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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에너지를 빼앗는 15가지 습관

by 이서


SNS를 하지 않는다.

왠지 나와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서다.

그럼에도 세상의 흐름을 알고 싶을 때 가끔 들어가 보면, 의외로 깨달음을 주는 글들이 눈에 띄곤 한다.


그곳에서 며칠 전에 아래와 같은 사진을 발견했다.

우리 에너지를 빼앗아가는 '에너지 테이커'들과, 우리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는 '에너지 기버'들에 대해 정리된 글이었다.


나는 반가웠다.

일목 요연하게 직관적으로 정리된 문서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구성이 좋다.

영어 실력이 미천하여 내가 애정하는 파파고로 번역해 봤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타나토노트'에 '오오라(aura)'에 대한 이야기나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대학생일 무렵 읽었던 소설인데, 너무 인상적이어서 뇌리에 남았다. 거기서 말하는 '오오라'는 사람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파장이자 기운으로, 인간관계의 본질을 설명하는 중요한 장치다.


'오오라' = '에너지'라고 해보자.


두 사람의 '오오라'가 잘 맞으면 서로에게 힘과 활력을 불어넣어 주지만, 맞지 않으면 대화조차 공허하게 흘러가며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는 내용이었다.(너무 오래되어서 아닐 수도.) 이는 단순한 호불호를 넘어, 우리가 느끼는 사람사이의 '케미스트리'의 근원적 이유를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오오라'는 인간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에너지를 주고받는지, 혹은 빼앗고 빼앗기는지를 드러내는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반드시 좋은 친구만 곁에 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토록 인간에게 '에너지를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삶은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흐름으로 이루어진다. 지구 전체가 그렇다고 해도 무방하다. 아니, 어떻게 보면 이 우주 전체는 에너지가 형태를 바꾸는 과정일 뿐이다. 그런 논리를 극단적으로 해석하면, 인간은 에너지 컨버터로써 존재할 뿐이다. (급진적인 해석이긴 하군.)


단순한 더하기 빼기다. 매일 아침 눈을 뜨고부터 밤에 잠들 때까지 우리는 어떤 것에 에너지를 쓰고, 또 어떤 것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다. 그 합산에 따라 지치기도 하고 힘을 내기도 한다.


인간은 영화 속 슈퍼히어로나 외계인처럼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발사하지 않는다. 많은 경우 에너지의 흐름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작은 습관들에 의해 좌우된다. 그것도 별로 특별하지 않는 것들로 말이다. 그걸 잘 인지한 상태에서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우리는 에너지를 지키고 얻을 수 있다. 아니, 적어도 빼앗기진 않겠지.




주식의 신 '워런 버핏' 님께서 말씀하셨다.

첫 번째 규칙, 절대 돈을 잃지 마라.
두 번째 규칙, 첫 번째 규칙을 잊지 마라.


우리에게 에너지는 돈보다 더 중요하다.

그러므로, 에너지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첫 번째 규칙, 절대 에너지를 빼앗기지 마라.
두 번째 규칙, 첫 번째 규칙을 잊지 마라.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는 게 최우선이다.

어떤 것들이 우리 에너지를 빼앗아가는가.

저 위 15가지 나쁜 사례들 중, 우리의 에너지를 빼앗는 몇 가지 습관을 살펴보자.


과거에 집착하는 태도

현재의 활력을 소진시킨다. 이미 끝난 일에 머무르다 보면,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불필요한 후회와 감정의 굴레에 갇히게 된다. 매일매일이 고통이 될 수밖에. 과거는 이미 지나갔다. 바꿀 수도 없다. 그러니, 지난 일은 잊어라.


불규칙한 수면

치명적인 에너지 테이커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신체와 정신을 회복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뇌를 청소하는 행위라고 내가 지난 글에서 설명했었다. 늦게 자거나, 일정치 않은 패턴으로 자면 몸은 항상 피곤한 상태에 머물게 되고, 집중력과 의욕도 함께 떨어진다. 옳게 자라.


지저분한 환경과 어수선한 공간

눈에 보이는 물리적 혼란은 마음의 혼란으로 이어지고, 결국 해야 할 일에 몰입하기 어렵게 만든다. 같은 맥락에서, 지나친 스크린 타임과 소셜 미디어 사용도 우리의 주의력을 분산시키고 내면의 고요를 빼앗아 간다. 정리하라. 주변도, 몸도 마음도.


