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D Feb 23. 2022

마음의 지분




 나의 마음의 지분은 여러갈래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중에 나에게 할애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느냐 하면, 그걸 모르겠다. 작년에 검사한 MMPI나 TCI검사를 진행하면서 알게된 사실은, 생각보다 남을 많이 생각하는 거였다. 글을 쓰거나 생각이 많기 때문에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많다고 착각했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악몽을 꾸거나 끔찍한 이미지들이 자꾸 떠오르는 이유는, 나에게 신경쓰라고 몸이 보내는 일종의 신호였다. 지난주부터 온라인 상담을 받으면서도 깨달았다. 내가 알고 있다고 해도 생판 모르는 타인에게 확인사살을 받으니 충격이 있었다. 오랜만에 받는 상담이라 어색하기도 했지만, 과거랑은 다르게 마음을 낱낱이 뱉어놓기도 했다. 이제는 어떤 상황이든, 어떤 사람이든, 이해할 수는 있지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만 있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으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태. 


이제는 진짜 마음을 그만 나눠줘야겠다. 내 몫의 지분은 남겨두고 무언갈 하지 않으면 숨이 턱 밑까지 차올라서 죽을 지경이다. 머리를 쥐어뜯고 싶고 토하고 싶을 정도로 압박을 받고 있지만 괜찮다, 라고 한 마디 하고 다시 숨을 참는다. 


이건 마치 1월에 결심했던 이렇게 살 수 없어의 연장선이다. 이제는 기존에 살던 방식처럼 살 수는 없다. 깨닫고 알게 되면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다르게 살아야지. 다르게 하는 방법을 배우고, 다르게 살아남아야지. 아무것도 없지만, 아무것도 없으니까 할 수있는 일들이 있겠지.


이전 20화 죽은 자를 위한 기도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