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에서는 수련의 시작을 알리는 옴 챈팅(OM Chanting)이 있어요. 힌두교라는 종교적 의미는 없고, 몸 안의 진동을 느끼며 자신이 지금 여기에 있음을 알아차리고 요가를 시작하려는 것이 목적입니다.
‘옴’이라는 소리를 목젖 깊은 곳에서 냅니다. 그 소리는 가슴 앞에서 마주한 손바닥의 엄지 손가락을 타고 손 전체에 전해집니다. 어느 날은 소리의 떨림이 강하게 내뱉고 싶기도 하고, 반대로 어느 날은 아예 안 하고 싶기도 해요.
스트레스가 컸던 날에는 옴을 길고 크게 냅니다. 옴 소리가몸 안의 나쁜 기운들을 싹 다 데리고 빠져나가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날에는 무의식적으로 세 번째를 넘어서서 네 번째 ‘옴’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나 모든 사람들의 ‘옴’이 잦아들고 주변이 고요해지면, 금세 실수했음을 알 수 있지요. 그냥 모른 척 넘어가면 아무도 몰라요. 가끔 혼자 웃음이 터지기도 해요. 스스로가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무엇 때문에 이렇게까지 진지할까 싶어서죠.
소리조차 내고 싶지 않은 날은 이런 날이에요. 심신이 지쳐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지만, 요가는 하러 온 거죠. 의욕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옴’ 소리만 듣습니다. 그렇지만 소리를 듣다 보면 어느덧 그 공간의 분위기에 휩쓸리게 되죠. 다른 사람들의 좋은 에너지를 받아서 요가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됩니다. 집에 갈 때쯤에는 역시나 요가하러 오기를 잘했다 생각하죠.
‘옴’이라는 소리를 만들어 내다 보면 음 이탈도 나지만 개의치 않아요. 요가 매트 위에서는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하니까요. 매트에 오르기 전까지의 기분은 잊어버리고 오로지 지금 이 순간만 있는 것처럼 요가에 집중해요. 그 첫 시작을 알리는 ‘옴’과 함께 오늘도 요가하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