소셜 미디어

우리는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끊임없이 정보를 소비하지만, 대부분은 피상적이고 부정적인 자극에 불과하다. 쾌락을 위한 의미 없는 영상, 끝없는 비교와 자극적인 뉴스, 쏟아지는 광고 속에서 마음은 쉽게 지치고 집중력은 산만해진다. 결국 소셜 미디어 이용은 마치 ‘휴식’처럼 보이지만 실은 우리의 에너지를 서서히 고갈시키는 함정에 가깝다.


원망과 억울함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일 뿐이지만 강력한 에너지 테이커다. 과거의 상처나 타인에 대한 불만을 오래 붙들고 있으면, 그 감정은 현재의 순간까지 침투해 삶을 무겁게 만든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무의식 깊은 곳 내면은 끊임없는 분노와 피해 의식에 시달리며, 에너지를 고갈시킨다. 결국 원망은 상대방보다 스스로를 더 갉아먹는 감정이다. 이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용서와 수용이 필요하며, 이는 상대를 위한 행동이 아니라 나 자신을 자유롭게 하기 위한 선택이다.




반대로 에너지를 불어넣는 요소들도 분명 존재한다.


자연

자연은 그 대표적인 원천이다. 숲 속을 걷거나 바람을 느끼는 단순한 경험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지고 활력이 차오른다. 햇빛을 쬐는 것으로 에너지를 얻는 건 슈퍼맨만이 아니다. 인간도 해에게서 에너지를 얻는다. 신체 리듬을 회복시키고 기분을 고양한다.


긍정적인 태도와 감사하는 마음

보이지 않지만 강력한 에너지 기버다. 우리는 일상에서 작은 불편과 불만에 쉽게 휘둘리지만, 시선을 달리하면 삶 속에서 감사할 수 있는 요소들이 훨씬 많다. 이런 태도는 에너지를 내면에서 솟아오르게 한다. 긍정적인 마음은 스스로 발전기를 돌려 에너지를 얻는다.


정리정돈

내가 지난 글에서 기록해 본 것처럼(https://brunch.co.kr/@dontgiveup/452) 정리정돈은 단순히 공간을 깔끔하게 만드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불필요한 물건과 어수선한 환경을 정리하면 시각적 혼란이 사라지고, 마음도 함께 가벼워진다. 오히려 명상에 가깝다. 질서 잡힌 공간은 집중력을 높이고 생산성을 끌어올리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여백을 만들어 준다. 반대로 어질러진 공간은 작은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동해 하루 전체의 에너지를 서서히 소진시킨다. 따라서 정리정돈은 물리적인 청소가 아니라 정신적 에너지를 회복하는 중요한 의식이자 습관이다.


신체 관리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움직이며, 호흡을 가다듬는 단순한 습관만으로도 에너지는 눈에 띄게 달라진다. 특히 꾸준한 운동과 명상은 신체적 활력을 넘어 정신적 안정까지 가져다준다. 내가 많이 걷는 이유이기도 하다. 걸어라. 걷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자 육체의 안식이다.


명상

가장 단순하면서도 깊은 에너지 기버다. 잠시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고요해지고, 흩어진 생각들이 정리된다. 바쁜 일상에서 명상은 마치 ‘정신의 숨 고르기’와 같다. 짧게는 몇 분만 해도 스트레스가 완화되고, 장기적으로는 집중력과 회복력이 강화된다. 무엇보다 명상은 외부 세계가 아니라 내면에서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방식이기에, 언제 어디서든 실천 가능한 강력한 회복 도구다.


수면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쉽고 근본적인 에너지 회복 수단이다. 나는 지난 글에서 수면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바 있다.(https://brunch.co.kr/@dontgiveup/482) 규칙적이고 깊은 잠은 신체의 피로를 풀고 면역 체계를 강화하며, 두뇌가 하루의 정보를 정리하도록 돕는다. 반대로 수면이 부족하거나 일정하지 않으면 집중력은 떨어지고 감정은 불안정해지며, 삶의 리듬 전체가 흔들린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 시간’이 아니라 에너지를 충전하는 핵심 배터리와 같다. 건강한 수면 습관을 지키는 것은 모든 에너지 기버 중에서도 가장 기초적이고 강력한 방법이다.




에너지를 빼앗는 습관과 주는 습관은 모두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많은 돈이 들거나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게 아니다.


다 쉽고 간단한 일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에너지 테이커를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비중을 줄이고, 에너지 기버의 순간을 늘려가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은 크게 달라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선택은 바로, 어떤 삶의 요소에 집중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아주 쉽다.

고민하지 말고 그냥 하면 된다.

그러면 에너지를 쉽게 빼앗기지 않고, 오히려 더 얻을 수 있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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