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쥔장이 건낸 작은 커피잔 안, 나의 도깨비-
도깨비를 찾으러
또 갔습니다.
도깨비가 다녀갔다던
그 자리에
도깨비 신부와 똑같이 서서.
하트도 날려보고,
“너야, 너!” 하고 손짓도 하고,
카메라에 흔적도 남겨보았습니다.
여우짓도 해보고,
날아도 보고,
손도 흔들어보고…
보고 또 보고,
돌아서서 다시 보고…
결국,
오늘도—
바닷가에 혼자 남았습니다.
바람맞은 짠 머리카락,
얼어붙은 뺨을 녹이러
주문진 바닷가,
작은 카페에 들렀습니다.
쥔장과 커피 이야기로
쓸쓸함을 식히던 시간.
오늘따라 커피 이야기는
왠지 더 씁쓸했습니다.
“맛 좀 봐요.”
쥔장이 내민 예가체프 한 잔.
그 잔을 받아 들자,
꽃향기가 먼저 마음을 간지럽힙니다.
그리고—
그 커피잔,
잔잔한 향기 속에서
나는
나의 도깨비를 보았습니다.
쥔장이 건낸 작은 커피잔 안
나의 도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