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책을 읽는데 책갈피를 쓰지 않는다.
한참을 읽다가 책장을 덮은 후 다시 읽을 부분을 찾다가 읽다만 부분을 잊고 다시 읽다가 문득 읽었던 문장이었다는 걸 깨닫는 느낌이 좋아서다.
새롭기도 하고 전에 느꼈던 걸 확인하기도 하는.
그러다 인생도 그러면 좋을까? 생각한다. 순간 펼쳐 든 인생의 어느 나이에 나는 어떤 삶을 써내려 갔는지 가물가물 해서 새롭기도 하고 때론 후회 가득한 그런 일들을 다시 반복하기도 하면서 문득 인생을 깨닫는 일.
그건 어떤 느낌일까? 좋을까.
한데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오늘, 나는 사는 게 괜히 힘들어졌다.
사진 출처: pixabay, photo by Dominika Rosecl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