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자율성과 주인의식을 갉아먹는 '마이크로어그레션'
많은 사람들이 '우리 조직은 상당이 수평적이다'라고 말한다. 무엇이 수평적인 조직인지가에 대한 생각은 당연히 기업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업무에 도움이 되는 수평적 수준'은 보편적으로 존재한다.
만약 아래 상황에 상당히 공감된다면, 지금 우리 조직은 애자일이나 스마트워크에서 말하는 수평적인 조직이 아닐 가능성이 많다. 쉽게 말하면, 보이지 않는 위계가 일을 방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래의 항목 중 당신의 조직과 비슷한 상황이 많을수록 당신의 조직은 수평적인 조직과는 거리가 멀다는 의미이다. 참고로, 아래는 도서 <Agile IT Organization Design>의 내용을 참고로 각색했다.
내가 상사에게 전화하면 거의 부재중이다. 상사는 편할 때 나에게 전화를 하는데, 나는 일이 바쁘다고 전화를 안 받기가 힘들다.
상사는 내 이메일을 읽지 않았거나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에 답장하는 일이 흔하다. 하지만 나는 상사의 메일이 그렇게 할 수 없다.
상사가 소집하는 회의에는 스케줄이 겹쳐도 가능하면 참석해야 한다. 하지만 내가 주관하는 회의에 상사가 참여하길 바라면 꼭 사전에 일정을 예약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상사는 미팅에 첨석/불참을 바로 밝히지 않는다. 나는 주로 상사의 참석을 추측해야 하고, 참석하지 않더라도 그러려니 여긴다.
상사는 내게 앞뒤 문맥없이 업무를 지시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상사에게 업무를 요청하려면 엄청난 자료를 준비해야만 한다.
상사와 내가 1:1 미팅을 할 때 상사는 전화를 걸거나 이메일을 확인해도 되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
사무실에서 상사가 나를 부르면 나는 즉각 일어나서 상사의 자리로 가야한다. 하지만 그 반대는 말이 안된다.
상사가 나에게 메신저나 메일로 인터넷 링크를 보내면 그것은 가능한 읽어보고 반응을 해야한다. 하지만 내가 링크를 보내도 상사는 별로 반응하지 않는다.
상사가 나의 설명이 맘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말을 자르거나 자료를 더 가져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상사의 설명이 맘에 들지 않더라도 결론만 말하라거나 더 많은 자료를 요청하 수 없다.
팀 회식이 7시에 잡혀 있지만, 상사는 한 15분 정도 늦게 와도 괜찮다. 상사는 늘 바쁘다는 걸 모두 인정하고 있다. 반면 그 어떤 멤버도 상사를 기다리게 할 수는 없다.
이런 일들이 조직에서 은근히 그러나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을 때 우리는 '마이크로 어그레션'이 발생했다고 말한다. 직급이 줄어도 이런 식으로 조직 내 권력을 재확인시키는 마이크로어그레션이 일어나면, 목적의식을 가지고 일을 하기는 힘들다. 이런 상태가 만연하면 역량있는 인재가 조직을 떠나고, 남은 사람들은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권력을 가져야 한다고 믿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직원들에게 내재적 동기가 일어나기 힘들다. 조직에는 형식적인 자율성만 캠페인처럼 나돌 뿐, 갓 입사한 신입직원 조차도 조직의 위계와 힘의 서열을 알아챈다. 이런 마이크로어그레션은 위에서 예로 든 상황을 통해서도, 사무실에서 가볍게 오고가는 대화를 통해서도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런 조직의 실질적인 위계와 힘을 없애고 수평적인 조직을 만들고 싶다면, 공개적이면서도 투명하게 이러한 행동을 나눌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누군인지를 말하지 않으면서도 마이크로어그레션이 일어나는 상황을 레포팅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다. <Agile IT Orgnization Design>에서도 밝힌 것처럼, 그런 투명하고 공개적인 장치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조직에서 일어나는 마이크로어그레션은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