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두뺨 Nov 10. 2020

Oops! Yoga! Two!

어제의 나로부터 멀어지기 Part 2. 요가

이번에는 앉아서 상체를 좌우로 비트는‘비틀기 자세’에서 당황했던 순간을 이야기해볼까 해요. 그거 알죠? 장 속에서 뽀글뽀글 가스가 위로 올라올 때 말이에요. 입을 앙 다물고 애써보지만, 꾸르륵 목구멍을 타고 공기 방울이 올라옵니다. 입술을 비집고 트림이 터져 나오기 시작해요.


체면이 있으니, 다음 트림은 무작정 참아봅니다. 한 번 더 참아요. 마지막으로 참아요. 마침내 화산이 폭발하듯이 걷잡을 수 없는 트림이 분출됩니다. 끄으윽. 이뿐만 일까요. 뭘 안 먹고 오면 안 먹고 온대로, 배꼽시계가 울립니다. 밥 달라고 아우성이에요. 꾸르륵.

이것이 바로 요가의 위력입니다. 평상시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복부 팽만감이 있다면, 비틀기를 해보세요. 바른 자세로 몸을 비트는 것만으로도 장은 활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른 자세로 몸을 움직이고 규칙적인 호흡을 하다 보면, 어느새 긴장이 풀어진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긴장을 푼 채 두 눈을 감고 무아지경으로 요가를 하다 보면 옆 사람의 손에 제 손이 닿기도 해요.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살펴보려고 눈을 뜹니다. 아하! 왼쪽을 오른쪽으로 잘못 듣고 상체를 반대로 기울인 거예요.

때때로 선생님의 지시대로 요가를 하고 있는데도, 옆에 분이 당당하게 다른 방향으로 몰입하고 있으면 그 순간에 헷갈려서 옆 사람을 따라가기도 하지요. 분명히 눈으로 상대방의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뇌가 상황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느려진 거 같아요. 바디 시스템 작동 오류.


그런데 요가를 하다 보니 방향이 달라도 되더라고요. 그보다 중요한 것은 몸의 균형을 위해 오른쪽을 늘였으면 왼쪽도 늘려야 한다는 것이죠. 왼쪽을 했는데 오른쪽을 안 했다면, 그냥 오른쪽을 마저 마무리하면 돼요.


이렇게 요가를 수련하면서 스스로 어디에 있는지 알아채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아다음에 가고자 하는 곳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고 자세를 고칠 수도 있으니까요.


인생도 요가와 비슷한 거 같아요. 지금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때로는 방황할 필요도 있고요. 한쪽으로 치우친 삶이었다면 선택하지 않았던 쪽도 걸어보세요.


방황하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나마스테.

이전 09화 Oops! Yoga! One!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