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와."
내 말에 너는 나에게 달려와 얼굴을 파묻고 빈틈없이 붙는다.
"불편하지 않아?"
"전혀. 불편해"
"아니!"
그대로 폭 안긴 채 네가 얘기한다.
"살짝 서늘했는데 이렇게 붙어있어서 너무 좋아. 잠들기 아쉬울 정도야."
"나도 그래. 뭔가 안정감을 느낀다고나 할까. 권태롭기도 하고."
너를 더 꽉 안았다.
"네 살냄새 좋아. 보드라워. 진짜 천연 수면제인가 싶어."
".. 요즘은 좀 어때?"
"나아지고 있어. 아침에 운동을 시작했다구."
"수면제를 먹으면 몸은 진짜 순식간에 죽거든. 아무것도 못 하겠어. 근데 있잖아, 난 이상하게 정신은 더더 또렷해진다? 아무 소용없는 거야. 이 새벽도, 내일 하루도 또 조졌다는 거지."
"자고 싶을 정도로 정신이 지쳐있는데, 오히려 부추겨. 쓸데없는 생각들을."
"너무 힘들겠다. 지금이랑 반대로 말이야. 너무 피곤한데 잠들기 싫어. 너랑 이 감각들을 계속 느끼고 싶어."
"나도 그러고 싶어. 우리 그냥 밤새자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