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지 않는 글감
브런치도 커뮤니티 중 하나다. 커뮤니티마다 대중이 인식하는 성향이 있다. 남초(남성위주), 여초(여성위주) 같은. 브런치의 성향이 알려지지 않은 첫 번째 이유는 규모가 작아서이다. 많은 글이 생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형 커뮤니티에 비하면 턱없는 물량이다. 두 번째 이유는 구성원의 소극성이다. 글 좀 쓰고 읽는다는 사람들은 나대는 것을 혐오한다. '작가'라는 페르소나를 장착해서인지 교양을 타고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현실이 그렇다. 일전에 비슷한 주제를 쓰기도 했다. <브런치에 악플이 없는 이유가 뭘까.> 마지막은 현혹되지 않는 구성원 때문이다. 브런치인을 '깨시민'이나 '지식인'으로 치켜세울 의도는 없지만, 그들의 날조와 선동 감지능력은 탁월하다. 애초에 추종자보다 선동자적 기질을 타고난 부류다.
브런치도 성향은 존재한다. 이혼, 퇴사, 정신질환 등 굵직한 키워드에서 파생된 글감이 주류다. 마흔 전후 여성 비율이 높다. 문학의 비율이 끔찍하게 낮은 이유는 웹소설 플랫폼에 독자를 뺏긴 탓도 있지만 아마추어의 한계를 시사하기도 한다. 검증과 통찰보다는 감성 에세이가 주류다. 이것은 옳고 그름이 아니어서 불편할 이유는 없다. 선택할 수 있는 문제다. 조회수를 원한다면 키워드를 성향에 맞추어야 한다.
<구독자의 조회수>
나 같은 경우 구독자의 5~10%만큼 조회수를 얻는다. 구독자는 직접 찾아오는 조회수이기 때문에 알고리즘의 영향이 없다. 브런치 개설이 오래될수록 떨어지고 구독자의 충성도가 높으면 올라가는 정직한 수치다.
- 품앗이 목적으로 구독만 하고 읽지 않는 구독자. (0)
- 브런치를 그만둔 구독자. (0)
- 불규칙하게 읽어주는 구독자. (0.5)
- 항상 읽어주는 구독자. (1)
- 구독 취소가 미안한 유령 구독자. (0)
<외부 유입>
브런치와 블로그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키워드만 적절하면 구글 네이버 상위 노출이 보장된다. 검색엔진은 우리를 개별적으로 인식하지 않고 브런치스토리를 하나의 사이트로 인식하는 것 같다. 상업적인 글과 이상한 글은 브런치 내부에서 걸러낸다고 추측할 수 있다. 아무나 쓸 수 없다는 특수성이 브런치스토리의 관리 업무량을 덜어줄 것이다.
<기본 조회수>
브런치 통계를 들여다보면 조회수가 일정한 구간이 있다. 조회수 0을 포함해 들쭉날쭉한 블로그, 유튜브와 다른 느낌이다. 어떤 글을 써도 기본 조회수가 확보되는데, 특정 수치가 넘어가면 차단된 것처럼 조회수가 멈춘다. '브런치스토리 나우'의 영향이 클 것이다. 결과적으로 외부유입과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새 글은 24시간 안에 자취를 감춘다. 일반적인 조회수와 좋아요는 작성 후 12시간 안에 집중된다. 작성자는 "어느 정도 반응이 있네."라는 착각에 빠진다. 일종의 안도와 만족을 주지만 일 년을 추적해 보면 끔찍한 조회수를 마주한다. 특이사항이 없다면 2~3일 조회수가 최종 조회수에 수렴한다.
<브런치 알고리즘>
알고리즘의 기본은 같다. 노출 - 평가 - 노출 - 평가 - 노출. 첫 번째 노출은 개설 후 5~10개 글 사이에 찾아오는 것 같다. 노출이 되었을 때 획득한 점수가 '다음 노출'에 영향을 끼친다. 브런치 서민은 장기간의 노출,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그룹이다. 그리고 브런치 외부의 평가는 내부에 반영되지 않는 것 같다. 구글 네이버에서 하루 500~1000 조회수가 나오는 글을 써도 브런치 내부 조회수는 꾸준히 떨어지는 사례가 많다.
브런치 알고리즘은 '브런치북'을 별도 관리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브런치에는 많은 브런치 북이 노출된다. 메인만 기준으로 한다면 독립된 글보다 많은 경우도 있다. 브런치 서민은 브런치북 1개를 만드는 것조차 힘들어한다. 여기서 노출 기회의 반이 사라진다. 게다가 브런치북에는 다수의 독립된 글이 포함된다. 다시 말해 브런치북을 만들지 않으면 노출경쟁에서 2배가 아닌 4배 16배 이상의 손실을 야기한다. 동시에 책임도 무거워진다. 브런치북의 평가는 향후 노출 빈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심증만 있지만 '저품질'로 분류된 게 아닐까 하는 사례도 있었다.
<매크로>
처음에는 그들을 '악의 축'으로 정의했다. 지금은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했다. 어제 쓴 <정직한 수험생의 멸망>이라는 글도 비슷한 관점이다. 구독자를 구매하면 '구독자 급등 작가'로 노출된다. 매크로는 평균 유입을 증가시켜 장기적 조회수 상승에 기여한다. 추천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이 그렇다는 뜻이다. 그러고 보니 꽤나 심각하게 썼던 글이 있다. <구글에 브런치 매크로를 검색해 봤다.>
좋아요 매크로를 구별하는 법은 어렵지 않다. '발행'을 누른 후 1시간 안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 중, 나의 구독자가 아닌 사람. 그 사람이 다음날 그다음 날도 목격된다면 매크로일 확률이 높다. 매크로의 종류는 다양하다. 의심은 좋지 않다. 하지만 신뢰도 금물이다. 깊이 있는 글을 쓰며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작가도 매크로를 이용한다. 그 사람이 "매크로는 죄악이다!"라는 글을 썼다면 위선이겠지만 그런 말은 한 적이 없다. 홍보 마케팅의 일환으로 보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것이다.
구독자 구매도 쉽게 알아낼 수 있다. '구독자' 버튼을 누르면 목록이 뜨는데, 이미지가 없는 기본 프로필이 길게 반복되는 구간이 있다면 99%다. 5~10명은 우연일 수 있다. 50명은 되어야 한다. 200명 이상 반복되는 계정을 본 적이 있다. 그 계정은 '구독자 급등 작가'로 뽑히더니 엄청난 좋아요를 받았다. 역량이 부족했는지 이후에는 자취를 감췄다. 정의구현이라기보다는 현실의 냉정함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