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6] 모닝 루틴에 관하여(1)

벌칙으로 시작된 아침 기상이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by 만능다람쥐

나의 야행성 라이프


나는 원래 야행성 인간이었다.

새벽 2~3시에 자고, 다음날 10~11시에 일어나는 생활이 익숙했다.

학생 때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주말에 15시간을 자며 피로를 풀곤 했다.

대학생 이후로는 새벽에 공부나 일을 해야 집중이 잘 되는 것을 느끼며, 아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단정지었다.


한 때 미라클 모닝이 유행했을 때, 나도 도전해봤지만 실패했다.

10시에 일어나던 사람이 갑자기 새벽 4시에 일어나려니 당연히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아침형 인간은 나와 맞지 않는다'라고 결론짓고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았다.


벌칙으로 시작된 모닝루틴


2024년 11월, 하이아웃풋클럽의 '목표달성 동아리'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벌칙으로 아침 8시에 기상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벌칙을 수행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너무 괴로웠다. 왜 이런 벌칙을 스스로 말한 것일까 싶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렇게 힘들게 일어난 아침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바로 일을 시작하자니 정신이 비몽사몽이고, 운동을 하자니 나는 저녁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을 하기로 했다.

이 일들을 그동안 해야 하는데, 급하지 않아서 늘 우선순위에 밀려버려 나의 고민이었기 때문이다.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

1. 모닝페이지


책 '아티스트웨이'에서 제안하는 방법으로, 아침에 무의식을 그대로 적는 글쓰기다. 평소 오후에 글을 쓸 떄는 의식적인 사고가 강했기 때문에, 해보고 싶지만 할 수 없던 활동이었다. 마침 그때 나를 돌아보는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아서, 글을 쓰고 싶다는 갈망이 강했던 시기였기에 이걸 하자! 하고 정하게 되었다.


2. 30분 독서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은 하지만, 항상 자기 전에 읽어야지 하고 미루다가 피곤해서 미뤘던 활동이다. 30분으로 정한 것은, 나의 집중력에 딱 맞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10분 20분 30분, 1시간 모두 읽어봤는데 나의 집중력에는 30분이 최적이었다.


3. 30분 말씀 묵상


성경도 독서와 마찬가지로 읽어야지 해놓고 읽지 못하는 활동 중에 하나다.


이 세 가지 활동을 하면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이후 아침 식사와 외출 준비를 마치면 오전 11시부터 일을 시작할 수 있다.


아침에 잘 일어나는 나만의 팁


아침에 일어나는 건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힘들다. 특히 지금같은 겨울철은 더더욱 아침의 이불 밖은 위험하다. 그치만 어떻게든 일어나기 위해서 해본 나의 팁은 이거다.

1. 최대한 옷을 껴입고 자기


나의 아침 기상을 방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불의 따뜻함이다. 여름엔 비교적 잘 일어나는 것을 생각하면서, '이불 밖과 이불 안 온도가 다르지 않다면 잘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수면 양말과 긴팔 티셔츠에 후리스까지 입고 자고, 눈 뜨자마자 책상 밑 히터를 켜기 시작했다. 옷을 껴입고 자는 게 답답하긴 하지만 아침에 추위를 막는 데에는 효과적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하고 있다.


2. 이불 밖으로 나갈 이유 만들기


일단 이불 밖으로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일어서는 것만으로도 어느정도 잠은 깨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알라미 어플의 사진 인증 기능을 활용했다. 알라미 어플은 미션을 수행해야 알람이 꺼지는데, 나는 화장실 세면대 사진을 찍어야 알람이 꺼지도록 설정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불 밖으로 나와 단 열 걸음이라도 걷게 만들었다.


3. 좋아하는 것을 루틴에 포함하기


이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나는 커피를 정말 좋아한다. 특히 커피가 내려질 때 풍기는 향을 좋아하는데, 마침 엄마가 커피 머신을 샀다. 그래서 화장실에 가서 알람을 끄고 곧장 부엌으로 가서 커피를 내렸다. 그때 풍겨지는 커피향을 맡으면 조금씩 잠이 깨고 기분이 좋아진다. 커피가 내려지는 동안 방으로 돌아와 노트북을 켜고 노래를 틀고 하루를 시작한다.


벌칙에서 루틴으로


벌칙으로 시작했던 모닝루틴은 이제 내 삶을 지탱해주는 중요한 일부가 되었다.

다음 글에서는 벌칙으로 끝내지 않고, 루틴으로 이어가게 할 만큼 이 시간이 내 삶에 가져온 변화와 장점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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