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게서 멀어졌고, 나는 시간을 잃어버린 날
창문을 열면,
라일락 꽃향기가 보랏빛으로 스며들어.
향기는 오래된 기억처럼 방안을 채워.
너는 라일락을 참 좋아했지.
봄 향기가 난다고 했어.
향기롭고 부드럽게, 애잔한 슬픔을 간직한 듯한 꽃.
그때도 봄이었고, 꽃이 만발한 계절이었지.
그런데 너는 봄꽃이 이울듯 홀연히 떠나버렸어.
너를 보낸 지 3년, 오늘이 그날이야.
내 시간은 아직도 그날에 멈추어 있고,
너 없는 세상은 여전히 낯설어.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좀 괜찮아진다고 했지만, 그리움은 옅어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짙어져.
너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살아 있고,
네가 쓰던 가방들이 내 방 한 켠에 머물러 있어.
나는 그 곁을 지나다가 문득 문득 멈춰 서곤 해.
가끔은 하늘을 보며 말을 걸기도 하지.
채 말하지 못한 사랑과 아쉬움, 전하지 못한 고마움을 마음속으로 끝없이 되뇌이곤 하지.
너 없는 이 봄에도 라일락은 피고, 꽃송이들이 바람결에 흔들려.
이 라일락 향기가 네게 닿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도 내 가장 깊은 곳에 살아 있는 너.
“엄마는 여전히, 영원히 너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