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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 없음? 주어 모름? 영어 수동태

김도현 뉴미디어 영어

주어 없음? 주어 모름? - 영어 수동태


뉴욕대(NYU) 그리고 뉴욕 스타트업에서 3+1년간 일하며 얻은 경험을 실전에 적용하기 위해 한국으로 귀국했습니다. 지난 5년간 4권의 책을 출판하며 떠올랐던 감정, 그리고 대치동에서 프로젝트 중심의 영어 학원을 운영하고 가르치며 알게 된 현장과 이론의 차이, 그렇게 일상을 통해 배워온 내용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7분 정도 길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성인 학습자를 위한 강의와 영어 공부 방법은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를 통해서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김도현 뉴미디어 영어"로 검색해주세요.


한국어에는 없고 영어에만 있어서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개념들이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바로 수동태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수동태에 관해 자세히 얘기해 보려고 하는데요.


사실 저도 이번에 네 번째 책인 '불완전한 영작'을 쓰면서 새롭게 알게 된 내용입니다. 아마도 다른 문법책이나 학원에서는 절대 설명해 주지 않는 내용일 겁니다. 저도 10년 넘게 공부하면서 한 번도 배운 적이 없었거든요.


수동태라는 문법 용어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지만 사실 수동태는 단순한 구조입니다. 동작이 없는 동사인 'be 동사'와 주어의 상태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ed/pp 형태로 주어를 꾸며주는 거죠. 더 중요한 건 그럼 능동태가 있는데 굳이 '왜' 수동태를 쓰는지 그 이유를 아는 겁니다.


자, 오늘의 one point lesson을 시작해보죠.


사실 ‘수동태’라는 용어 때문에 뭔가 어려운 문법인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요. 사실 수동태는 간단히 말하면 ‘be 동사‘인, am, are, is 등과 함께 꾸며주는 단어인 형용사를 같이 쓰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꾸며주는 단어인 형용사를 새롭게 만든게 아니라 동사를 약간 변형해서 주로 '동사 + -ed' 형태로 쓰는 겁니다.


한국어로 설명하면 이해가 더 쉽습니다. 한국어도 아래처럼 동사를 약간 바꿔서 활용합니다.


동사 - 만들다 <>  만든/만들어진 - 형용사

동사 - 쓰다 <>  쓴/써진 - 형용사


영어도 비슷한 방식으로 동사를 ‘~ed/P.P.’ 형태로 바꿔서 활용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동사 ‘청소하다’는 ‘clean’이지만 형용사로 ‘청소된’은 ‘cleaned’라고 하죠. 그래서 ‘방이 청소된 상태는 ‘The room is cleaned’처럼 쓰게 됩니다.


굳이 수동태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전달되는 뉘앙스 차이 때문인데요. 아래 두 문장의 차이를 보시죠.


1. This room is clean: 이 방은 깨끗하다

2. This room is cleaned: 이 방은 깨끗한 (치워진) 상태다


두 문장 모두 방이 깨끗하다는 뜻이죠. 그러나 2번 문장처럼 보통 수동태라는 구조는 이미 그 동작이 이루어진 결과나 상태를 보는 듯한 느낌이 더 강해집니다.


지난 번 공개한, 'be 동사는 왜 be 동사 인가'라는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일반동사와 달리 'be 동사'는 동작이 없는 동사라고 했습니다. 주인공인 주어의 상태나 상황을 정적으로 설명해 주기 위한 장치죠. 그런 의미에서 수동태를 보면 'be 동사'의 원래 목적인 상태나 상황을 설명하기 딱 좋은 구조입니다.


'be동사'에 대해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면 아래 글을 먼저 확인하세요.

https://brunch.co.kr/@dohyunkim/242


바로 이해가 힘들 수도 있으니 예를 하나 더 들어보죠. 만약 추리 소설에서 살인자가 현장을 깨끗이 치운 상태라는 말을 할 때는 어떤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좋을까요?


“이 방은 이미 깨끗이 치워졌어!”라고 말할 때를 생각해 보시죠. 주어가 누구인지 특정할 수 없거나 모르는 경우, 그리고 중요한 것을 먼저 언급하는 영어의 특성에도 수동태가 더 잘 맞을 겁니다. 


