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것 말고, 네가 원하는 것
# 새로운 세상의 첫 번째 과제 – 집안일은 누구의 것인가?
부모님과 살던 집을 나오자,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집에서 생활하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이 엄청 많았습니다. 빨래도 직접 해야 하고, 청소도 직접 해야 했습니다. 밥도 해야 하고, 쓰레기도 치워야 하고, 장도 봐야 했습니다. 생활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해야 했습니다. 생각보다 시간도 많이 걸렸고요.
그럼, 여기서 질문 하나 드립니다. 집안일을 어떻게 나누는 것이 좋을까요?
할 수 있는 사람이 하길 추천합니다.
집안일의 대부분은 아내가 도맡아서 작전을 짰습니다.
“자, 내가 세탁기를 돌릴 테니까 오빠가 널어줘.”
“나는 음식을 할 테니까 오빠는 청소랑 쓰레기를 버려.”
“빨리 하고 쉬자!!”
그런데, 만약 둘 다 하고 싶지 않거나, 일의 균형이 맞지 않아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더 아쉬운 사람이 하는 것
저와 아내, 둘 다 소소한 정리는 꽝입니다. 뭔가 배치를 옮기고 바꾸고 하는 건 하지만, 알고 보니 결혼 전에도 양쪽 모두 부모님들께 엄청 혼났었습니다. 이런 사람 둘이 모이면, 역시 엉망입니다. 하지만, 둘 중 한 명은 자기가 봐도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그 사람이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아내는 빨래는 돌릴 수 있습니다. 심지어 옷을 뒤집어서 빨래통에 넣습니다. 또한 옷 개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옷 개는 것을 힘들어하면 남편이 개면 됩니다. 그런데, 옷이 꼭 뒤집어져 있으면 힘이 들지요. 옷을 개어 놓을 때 항상 뒤집어져 있는 것을 참지 못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입을 때 불편하기 때문에 꼭 바르게 접어 놓아야 마음이 편한 것이지요. 그러면 싸우지 말고 입을 때 뒤집어 입으라고 접어서 넣어 놓으면 됩니다.
싸우지 말고, 서로 조율할 부분들을 조율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 가는 것입니다.
# 내 자유야 잘 가 / 포기하면 편해지는 것들
앞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결혼 후에는 상대방과 최소한으로 지켜야 할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지키려면 혼자였을 때와는 다르게, 포기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1) 회사 업무 외 시간
회사에서 큰 프로젝트나 좋은 소식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축하를 받습니다. 친한 직장 동료나 상사가 저녁에 축하 파티를 하자고 합니다. 마음은 굴뚝같은데, 집에 혼자 있을 짝꿍이 걱정이 됩니다. 전화를 해서 이야기를 하니 ‘축하해! 그럼 어쩔 수 없지..’라는 아내의 대답이 돌아옵니다. 하지만 홀로 있을 짝꿍을 위해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2) 친구 간의 문제
친구들 혹은 가까운 지인들과 만나던 시간이, 배우자와 있어야 하는 시간으로 바뀌게 됩니다. 짝꿍이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은 이야기하지만, 친구들과 별 것 아닌 이야기들로 위안을 찾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것 또한 점점 멀어지며, 할 수 없게 됩니다.
(3) 나의 취미
저는 결혼 전 운동 광이었습니다. 고등학교부터 함께 축구를 하던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그 외에 축구 동호회 5년, 복싱 2년, 무에타이 2년. 제발 축구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해서 몇 년 간 하였으나, 결국 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내와 아이와 시간을 보냅니다.
(4) 원래 가족의 다름
제 짝꿍과 오랜 기간 따로 살아온 것은 ‘나’와 ‘내 짝꿍’ 뿐만이 아닙니다. 각자의 원래 가족 또한 다른 생활방식에 놓입니다.
신혼기간에 어머니와 아내의 의견을 사이에서 조율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충돌이 있었습니다. 제 아내는 자신의 의견이 강합니다. 이 날은 양쪽 모두의 의견이 맞는 내용이었기에 끼어들 틈조차 없었습니다. 서로를 위하는 이야기였거든요. 그저 대화방식의 차이였습니다.
조율을 하다 도저히 제 선을 벗어나 버린 적이 있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이었지만 내려놓았습니다. 결국 아내와 저희 어머니는 서로를 위하는 이야기라는 것으로 의견을 조율하였고, 아내는 울음을 터트리며 잘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어머니와 아내 모두 현명하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