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노란 빌라를 찾아서..

상암 - 연신내

by 더쓰


[지난편에 이어서...]



사실 지난 편에 속마음대로 조퇴사유를 썼으면 '날씨 좋음'이라 했을거라고 이야기했지만 더 정확한 사유를 이야기 해보라 했으면 '노란 빌라를 찾기 위해'였을 것이다. 매번 불광천을 지나갈 때마다 길가에 보이는 한 빌라가 눈에 띄었는데 흔하지 않은 샛노란색 건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궁금해 '불광천 노란 빌라', '새절역 노란 빌라' 등으로 검색해보았는데 매번 검색이 잘 되지 않았다. 내 눈에만 띄었던 건지.. 그래서 이번에 불광천 근처를 걸으러 가는 김에 이 빌라를 한번 찾아가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그렇게 루트가 결정된 것이었다.


이 날 처음 간 곳은 월드컵경기장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성산시영아파트다. 어릴때 이 아파트에 살았던 적이 있어 굉장히 친숙한 곳인데 예전과 변화가 거의 없어 신기했다. 이 아파트가 상당히 역사가 오래된 아파트인데 어떻게 옛날 모습 그대로 있는게 신기했다. 해서 찾아보니 얼마 후 재개발 계획이 있다고 하는 안타까운 소식. 추억이 있는 공간들이 매번 재개발로 사라져가는 모습들을 보면 참 아쉬운 마음이 든다.


20200710_181619.jpg 곧 재개발이 될거라는 성산시영아파트


성산시영아파트를 둘러보고 불광천으로 향했다. 여기서 가는 길이 좀 복잡해서 불광천으로 가는데 좀 헤멨다. 경의중앙선에 가로 막혔던게 그 이유였는데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조금 헤메다가 간신히 무슨 지하통로를 지나간 끝에 간신히 불광천에 다다를 수 있었다.


20200710_182457.jpg 경의 중앙선이 지나가는 다리
20200710_182954.jpg 이 긴 지하 통로를 거쳐 불광천에 다다를 수 있었다.


이 날 불광천에는 정말로 사람이 많았다. 강아지를 끌고 나온 사람도 있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과 산책하러 나온 사람까지.. 날씨가 좋아 평소보다 사람이 더 많이 나온거 같았다. 나도 합류를 해 불광천변을 좀 걸었는데 조금 걷다가 도로변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노란 빌라를 찾아야했기 때문이다. 노란 빌라가 도로변에 있던거까지만 기억하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기에 마냥 올라와서 길가를 걸으며 찾을 수 밖에 없었다. (불광천을 조금 더 걷고 싶었는데 살짝 아쉬운 마음이..)


20200710_184430.jpg 화창한 불광천변..


불광천을 따라 있는 도로변을 계속 걸었지만 노란 빌라는 금방 나오지 않았고, 괜히 이것 때문에 쾌적한 불광천 변쪽으로 걷지 못한다는 사실에 아쉬운 마음이 살짝 들었다. 그래도 날씨가 너무 쾌청하고 공기가 신선해 힐링이 되는 날씨라 그나마 다행. 가도가도 나오지 않고 중간에 건물을 다 헐고 싹 공사를 하고 있는 지역도 눈에 보여 혹시 헐리고 재개발이 되었으려나 하던 생각도 들던 차에 드디어 멀리서 샛노란 빌라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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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0_190054.jpg 노란 빌라는 연식이 상당히 오래된 빌라로 보였다
20200710_190108.jpg 하지만 센스가 넘치는 벽면의 모습


드디어 노란색의 그 빌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이름은 단순 간결한 은.평.빌.라.!! 빌라 안쪽을 살펴보니 조금 오래되고 낡아 보이는 면도 있었지만 길가에 마주하고 있는 노랑 벽면에서 센스있고 현대적인(?) 감각이 느껴졌다. 사디리와 함께 빌라 이름을 적어놓은 것부터하며 시대적 감각에도 밀리지 않는 글씨체.. 오른쪽 밑에 정갈하게 세팅한 가스계량기들, 또 이것들을 아우르는 노란색의 색감. 건축자의 센스가 정말 돋보였다.


이 빌라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은데 은평빌라로 검색을 하니 일반적인 은평구에 있는 빌라들만 검색되어 나오고 이 은평빌라는 검색이 되지 않았다.. 이 아름답고 센스있는 건물이 부디 재개발의 논리로 한순간에 사라지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노란색의 그 빌라도 찾았고.. 목표를 달성하고 나머지 길을 걸으려니 배고픔이 업습해오고 그 뒤로는 먹을거 생각만 눈에 들어왔던거 같다. 그래서 풍경을 찍은 사진도 빌라를 찾은 이후에는 별로 없고 나중에 정리를 해보니 딱 음식점 두 곳 사진만 있었다. 이 음식점들은 개인적으로도 많이 가는 맛집들인데 간단하게 한번 소개해보고자 한다.


20200710_191138.jpg 한때 정말 많이 먹었던 봉희설렁탕

[봉희설렁탕]


더 맛있는 설렁탕집이 전국 곳곳에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모래네설렁탕과 함께 제일 많이 먹은 집이 바로 이 집이다. 모레내설렁탕과 비교해 조금 더 맛이 진했던걸로 기억하는데 특별하게 깔끔한 백김치가 같이 나왔던거가 기억난다. (최근 블로그들을 검색해보니 백김치가 최근에는 빠진거 같기도 하다.) 한그릇에 9000원이라는데 새절역 지나가다 국밥이 땡기시면 한번 들러서 드셔보시는걸 추천드리고 싶다.


20200710_194340.jpg 북서부 평양냉면을 대표하는 만포면옥.

[만포면옥]


개인적으로 슴슴한 평양냉면은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만포면옥의 평냉은 좀 특별함이 있다. 이 곳의 평양냉면은 슴슴하지만도 않고 자극적이지도 않은 딱 중간을 지향한다. 그래서 평양냉면 매니아들과 일반인들의 입맛 둘다를 만족시키는 냉면집이라 할 수 있다. 11000원이라 조금 냉면 가격이 비싸긴 한데 이건 전반적인 평양냉면 인플레라는 생각..! 은평구 쪽 갔다가 평양냉면이 땡길땐 만포면옥을 한번 가보시길 추천드리고 싶다.




생각보다 긴 2시간 30분이 걸려 집에 도착했다. 불광천의 끝인 응암역 근처까지는 대략 1시간 반이 다 걸린 것 같다. '노란 빌라 찾기'라는 아주 작은 이유로 이루어진 이번 걷기 코스. 날씨가 좋아서보다 경치를 즐기며 걸을 수 있었던거 같다. 앞으로 '걷기'나 '자전거'로 이곳 불광천을 자주 가보게 될 날이 있을거라 생각하고, 서울 북서부쪽 사람들이 불광천을 많이 애용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보며 마무리 해본다.



7월10일.jpg 산뜻했던 북서부 코스



날짜: 7월 10일

걸은 시간: 2시간 30분

날씨 : 흐림과 맑음 사이

걷기 루트 : 성산동 - 증산역 - 새절역 - 응암역 - 구산역 - 연신내



20200710_195158.jpg 연신내 로또 명당


P.S


이날의 로또는 연신내의 성지에서 구입했는데 결과는 역시 꽝.

내 인생에 로또 당첨은 없는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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