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에세이
- 정호승 <아무도 슬프지 않도록> 중에서. 「새벽편지」 민음사 2015 -
아무도 슬프지 않도록
오월도 더 이상 슬프지 않도록
슬픔은 우리 삶의 일부이다. 음악을 듣고 산책을 하고 영화를 보고 커피를 마시고 소나기를 맞듯이 일상적이다. 이렇게 일상의 슬픔은 스스로 흘리는 눈물 한 방울로, 혹은 누군가의 토닥이는 위로와 응원으로 힘을 얻고 슬픔에서 벗어나곤 한다.
그러나 때때로 우리는 충격적이고 압도적이고 가슴이 막히는 거대한 고통 속의 슬픔도 마주하게 된다. 오월의 슬픔이 바로 그렇다. 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짊어진 오월의 슬픔에 대한 치유는 어디까지 왔을까?
오월 광주의 역사를 직시하고 고통과 트라우마를 공감하려는 노력이 치유의 시작이다. 우리는 오월 광주의 진실을 파헤치고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로하며 그날을 기억하기 위한 지난한 노력을 해왔다. 이러한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치유의 결실을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할 것이다.
우리는 오월의 슬픔을 치유하기 위한 과정을 잘하고 있는지 우리 스스로 답해야 한다. 공감하고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만으로 시대의 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오월의 슬픔이 우리의 고통으로 계속 남지 않으려면, 그날의 악몽과 공포와 치욕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오월의 슬픔을 제대로 치유해야 한다.
오월의 슬픔을 제대로 치유하기 위한 끄트머리에는 우리 사회가 더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노력과 그 결실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 우리는 정의와 책임, 인권과 민주를 떳떳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오월이다.
그럼에도 모든 치유의 시작은 진정한 공감과 위로라 생각하며 답시를 남긴다.
<답 시>
- 자작시 <새벽기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