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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반북스 Sep 15. 2021

환절기 산책은 여름보다 안전하게

[작은 친구들 7호] 양단우의 에세이

* <작은 친구들>은 동물책 소규모 서점 동반북스와 친구들이 만들어가는 매거진입니다. 우리에게 영감을 준 털복숭이 작은 친구들을 사랑하고 그들과 함께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정기 간행물입니다. 월1회 발행되며 4컷 만화와 크루들이 추천한 도서를 비롯해 채식레시피, 일상의 온기를 담은 에세이를 싣습니다.




2021년의 여름은 유독 더 심각한 지옥 계절이었다. 마른장마 때문에 한밤까지 열대야와 폭염이 반복됐다. 댕댕이를 반려하는 보호자님들에게도 곤욕이었다.


하지만 한여름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가을로 들어서는 환절기 때다. 날이 선선해졌다고 해서 방심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꽤 있기 때문이다. 이때 산책 중 가장 많이 일어나는 사고와 해프닝들이 몇몇 있다.



1. 진드기 물림 사고


보통 잔디밭이나 수풀 사이에서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데,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발악하는 진드기들의 공세는 무시무시하다. 단모종 아이들의 경우에는 진드기가 물린 직후 응급대처가 가능하지만, 장모종 아이들은 털에 덮여 진드기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발견이 늦어질 수 있다. 진드기에 물렸을 때는 손으로 떼어내려 하지 말고 곧장 동물병원으로 달려가서 전용기구로 떼어내야 한다.


어느 날 디디의 등에 점 같은 게 붙어있는 걸 목격했다. 그걸 있는 힘껏 확 떼어냈는데 팔다리가 움직여서 깜짝 놀란 나머지 바닥에 던져 돌로 찍어버렸는데, 창자에 있던 디디의 피들이 팍 터져 나왔다. 진드기를 강제로 떼려고 하면 진드기의 팔다리에 있는 기생충에 감염될 수도 있고, 떼어내는 중에 살갗에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 절대 필자를 따라 하지 말고 병원에서 처치 받도록 하자.



2. 발바닥 쿠션 화상 사고


아직 한낮은 여름의 열기가 식지 않았는데, 바람이 시원하다는 이유로 낮 산책을 진행하는 보호자들이 꽤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 걷는 땅바닥으로 얼굴을 가까이 대어보면 후덥지근한 바람을 느낄 수 있는 데다, 아지랑이까지 피어오르는 지열까지 느끼게 된다. 완전히 차가운 날씨가 될 때까지, 온몸이 털북숭이인 아이들에겐 지금은 아직 여름이다. 무리해서 산책을 진행하다가 발바닥 쿠션이 빨갛게 익어서, 산책 중 깽깽이를 짚거나 끙끙거리며 주저앉는 아이들의 사례도 꽤 있다. 낮산책을 해야만 한다면 최대한 그늘 위주로 걷고, 반려동물용 물티슈를 준비해 산책 중 가끔 발바닥을 닦이며 열기를 식혀주자.



3. 잘못된 미용시술로 인한 피부질환 발생


아이들은 털 때문에 체온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걸 안타깝게 여긴 나머지 올빡(신체의 모든 털을 짧게 빡빡 밀어버리는 미용)을 해버리는 보호자도 많다. 아이들의 털은 강렬한 햇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고,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올빡을 해버리면 털로 덮였을 때보다 훨씬 더 더위를 느낀다. 게다가 올빡은 이발기의 칼날이 피부에 직접적으로 닿기 때문에 잔상처가 피부에 남게 되는데, 환절기 날씨 때문에 가려움증이 커져 자꾸 긁다가 피부염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차라리 털이 긴 부위를 가위컷으로 부분 미용해주고, 산책 시 아이스팩을 넣을 수 있는 쿨조끼 하네스나 쿨스카프 등을 둘러주는 게 아이들의 건강에 이롭다.



4. 산책용품 미비로 인한 가벼운 일사병 발생


평소 외출 시 물을 잘 마시지 않는 아이이더라도, 반드시 물병을 지참하는 것이 좋다. 급수의 목적도 있지만, 일사병 등 응급상황이 발생할 때 체온을 낮춰주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스팩을 활용한 산책 아이템을 활용하는 것도 산책에 유용하다. 특히 허스키, 말라뮤트 등 더위에 약한 종들의 경우에는 산책 중 시간 간격을 두고서, 쿨링 아이템으로 체온을 낮춰주는 것이 좋다.


혹독한 산책의 계절 여름. 하지만 열기가 완전히 식을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아이들의 여름은 여태까지 현재진행형이다. 사랑스러운 댕댕이 친구들과 건강하고 지혜로운 산책 활동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글쓴이. 양단우

© 동반북스


<작은 친구들> 웹사이트 : http://littlepal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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