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에서 겨울잠 자던 벌레들이 활동을 개시하는 시기입니다. '啓'는 열다, '蟄'은 동면하고 있는 벌레를 의미합니다. '虫'이라는 한자는 원래 살무사(蝮)의 모습을 본뜬 상형문자입니다. 옛날엔 곤충에 한하지 않고, 뱀이나 개구리, 도마뱀 등 작은 생물들은 모두 벌레라고 일컬었습니다.
이 시기의 천둥을 '벌레가 나오는 천둥'이라고 합니다. 첫 천둥이 때맞춰 치기 쉬운 계절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벌레들이 이 천둥소리에 놀라 밖으로 기어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 몸을 깨우는 제철 산나물들은?
경칩 즈음은 고사리, 고비 등의 산나물들이 땅에서 얼굴을 내비치는 계절입니다. '봄에는 쓴맛이 한창'이란 말도 있듯이, 산나물의 쓴맛이 겨우내 쌓였던 노폐물을 배출시켜, 가뿐하고 건강한 몸으로 깨워줍니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아시 호수(芦ノ湖)와 오른쪽에 고마가타케(駒ケ岳), 왼쪽엔 눈 덮인 후지산, 호숫가엔 하코네 신사(箱根神社)가 있다. 새싹이 움트기 시작해, 차츰 봄다워진 '방긋 웃는 산'을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