아래 두 문장을 비교해 보시죠.


1) I cleaned this room -> 주어가 동작 -> 주어인 ‘내가’ 한 것이 더 중요함 -> 능동태


2) This room is cleaned -> 누가 했는지 모름, 결과/상태가 더 중요함 -> 수동태


사건 현장을 표현하는 거라면 2번 문장처럼 '이 방이 치워졌다'는 상황을 발견했지만 누가 했는지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능동태로 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방’의 상태가 어떤지 더 중요하니 ‘그 방’부터 주어로 나오는 수동태로 쓰는 게 더 좋겠죠.


아래 사진은 능동태와 수동태의 차이를 보여주는 예문들입니다. 이해를 높이기 위해 확인해 보시죠.


혹시 회사에서 영어로 외국인과 이메일을 주고받을 일이 많으신가요?


자세히 보면 영어권 사람들과 업무 관련해서 문장을 보면 수동태를 많이 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굳이 수동태가 아니어도 되는데 말이죠.


이는 주어를 빼서 책임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주어가 없다’라는 유명한 말이 생각나는데요. ‘내가’라고 말하지 않으므로 그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가능하죠.


책임 회피와 행위자에 대한 관심을 독자로부터 떨어뜨린다는 설명은 아래 글에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Choosing to leave out Trump’s name is an subversive act. In excluding the actor in a passive sentence, the actor is de-emphasized.
"트럼프의 이름을 문장에 쓰지 않는 선택은 위험한 행동이다. 행위자의 이름을 수동태 문장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그 행동을 한 사람에 대한 중요성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 as leaving out the actor in discussions of his actions could divert our attention away from the person who’s ultimately responsible."
"그의(트럼프) 행동에 대한 논의에서 행위자를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이는 그 사람, 그러니까 궁극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분산시킬 수 있는 것이다."

글의 내용을 보면 수동태를 통해 그 일을 한 행위자(글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멀어지고 책임도 궁극적으로 멀어지게 되는 효과를 준다는 걸 말하고 있죠.


출처: https://writingcooperative.com/the-passive-voice-and-donald-trump-3fe7e53b23b4


추가로 하나 더 언급하고 가겠습니다.


수동태를 배울 때 사물을 주어로 하는 경우 감정을 받을 수 없어서 감정 관련 단어를 수동태로 쓰지 않는다고 배웁니다. 예를 들어 ‘He is inspired’처럼은 쓰지만 ‘The picture is inspired’는 틀린다는 거죠.


그러나 이는 규칙 이전에 의미가 어색해서 쓰지 않는 겁니다. ‘사진이 영감을 받았다’는 말이 어색해서 쓰지 않는 거죠.


하지만 곤충이 말하고 빗자루가 날아다니는 소설책에서는 사진이 영감을 받는 장면에선 쓸 수 있습니다. 이것은 ‘문법에 맞으면 답이다’라고 한국 사람들이 자주 하는 실수입니다.


이를 강조하는 이유는 사람들은 아직도 문법 규칙만 맞으면 의미도 맞을 거라는 오해를 하기 때문이죠. 문법이 마치 절대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어떤 설명을 할때 문법책과 다르면 틀리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죠.


그러나 실제 세상에선 문법이 틀려도 의미가 맞으면 사용하는 경우는 끝도 없이 나옵니다. 반대로 문법이 맞아도 의미가 틀리면 쓰지 않죠. 의미가 중심이고 문법은 보조수단에 불과합니다.


진짜 그런지 대놓고 문법을 틀리는 경우를 보죠.


맥도널드 광고에 나오는 ‘I’m loving it’은 사실 문법적으로 틀린 겁니다. ‘love’ 같은 감정에 대한 단어는 문법에선 ‘-ing’ 형태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죠. 마치, ‘like’를 ‘liking’이라고 쓰지 않는 것처럼요.

그러나 ‘loving’이라는 문법적 오류를 감소하고도 그 말의 뉘앙스가 그리고 사운드가 오히려 ‘love’라는 의미를 강조해주는 것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회사의 광고에서 조차도 틀린 문법인 줄 알면서 그대로 사용하고 있죠.


