질에 내쳐졌다. 발로 차이고, 손으로 맞았다.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항상 배고프고, 불안할 수밖에 없어 보였다. 맞고 깨갱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슬퍼졌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아니하지 않았다.
그 강아지는 살아남아도 죽을 때까지 떠돌며 먹을 것을 걱정해야 한다. 새끼를 배어 자기와 똑같은 삶을 되물려 주어야 한다. 이 거리 위에서.
14. 길거리의 개, 집안의 강아지
우리나라에도 강아지들이 많다. 하지만 보통 집에 있다. 집 안에서 사람들은 개에게 먹을 것을 주고 개는 사람에게 귀여운 친구와 가족이 되어준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강아지들은 사람의 외로움을 먹이로 살아간다.
낮의 인도 거리를 걷다 보면, 푸딩처럼 퍼져서 누워 있는 개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개 팔자가 상팔자일까 생각도 들지만, 거리의 삶은 녹록지 않다. 소들은 신성하고, 돼지는 더러워 닭이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곳이지만, 개들은 신성함도, 더러움도 없는 그저 무관심이다.
늑대를 공통조상으로, 개들과 강아지들이 현재와 같이 다양한 모습의 품종을 가지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왔던 아종들은, 사람들의 기호에 맞게 급속도로 품종화 되었다. 작은 개들은 더 작게, 큰 개는 더 크게, 귀는 더 크고, 다양한 털을 가지도록. 하지만 인도의 개들은 그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작은 개는 거의 없었고, 특히 입은 길게 나와 있었다.
이러한 형태적 차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그들이 먹이를 공급받는 사람에게 직접적인 선택압을 받아온 결과이다. 인도의 개들은 사람이 만든 쓰레기를 먹기 위해, 거리에서 살아 남기 위해 입은 길어지고, 몸집은 커질 수밖에 없었던 것뿐이었다.
당연한 결과겠지만, 개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이 소름 끼쳤다.
15. 개와 사람
앉은뱅이 사람이 있으면 앉은뱅이 개가 있다. 한 발을 저는 사람이 있으면, 한 발을 저는 개가 있다. 사람이 누울 수 있는 곳에 개들도 항상 누워 있다.
16. 더러워!
한 바퀴를 돌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1층 소파에 잠시 앉아 있었는데, 한 중국 여자분이 짐을 잠깐 맡기셨다. 잠시 뭐를 찾으러 가신다고 했다. 이내 내려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제 중국으로 돌아가신다고 하는 그녀에게, 인도가 어땠는지 물었다.
“만약 비행기를 오늘로 바꿀 수 있었다면, 나는 바로 돌아갔을 거야. 인도는 놀랍도록 더럽고, 환경도 좋지 않아.” 더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듣기에는 뭔가 씁쓸했다. 나는 중국도 더럽기로 유명한 나라라고 생각했었는데, 인도보다는 깨끗한가 보다.
17. 바라나시 *라씨
버니까페에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 수안 씨가 지나갔다.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만나게 되었다. 아침을 얻어먹었으니, 내가 라씨를 사기로 했다. 바라나시를 가면 꼭 유명한 라씨 집을 가보라고 많이들 추천해주셨다.
수안 씨는 이미 3곳을 다 가봤다고 해서, 일단 가장 가까운 집을 찾아갔다. 바바라씨였던 것 같다. 수안 씨가 한국에서 라씨 집을 열면 어떨까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요플레가 훨씬 맛있었다. 스무디가 훨씬 맛있었다. 라씨의 가격은 30~100으로 첨가물에 따라 다양했다.
*라씨: 인도식 요거트이다. 맛은 요플레보다 덜하다. 확실히 대변 활동에 효과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