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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비가 내린다

by 도자기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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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온 지 벌써 한 달 반이 되었다. 어느새 나의 시간도 반이 지나갔고, 이제 반이 남았다는 뜻도 된다.


요가를 꾸준히 하고 있다. 아니, 꾸준히는 적절하지 않은 단어이다. 너무 초보이기 때문에. 그래도 감사한 것이 있다면, 대만에서 다니는 요가원이 전문성을 지닌 요가원이라는 점이다. 중국어를 잘 몰라서 뭐라고 깊이 이야기하기에는 힘들지만, 그나마 초보 수준의 중국어를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1도 몰랐다면 요가는 꿈꾸지도 못했을 것이다. 한 달 반 전의 나는 무슨 용기로 중국어도 모르는 데 요가를 하려고 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한 달 반 동안 요가를 다님으로 해서 (소통은 없지만) 대만인들과 일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생겼고,

말도 조금 알아듣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아마 중국어 분야 중에 내가 젤 잘 알아듣는 분야가 요가 표현일 것 같다. 도예는 전혀 모른다 ㅎㅎㅎㅎ


대만 아줌마, 아저씨들은 한국 사람들처럼 내가 외국인이라서 못 알아듣는다고 해도 자꾸 물어본다. 대충 알아들어서 대답을 하면 또 계속 물어본다 ㅎㅎㅎ 대만인의 정이 내 중국어 실력을 향상하는 것일 수도. 그래도 현지에서 배우는 언어가 빠르긴 빠른가 보다. 알아듣고 말하는 게 나도 신기하다. 영어는 중고등학생 때 배우던 가닥이 있는데 중국어는 그렇지 못하니, 더 신기한 것 같다.


내 목표는 교회에서 통역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의 중국어. 평생 하다 보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어도 어쩔 수 없고. 한국에서는 교회 영어 통역봉사를 하고 있는데 가끔 급할 땐 설교 동시통역도 한다. 보통은 일찍 가서 스크립트를 먼저 폭풍 번역을 하고, 그걸 들고 통역실에 들어가서 통역한다. 맨마다 늦잠 자서 늦게 늦게 갔는데, 돌아가면 일찍 좀 가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내 바로 옆 통역실에는 중국어를 2타임이나 통역하는 자매님이 있었는데 (사실 한 타임만 해도 정말 힘들다. 물 마실 시간조차 없어서) 가끔 청소하다가 모니터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죄다 중국어다. 중국어는 모르면 못 읽으니깐. 영어는 대충 읽을 수라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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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이야기를 정리해서 쓰고 싶은데 작업은 하고 있지만, 아직 쓸 단계가 아닌 것 같아서 망설이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업데이트하고 싶은 브런치였지만, 이렇게 또 게으름이 ㅎㅎㅎ 요즘에 계속 작업에 열을 올렸더니만, 숙소에 돌아오면 구부리고 있던 등이 너무 아파서 요가매트에 누워있는다. 요가매트는 스트레칭과 사바사나용이라며.


이번 포스팅은.. 이렇게 컨셉잡지 않고 사는 이야기를 물 흐르듯 해보고 싶었다. 그동안 스튜디오 식구들과 비빔밥도 함께 만들어먹고, 재미있게 작업하고, 돌아다니고 했는데 그 이야기들 모두 차근차근 써볼 테다. 여행은 많이 못했다. 비가 너무 내려서 어디 갈 생각이 안 난다. 추워서 버블티는 뭐 대만 와서 2번밖에 못 먹어보고. 정말 매일 먹고 싶었던 망고는 철이 아니고. 대만 집이 너무 추워서 대만 친구에게 전기담요도 빌렸는데 그래도 왜 이리 추운지. 어제는 자다가 감기가 와서 콧물이 주르르륵나서 계속 자다 깨고 자다 깨고. 영국에서 잘 쓰던 실리콘 핫 보틀이 있나 타이베이 시내의 까르푸도 다녀왔는데 없다. ㅜㅜ 추우면 뼈부터 시리는데 오늘 요가하다가 많이 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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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이 다 젖었다. 생각해보니 신발을 거의 횟수로는 10년. 8년 이상 신었다.

나이키 러너인데, 내 생애 첫 나이키를 영국 런던에서 구매했었다. 그것도 나이키 전문매장에서 말이다. 나는 원래가 실용주의자이기 때문에 아웃렛에서 사는 사람인데, 이 신발은 내가 영국에서 아무 운동화나 신고 운동하다가 발을 삐어서, 살짝 오기로? 구매했던 것이다. 내가 뭣때문에 발이나 삐고, 외국에 와서 고생하나.. 이러면서 자기합리화로 큰 맘먹고 샀다. 같이 구매했던 운동복 바지는 조금 낡았지만, 오늘도 입었다!

운동할때만 신었던 실내운동화로 출발해서 영국, 유럽 전역을 누비고, 미국도 함께 다녀오고, 이제 대만까지 나의 발이 되어준 운동화. 비가 오니 당연히 젖는다고 생각했지만, 자세히 보니 새끼발가락 부분에 구멍이 양쪽에 다 나고 메쉬부분이 다 낡아서 더이상은 신을 수가 없는 그런 운동화가 되어있었다. 함께 여벌로 가져온 단화가 있긴한데 반나절만 신어도 너무 불편해서 하나 사야하나보다. 쇼핑 스트레스인데 어찌하나. 아직도 버리지는 못하고 방에다 고이 모셔두었다. 갑자기 버리면 너무 예의가 아니자나 ㅜㅜ


그래서 오늘의 이야기는 비가 너무 와서 감기도 걸리고 콧물도 나고 운동화도 젖고, 그리고 집도 춥다는 뭐 그렇다는 말이다. 아직도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무섭지만, 오늘도... 오늘의 나를 기록하며 오늘을 살아간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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