맥도널드만 그런 건 아닙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그의 유명한 카피, 'Think Different'는 사실 문법적으로 틀립니다. 'Think Differently'라고 해야 맞죠.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았죠. 잡스는 문법이나 글 자체의 뜻보다 어감이나 소리가 주는 느낌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언어는 예술작품입니다. 언어에서 맞고 틀리는 문제는 초급에서나 하는 겁니다. 중급자가 되면 오히려 그동안 미친 듯이 외워 왔던 그 규칙들을 예쁘게 깨는 사람이 되어야 고급자가 될 수 있죠.


문법은 단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쉽게 쓸 수 있도록 초반에 습관을 들이는 에디슨 젓가락이나 걸음마 보조기 같은 겁니다. 평생 그 보조기를 달고 다닐 순 없죠.


스스로 걸어야 할 때는 오히려 그 거추장스러운 보조기를 버리고 열심히 넘어져야 합니다. 매일 욕먹고 부끄러움에 이블 킥을 하며 실전에서 끝없이 배워하죠.


이 과정을 겪지 않는 그 누구도 그리고 어떤 분야에서도 고수가 된 경우를 저는 본적이 없습니다.


매일 넘어지세요. 그리고 매일 자신의 부끄러움과 마주하세요. 그리러면 잘하는 날은 더 빨리 오게 됩니다.


오늘 주제에 대한 정리를 하면서 마무리 하죠.


영어에서 수동태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선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먼저 'be 동사'에 대한 이해 그리고 원래는 동사인 단어를 활용해서 꾸며주는 말인 형용사로 사용한다는 겁니다.


그러고 나서 그 수동태를 사용하는 이유를 보면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주어가 중요하지 않거나 행위자가 누구인지 모르는 경우


2. 책임 회피를 위해 돌려 말하는 경우.


이제 수동태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달라지셨나요?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영어를 하나씩 배워나가는 재미는 실제 공부할 때가 아니라 배운 내용을 세상에 적용할 때 찾아 온다는 걸 기억하세요.


지금부터 수동태를 볼 때마다 왜 굳이 수동태를 썼는지 확인해 보세요. 물론 스스로도 같은 이유를 가지고 사용해 보면 더 즐겁게 영어를 배울 수 있을 겁니다. 영어를 가지고 놀게되는 그날까지 함께하길 바랍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관련 글 추천]

'be 동사'는 왜 'be 동사' 인지 설명하기 위한 글: 

https://brunch.co.kr/@dohyunkim/242


대부분 사람들이 잘못 배우는 "can & be able to"의 차이를 정확히 소개한 글:

https://brunch.co.kr/@dohyunkim/36


한국인이 아닌 지구인이 되기 위한 영어 교육 방식 소개:

https://brunch.co.kr/@dohyunkim/207


영어에서 어휘력을 폭발적으로 향상하기 위한 시스템인 구문 동사에 대한 소개:

https://brunch.co.kr/@dohyunkim/108


[2019년 새로 출판된 저자의 책]

불완전한 영작: 틀리지 않는 영어가 아니라 틀렸을 때 대처하는 법을 배우기 위한 유일한 책. 영작을 위해 iPad Pro, Galaxy Note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LC8TlDllCI


*신용카드 / 페이팔 등을 통한 구입은 아래 사이트에서 가능합니다.

책 구매 사이트 방문: https://nyu.selz.com 


[출판된 저자의 책들]

구문 동사를 통해 어휘력을 효과적으로 증가시키는 방법을 소개한 어휘 책:

https://brunch.co.kr/@dohyunkim/109


단순 규칙의 나열이 아니라 의미와 늬앙스 중심으로 디자인된 문법 책:

https://brunch.co.kr/@dohyunkim/77


단순 해석이 아닌 입체적인 입력을 통해 영어 원서를 습득하며 읽도록 돕기 위한 책:

https://brunch.co.kr/@dohyunkim/136


대치동 뉴미디어 영어:

http://www.newmediaengli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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