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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 Jun 01. 2022

무관심


 평소에 조잘조잘 대다가 어느 날 갑자기 말이 없어지면 주변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진다. 무슨 일있냐, 무슨 생각하냐, 왜 그러냐. 사실 아무 일도 없고 평소에도 늘 이만큼씩 다운되어 있는데 일부로 떠들었을 뿐이다. 차분해지면 좋다. 생각할 시간도 많고, 사람들이 말을 많이 걸지 않는다. 내게 위로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말할 상대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나는 그냥 내가 필요할 뿐이다. 나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내가 필요할 뿐. 갑자기 죽을거 같은 공포를 느끼거나 악몽을 꾸고 일어나는 일상에서 벗어나서 정말 내가 원하는 평범한 하루를 즐길 수 있는 내가 필요하다.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높을 때 일하거나 고층 빌딩에서 떨어지거나 괴한에게 쫓기거나 죽는 꿈을 꾸는 데, 요즘 그렇다. 며칠 그러고 나서 차분하게 다시 생각하고 잠을 잤더니 나아졌다. 그래도 문득 드는 서늘함을 잊을 수는 없다. 글을 쓰려고 하면 생각나고 씻으려고 할 때 생각나고 자기 전에 생각나는 죽을 것만 같은 공포가 사라지지 않는다. 병이라고 단정짓기엔 일시적이다. 매일 그런 건 아니니까. 미치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한다. 줄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극한 상황일 수록 똑바로 하려고 노력한다. 더 잘하려고 노력한다. 생각하고 영감을 받고 글을 쓰면서 정리하고.


 그리고 잠을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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