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된 내 강아지가 벌써 성견이라고?
사람은 요즘 건강관리만 잘 하면 장수할 수 있다는 백세시대까지 왔지만, 강아지들의 평균 수명은 인간의 1/4도 안된다. 그만큼 강아지들의 세월은 빠르게 흐르고 나이도 빨리 먹는 것을 알 수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같은 채널에서 야생동물들의 삶을 보면 태어나자마자 걸음마를 익혀 무리를 따라 여행을 떠나야 하는 동물도 있고, 강아지의 경우도 금방 네발로 걸어다닐 수 있으니 사람은 돌봄이 필요한 시기가 아주 긴 것을 알 수 있다.
서론이 길었다. 여기서 내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강아지의 시간은 인간보다 빠르다는 것이다. 가끔 유치원 상담을 하다보면 1~2살인 강아지도 어린아이처럼 대하는 보호자들도 있다. 이런 생각의 베이스가 강아지의 독립을 그르치고 보호자 없으면 주변과 차단을 해버리는 강아지가 되기도 한다(하나부터 열까지 해준 보호자가 없으면 얼음이 되는 강아지). 물론 우리 '아이들'처럼 키우는 강아지들이지만, 1살인 강아지가 하나부터 열까지 보호와 도움을 받아야하는 취약한 어린 강아지로만 대해서는 안 된다.
태생적으로 쾌활하고 독립적인 강아지라면 그렇게 케어를 해도 크게 문제가 도드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개 이런 경우 정신적, 행동학적 문제가 있거나, 없다 하더라도 비만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러다보면 또 다른 수의학적 문제가 따라오기 마련이었다.
강아지 나이는 1살이면 이미 성견이다.(소형견 기준) 흔히 6개월 이상이면 개춘기가 시작되고 그 개춘기는 1~2살까지도 보고 있는데 개춘기의 기준은 무엇일까.
개춘기는 '반항의 시기'를 통칭해서 불리곤 하는데, 그 반항의 시작이 왜 되는지를 생각해보면 '강아지가 스스로의 의지로 판단하기 시작'하는 시기부터일 것이다. 갓 태어난 강아지는 무엇이 위험한지, 무엇이 괜찮은 것인지 구분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에 반항을 해야하는지 모른다고 할 수 있다.
강아지는 눈을 뜨고 걸음마를 하다 네 발로 걸어다니며 좋은 경험과 많이 경험했던 것으로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아가기 시작한다. 그래봐야 4-5개월동안 쌓은 경험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시기에 사회화가 중요하다고 강조되는 것인데, 이 시기에 차 타면 병원만 가거나 사회화랍시고 무작정 강아지들이 많은 곳 갔다가 좋지 않은 경험을 한다면 머릿속 깊숙히 부정적인 것들이 각인이 될 것이다. 사회에 첫 발을 잘못 디딘 강아지는 집밖이 무서울 수 밖에 없다.
반대로 경험이 부족하여 혹은 접하지 못했던 것을 개춘기 시기에 접하게 되면 경계심이 강하게 표출이 되기도 하한다. 예를 들면, 평소 산책길에 보지 못했던 덩치가 큰 성인 남성을 보고(혹은 매번 있었지만 이제서야 인식하고) 경악하고 짖기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강아지는 자전거를 보고 짖지 않았는데 갑자기 짖어요"같은 말을 많이 듣는데, 강아지가 태어나고 그동안은 자전거가 눈에 띄거나 위협할 수 있을만큼의 소리나 시선으로 인식한 적이 없었을 것이다. 언제건 강아지들은 그런 것들을 인식하고, 그 순간 좋은 게 아니라면 거부하는 시기가 온다. 강아지가 태어나고 6개월 살아가면서 그동안(6개월 동안) 수집한 평균 데이터를 벗어나게 되면 그것을 강하게 거부하게 되는데 그때가 보호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를 슬기롭게 지나가는 가정도 있지만 어린 아이처럼 달래기만 한다면 서서히 그 행동은 더 도드러지게 될 것이고 더 많은 문제행동으로 파생될 뿐이다.
Key Point: 많은 보호자들이 오류를 범하는 것들중 하나가 "간식을 줄게 ~하자" 혹은 "간식 줄게 ~하지말자" 의 방식으로 강아지 교육을 시도하는데 이것은 길게 갈 수 있는 교육이 아니다. 이 방법으로는 강아지가 간식을 먹은 직후 문제행동을 보이거나 (먹튀), 문제 행동을 한 후 간식을 먹는다는 등의 잘못된 인식을 할 수도 있다. 혹은 간식을 보지도 않고 그 상황이 종료가 될 때 까지 경계만 잔뜩하다가 끝이 날 수도 있다.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는 강아지에게 간식이 우선순위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매순간에 '괜찮은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끔하며 일반화를 시켜주는 것이 중요하고, 잘 지켜졌을 때 트릿을 주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다. 이런 선행동 후간식(후칭찬)으로 가기 위해서는 보호자의 리더쉽이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이 리더쉽에는 보호자의 인내심, 일관적이고 지속성있는 교육방식이 동반되어야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