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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런두런 Oct 07. 2023

멋진 답변을 기대한다면

잘 빚은 질문을 던지자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자 할 때 간단하게 Yes, No의 답변만을 들을 수도 있지만, 취향·견해를 묻거나 자세한 설명을 요청할 때도 있다.

또 반문의 형태로 질문을 하면서 상대방의 반응을 기대하기도 한다.

특히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교사가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답변이 질적으로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을 여러 번 경험하였다.


철학자들은 우문현답도 가능하다지만, 범상한 우리는 질문을 하기 전에 먼저 반죽을 잘 빚은 질문을 상대에게 해야 멋진 답변이 가능하다.


어린이에게 ‘너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는 질문은 누구나 한 번쯤 보았을 것이다.

‘과학자요’, ‘선생님이요’, ‘유투버요’, ‘그냥 몰라요..’, ‘돈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될 거예요’ 등등의 답변도 많이 들어 진부하다.     


하지만 질문을 이렇게 바꿔 보는 것은 어떨까?

“oo야, 너는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니?”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 중에 네가 특히 좋아하는 분은 누구니?”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지금 네가 관심을 가지고 하는 것은 무엇인지 소개해 줄 수 있겠니?”     


또 다른 상항에서 질문의 예시다.


“이 제품은 뭐죠?”라는 질문보다

“사장님, 바쁘지 않으시다면 이 제품은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다른 유사상품보다 특징할 만한 기능은 무엇인가요?”     


“단 거 그만 먹고 생수가 더 좋지 않겠니?”

(반문하는 질문) 보다

“갈증 해소에는 주스보다 시원한 생수가 어떠세요?” 의

제안 형태로 질문하기를 권한다.      


말의 중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어 관련 속담도 많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값은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 ‘낮말을 새가 듣고, 밤말을 쥐가 듣는다.’ 등등이 있다.


여기서 질문할 때 몇 가지 기억할 것을 소개한다. 

첫째, 먼저 질문의 상대를 적절히 이름이나 직책으로 호명한다. 

누군가를 부른다는 것은 화자와 청자의 우주적 접속이다. 김춘수 시인도 말하지 않았는가! 그대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한 송이 꽃이 되었던 것처럼, 우리가 대화를 시도한다는 것은 나의 우주와 상대방의 우주가 짧은 시간이든, 긴 시간이든 서로 통하는 시간이다. 그러나 호명이 생략된 대화의 시작은 연결점이 정확하게 이어지지 못해 집중도 안 되고 내용이 흩어지기 쉬운 대화이다.      


둘째, 상대방의 요구, 욕구, 상태, 상황을 먼저 알아봐 주고 표현한다.

“oo님, 바쁘시지 않다면....”
“oo야, 피곤해 보이는데...”
“oo야, 이 물건 정말 멋지다!” 등등

흡족한 답변을 듣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충분히 말하고 싶은 욕구와 상황을 자극해야 한다. 비록 대화 시작 전에는 꺼져 있는 전구 같을지라도 대화를 시작할 때는 스위치를 켜고, 질 좋은 대화가 오고 갈 수 있도록 말의 통로에 카펫을 깔아야 한다.      


셋째, 충분히 듣고 서두르지 않는다.

상대방이 말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말하게 허용하면 그의 욕구가 충족되어 나의 이야기를 더 잘 듣게 된다. 내가 이야기할 때는 우선순위를 정해 꼭 필요한 이야기만 먼저 하고 대화의 여백을 두어야 더 전달이 잘 된다.     


넷째, 질문의 핵심은 간결하게 한다.

유명 인사의 인터뷰를 보면 한 번에 여러 개의 질문을 엮어서 기자가 질문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러면 답변자는 처음 질문과 마지막 질문을 먼저 답변하다가 ‘아까 또 뭐라고 질문하셨죠?’라고 다시 묻고, 다시 답변하는 경우가 있다.

한정된 시간과 기회를 최대로 활용하고자 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결과적으로 질문자 – 대답자 –청중들까지도 만족할 만한 답변을 듣는 것에는 한계가 생기게 된다.

그래서 물어보는 질문은 어순에 맞게 간결하게 질문하는 것이 속 빈 강정이 되지 않는 질문이다.      


다섯째, 질문 자체에 지나친 의도를 담아 한 번에 대답하기 부담스럽지 않아야 한다.

가끔 지뢰밭 같은 질문, 함정에 빠지기 쉬운 질문, 원치 않는 고백을 하게 만드는 질문 등 답변을 하기 전부터 기분이 나빠지는 질문들이 있는데 이러한 질문 형태는 피해야 한다.

물론 이런 올무 같은 질문을 던져도 잘 피하는 노련한 화술가들도 있지만 처음 이야기했던 것처럼 잘 빚은 질문을 하고 흡족한 답변을 받자.     


질문이 한 가지던지, 여러 가지던지 앞서 말한 5가지를 고려하여 질문을 던진다면 기대 이상의 답변이 홈런처럼 날아올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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