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앉아서 상체를 좌우로 비트는‘비틀기 자세’에서 당황했던 순간을 이야기해볼까 해요. 그거 알죠? 장 속에서 뽀글뽀글 가스가 위로 올라올 때 말이에요. 입을 앙 다물고 애써보지만, 꾸르륵 목구멍을 타고 공기 방울이 올라옵니다. 입술을 비집고 트림이 터져 나오기 시작해요.
체면이 있으니, 다음 트림은 무작정 참아봅니다. 한 번 더 참아요. 마지막으로 참아요. 마침내 화산이 폭발하듯이 걷잡을 수 없는 트림이 분출됩니다. 끄으윽. 이뿐만 일까요. 뭘 안 먹고 오면 안 먹고 온대로, 배꼽시계가 울립니다. 밥 달라고 아우성이에요. 꾸르륵.
이것이 바로 요가의 위력입니다. 평상시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복부 팽만감이 있다면, 비틀기를 해보세요. 바른 자세로 몸을 비트는 것만으로도 장은 활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른 자세로 몸을 움직이고 규칙적인 호흡을 하다 보면, 어느새 긴장이 풀어진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긴장을 푼 채 두 눈을 감고 무아지경으로 요가를 하다 보면 옆 사람의 손에 제 손이 닿기도 해요.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살펴보려고 눈을 뜹니다. 아하! 왼쪽을 오른쪽으로 잘못 듣고 상체를 반대로 기울인 거예요.
때때로 선생님의 지시대로 요가를 하고 있는데도, 옆에 분이 당당하게 다른 방향으로 몰입하고 있으면 그 순간에 헷갈려서 옆 사람을 따라가기도 하지요. 분명히 눈으로 상대방의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뇌가 상황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느려진 거 같아요. 바디 시스템 작동 오류.
그런데 요가를 하다 보니 방향이 달라도 되더라고요. 그보다더 중요한 것은 몸의 균형을 위해 오른쪽을 늘였으면 왼쪽도 늘려야 한다는 것이죠. 왼쪽을 했는데 오른쪽을 안 했다면, 그냥 오른쪽을 마저 마무리하면 돼요.
이렇게 요가를 수련하면서 스스로 어디에 있는지 알아채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다음에 가고자 하는 곳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고 자세를 고칠 수도 있으니까요.
인생도 요가와 비슷한 거 같아요.지금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때로는 방황할 필요도 있고요. 한쪽으로 치우친 삶이었다면 선택하지 않았던 쪽도 걸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